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세계선교대회 참석 선교사와의 만남

한인세계선교대회 참석 선교사와의 만남

필리핀 선교 19년차를 맞는 김재성 선교사가 시카고 선교대회를 참석하고 LA를 방문했다. 7일 오후 기자와 만난 김 선교사는 사역 19년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기도를 당부했다.

불교가정에서 태어나 방황하던 청년

김 선교사는 불교가정에서 태어나 때만 되면 어머니가 정한수를 떠놓고 비는 모습을 보고 자랐다. 그러나 청년 시절을 맞으며 고민에 빠졌다. ‘삶이 무엇인가? 인생이 무엇인가? 죽은 후엔 어떻게 될 것인가?’ 이어지는 질문을 세상 학문에서는 찾을 수가 없었다. 더구나 전자회사에 취직해 다니면서 업무의 어려움과 친구의 배신 등으로 정신적 육신적으로 힘들기만 했다. 그 와중에 장이 안 좋아 약은 달고 살았다. 그때 그는 후배의 권유를 받았다. “예수를 믿어보라”는....

당시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기에 후배의 인도를 따라 교회를 찾게 됐다. 교회 출석 첫날, 교회에 들어서자 많은 사람들의 기도와 찬양에 압도되기 시작하면서 첫 시간부터 죄인임이 깨달아졌다. 나름 정직하게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죄 중에 태어나 죄를 먹고 마시며 살아간 인생임이 느껴지는 강한 역사를 체험했다.

‘내가 가고 있던 길이 지옥불로 향하는 것’이라는 사실이 엄청난 충격으로 다가왔고 이 일을 가족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뜨거움이 솟아올랐다. “이 사실을 전하며 전도를 해야겠다. 선교사! 선교사가 돼 복음을 전해야겠다”는 결심을 그 시절에 하게 됐고 그 이후로 새벽 4시면 일어나 안양에 있는 교회로 달려가 하나님 손에 인생을 올려놓고 함께 헌신할 아내를 달라고 기도했다. 그의 기도가 응답돼 그 교회 반주하는 아가씨를 아내로 맞게 됐고 지금까지 최고의 동역자로 사역하고 있다.

필리핀 세브섬 주위에 17개 교회개척

7100여개의 섬들로 구성된 필리핀, 마닐라에서 2년 동안 언어와 문화훈련을 받고 세브섬으로 들어갔다. 세브섬은 변질된 가톨릭으로 인해 우상이 성행했다. 아기 예수 상을 만들어 구세주라고 했고 수호신을 각 가정과 관공서 학교 등에 세워 숭배했다. 마닐라 다음으로 큰 섬이지만 그 당시에는 선교사가 없는 상황이었고 선교사들도 가기를 꺼려하는 곳이었다. 그곳에 둥지를 마련한 김 선교사가 처음 시작한 것은 빈민(도시)선교였다. 가가호호 방문을 하며 예배를 드린다고 하니 모두가 흔쾌히 가겠다고 약속했다. 전도가 무지 쉽게 생각됐다. 첫 주일이 돼 만반의 준비를 하고 성도들을 기다렸지만 한사람도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첫 예배를 가족들만 모여 드려야 했다. 김 선교사는 다음날 아침에 집집마다 찾아다니며 성경공부를 시작했다. 우상숭배는 하나님이 가장 싫어하시는 것이라는 사실을 일깨웠지만 그들은 우상 버리는 것을 크게 두려워했다. 성경을 가르치고 현지실정에 맞게 선교비가 모아지는 대로 직접 교회건축도 했다. 그런 세월이 19년이고 보니 이제 도시와 섬, 지방에 17개의 교회가 설립됐다.

하나님을 모르던 무지의 사람들이 교회에 들어와 신앙생활을 하는 모습을 보며 김 선교사는 한없는 보람과 감사를 느낀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간혹 그렇게 신앙생활을 잘하다가도 주위의 핍박을 못 이겨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영혼을 보면 한없이 마음이 아프고 힘이 빠지곤 했다고 회고한다.

리더 양육을 위해 두란노신학연구원 설립

이렇게 교회를 개척하고 교회 사역을 하다 보니 신학을 바로 배운 리더들이 절실히 필요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두란노신학연구원이다. 학생들은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한다. 함께 매일 새벽기도회와 성경읽기로 시작해 하루가 끝나는 시간에는 간증과 기도모임으로 마무리를 한다. 이렇게 교육받은 이들이 주일이면 각 교회에 흩어져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이들은 세브를 비롯한 마닐라의 영혼구원의 꿈을 안고 달리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김 선교사에겐 해야 할 일이 많다. 나의 일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일을 위해서 힘이 닿는 데까지 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미국을 방문하며 신학교에 도서관을 세우고자 하는 꿈을 이뤄가고 있다. 도서를 기증한다는 후원자가 나섰다. 그러나 그것을 운반해야 하는 것은 김 선교사의 몫이다. 신학교도 아직 마무리 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내가 다 이루지 못하면 누군가가 바톤을 이어갈 것입니다. 바톤을 이을 좋은 사람을 찾게 해 달라는 것도 기도의 제목이지요. 이 신학교를 통해 세계 선교에 일조를 하고 싶습니다”라고 앞으로의 비전을 말하는 김 선교사는 “필리핀 영혼을 위해 헌신해줄 많은 동역자들을 기다린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연락처: Paulruth@hanmail.net <이성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