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선교사에게 듣는‘단기선교’의 효과

박순옥 선교사(코스타리카 인디언선교)

해마다 여름방학에는 미주 지역 여러 교회에서 청소년들을 주축으로 하는 선교팀이 방문해 조용하던 선교지에 선교의 열풍을 일으킵니다. 그들은 선교사나 현지 목회자 혼자로선 할 수 없었던 부분의 사역들을 며칠 사이에 뚝딱 시원스럽게 해 치웁니다.

한 번도 전도를 해보지 않아 쑥스러워하는 현지 교회 교인들을 데리고 노방전도에 나서서 온 동네에 주 예수를 전합니다. 한 바퀴 동네를 돌고 오면 평소 인원보다 5-6배의 어린이들이 좁은 예배당에 빽빽하게 몰려듭니다. 숨이 헉헉 막히는 실내에서 땀으로 옷을 흠뻑 적셔가며 온 힘을 다하여 어린이 사역을 감당합니다.

한편으론 동행하신 장년 팀이 각 그룹을 지어 땡볕 아래서 아이들의 사진도 찍어주고, 안경 사역, 치과 사역, 의료 사역으로 동역합니다. 어린이 사역을 마치면 현지 청년들과 축구를 하여 청년들 전도에도 한 몫 합니다. 사역 마지막 날 저녁엔 목사님과 선교팀이 합력하여 집회를 합니다. 성령의 불이 타오르는 심령부흥집회를 인도하여 초청된 불신자를 예수 영접하게 하고, 영적으로 갈급한 자들, 병든 자들, 여러 가지 염려 근심에 있는 자들을 예수의 이름으로 치유합니다. 짧은 사역 기간이 끝나고 현지인들과 작별 인사를 하면 ‘왜 이렇게 빨리 가느냐? 언제 또 올거냐?’고 어김없이 묻습니다. ‘내년에’ 하면 ‘우~ 너무 길다. 한 주 후에 다시 올 수 없어?’ 하고 안타까워합니다.

선교팀이 떠나고 몇 주 지나서 만난 현지 교회 목사님께 선교사역의 결과와 영향을 물었습니다. 어린이 주일학교가 크게 부흥하고, 장년들이 뜨거워졌고, 찬양 사역자를 포함한 일부 교인이 떠나 버려서 축 처져 있었던 목사 자신의 영적 충만, 그리고 새신자의 증가를 꼽았습니다.

저희가 돕는 교회들은 신학생들이 담임하는 개척한 지 5년, 10년 사이의 작고 가난한 미자립 교회들입니다. 그동안 선교팀이라곤 한 번도 다녀간 적이 없었기에 선교팀의 활동이 신선한 충격이며, 동네에도 좋은 소문이 나서 부정적인 시각으로 교회를 바라보던 사람들의 마음이 많이 열렸다고 자주자주 방문해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사역에 참석한 선교팀들도 말합니다. 자신들이 행한 대수롭지 않은 것 같은 일이 선교지 사람들의 영혼을 구하고 그들에게 이렇게 큰 기쁨이 될 줄은 몰랐다는 것입니다. 특히 어린 학생들은 미국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체험들이 신앙생활에 새로운 눈을 뜨게 했다고, 해마다 단기선교에 참여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어른들이 염려했던 불편한 환경, 무더운 날씨, 독한 모기들의 공격은 오히려 이들에게 아무런 거침돌이 되지 못했습니다.

노방 전도를 나가서 거리 청소를 하면서 바라본 갈비뼈가 앙상한 개들, 남루한 행색의 아이들, 하수구 냄새가 진동하고 오물이 질펀한 가난한 동네의 현실은 선교팀에게 훌륭한 현장체험의 산교육이었습니다. 미국, 캐나다 같은 선진국 생활의 풍족함과 좋은 부모를 만난 그들의 삶에 감사를 하게 했습니다.

Leave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