2)국가의 전쟁
그리스도인들은 자기들이 속한 국가가 두 양식의 갈등에 휩싸여 있을 때 난제에 봉착한다. 첫째는 다른 나라와 전쟁이 있을 경우이다. 그리스도인도 한 시민으로서 자기 국가를 인정해야 할 뿐만 아니라 복종해야 함을 안다. 왜냐하면 사도가 로마서 13장 1절에서 “각 사람은 위에 있는 권세들에게 굴복하라”고 하였기 때문이다. 우리가 그리스도인이 되었다는 사실 때문에 국가 밖으로 빠져 나가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여전히 국가 안에서 시민이며 이 땅의 삶 속에 수반되어 있으며 국가의 정치나 경제 등등의 문제에 수반되어 있으며 자신을 그것과 분리시킬 수는 없다.
우리가 모두 다 최선을 다해 법과 정부의 문제에 대한 하나님의 뜻과 정하신 것을 지켜 나가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며 우리의 의무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속한 국가가 전쟁에 돌입하는 순간 우리도 다 그 일에 동참하게 되며 우리는 그 의무에 대해 분명해야 한다.
(1)반전론의 주장
반전론의 문제가 생기는 것은 국가 내에 모반이나 혁명이 있을 때의 경우와 같다. 청교도 시대의 영국에서 그런 일이 일어났으며 다른 나라들에서도 그러했다. 모반이 있을 경우에는 반드시 그에 대한 정당한 근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만일 국가가 혁명에 휩싸이게 된다면 그런 싸움에 참여하는 것과 관련하여 그리스도인의 입장이 무엇인가가 명확해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어떤 경우에도 생명을 취하는 것은 항상 잘못된 경우인가? 형벌의 형식으로 죽음을 부과하는 것과 관련한 성경의 가르침은 그것이 아님을 확증할 수 있다. 반전론자들은 어느 국가든지 그 어떤 전쟁도 수행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들은 계속 자기들이 속한 나라들에게 전쟁은 항상 악하다고 설득하려 부단히 애를 쓰고 있다. 반전론은 주저함 없이 ‘국가가 전쟁에 돌입하는 것은 그릇되듯이 어떤 개인이 전쟁에 참여하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며, 그렇게 전쟁으로 사람들을 몰아가는 것은 악한 것이다’ 라고 말한다.
(2)반전론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입장
이런 반전론자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교제의 악수도 하지 말고 단호히 거부해야 할 것이다. 이것은 구약 성경에서 계속 발견하는 경우들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가서 전쟁하며, 어떤 사람들을 죽이라고 계속 명령을 내리고 계신다. 어떤 경우들에서는 전체 족속을 다 멸절하라고 명하기도 하신다. 이 가르침을 순종하지 않은 일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벌을 내리셨다. 이스라엘의 초대 왕 사울은 원수들에 속한 사람은 단 한 사람이라도 살려두지 말아야 한다는 하나님의 명령을 불순종하였고, 그 때문에 그는 벌을 받았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가서 싸우라고 명령하실 뿐 아니라, 그들의 그런 수고에 복을 주셨다. 어떤 경우에는 하나님께서 그 전투에서 어떻게 싸워야 할지, 어디에서 매복해야 할지까지 가르쳐 주셨다.
반전론자들은 구약성경에서만 그렇게 가르치고 있으며 그리스도인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들이 과연 구약성경과 신약성경 모두를 정확무오하게 영감된 하나님의 말씀으로 동등하게 간주하고 있을까? 만일 그렇다고 대답한다면 그는 자기의 반론을 철회해야 한다. 구약성경이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이라는 사실을 의심하는 순간, 그는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에 관해 침해하는 것이다. 그리스도께서는 구약성경 전체를 받아들이셨다. 우리 주님께서는 구약의 여러 책들을 인용하셨다.
신약성경에서 군대에 몸을 담고 있던 사람들이 주님께 나아왔을 때 ‘너희 직업을 포기하라’고 말씀하신 적이 없다. 백부장들이 주님께 나온 경우들을 보라. 주님께서는 그들 중 어느 한 사람에게라도 ‘너희가 이제 나를 믿게 되었으니 군인으로서의 일을 포기해야 한다’는 식의 말씀을 한 적이 없고 다만 복을 명하셨다. 그리스도인이 군인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식의 말씀이 주님께로부터 나온 적이 없다. 이 모든 것이 중요한 증거이다. 그들은 주님께서 ‘원수들을 사랑하고 왼편 뺨도 돌려대라’는 주님의 말씀을 들이댄다. 그러나 그들은 성경의 전체 원리가 십계명의 경우처럼 산상설교도 개인들에 관한 것이지, 국가에 관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주님은 산상설교에서 우리 자신이 해를 받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씀하시듯 바울도 동일하게 말한다. “아무에게도 악으로 악을 갚지 말고 모든 사람 앞에서 선한 일을 도모하라”(롬12:17). 바울은 로마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을 하나의 국가로 보고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다른 개인들과 관계하고 있는 개인 그리스도인들을 다루고 있다. 결단코 개인은 어떤 경우라도 그 생명을 취할 권한이 없다.
(3)반전론의 오류
그러면 여기서 어떤 사람이 자기 나라를 위해서 싸우면 그 원수를 필연적으로 미워해야 한다는 논리가 받아들여지는가? 그러나 그것은 거짓된 단정이다. 예를 들어 세계 2차 대전에서 싸웠던 영국군들 모두가 다 한결같이 독일이나 이탈리아나 일본의 군인들 하나하나를 다 개인적으로 미워했다고 단정 짓는 것은 잘못이며, 또한 사실이 아니다. 어떤 사람이 한 원리를 위해 싸우면서도 자기와 대적하는 그 백성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 심지어 그들이 눈멀어 상태를 불쌍히 여기며 무지나 죄악성에 대해서 알지 못하는 것을 불쌍히 여길 수 있다.
그러나 오히려 반전론자들이 살인적일 때가 있다. 자기들과 의견을 같이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그들의 태도는 억압적이고 살인적이며 증오로 가득 찰 경우가 많다. 그러면서 그들은 갈보리 언덕 십자가 위에서 죽으신 우리 주님의 죽으심을 가지고 논증을 펼친다. 심지어 그리스도인들과 그 지도자들 중에도 우리 주님의 죽으심을 한 반전론자의 죽으심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만일 반전론자들이 자기들의 논증을 위해 우리 주님의 죽으심을 사용한다면, 그들은 주님이 죽으신 여러 이유들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을 뿐이다. 그 죽으심은 독특한 죽으심이었다.
우리 주님께서는 죽기 위해 세상에 오신 것이다. 이것을 자기들의 반전론을 위해 사용하는 사람들은 우리 죄를 위한 주님의 대속적인 죽으심의 교리를 전혀 알지 못하거나 거부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우리는 어떤 사람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 죽는다 할지라도 우리 주님의 죽으심과 비교하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 우리를 위해 주님을 죄로 삼으신 분은 하나님이시다. 우리 모두의 불의를 주님께 담당시키신 분도 하나님이시다. 우리가 마땅히 받아야 할 채찍으로 주님을 때리신 분도 하나님이시다. 그 반전론자들의 논증 속에는 그런 점이 결코 고려되지 않는다. 그들은 주님의 대속적인 죽음을 도덕의 희생자로 유추해 버리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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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3.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