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잔대회가 한국교회에 주는 교훈’에 대해 미션라이프 인터넷 판이 안희열 교수(침신대 선교학)의 기고문을 통해 보도했다. 다음은 기사 전문.
로잔대회는 현대 복음주의 선교운동의 산실과도 같다. 이번 3차 로잔대회에 198개국에서 4200명의 대의원이 참석, ‘세상과 자신을 화목케 하시는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을 집중적으로 다루며 21세기 세계선교의 방향을 제시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한국 교회가 몇 가지 기여한 것은 감사한 일이다.
우선 파송 대표단에 있어서 미국 다음으로 많은 대의원을 보냈다. 사실 중국 교회가 200명의 대의원을 파송할 예정이었으나 중국 정부의 반대로 무산되는 바람에 100명 가까이 참가한 한국 교회가 미국의 500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국가가 됐다. 이는 세계 선교의 중심축이 비서구로 이동했고 그 중심에 한국 교회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두 번째 한국 교회의 공헌은 재정 지원이라 할 수 있다. 국제로잔복음화운동이 전체 예산 중 350만 달러가 부족해 어려워하고 있을 때 한국 교회에 지원 요청을 했고 한국 교회는 흔쾌히 170만 달러를 기부했다. 그만큼 한국 교회는 세계적으로 성장했고 로잔운동에 기여한 바가 적지 않다.
다만 아쉬운 점은 한국 교회의 젊은층 참여율이 저조했다는 사실이다. 국제대회를 통해 식견을 넓히고 미래를 내다 볼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는 데 인색했다는 느낌이다. 1910년 에든버러세계선교사대회를 총지휘했던 존 모트(John Mott)가 불과 40대에 대회장이 되었는데 한국 교회도 이러한 세계적인 일꾼들을 일찍부터 길러냈으면 한다. 젊은이들에게 경비를 보태주어 참석케 하는 넓은 아량이 한국 교회에게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해 본다. 조종남 박사와 이종윤 목사를 잇는 차세대 리더가 많이 부족한 것은 아쉽다. 한국 교회가 인재를 발굴해 국제사회에서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일꾼들이 생겨났으면 한다.
이번 로잔대회 때 대회팀(Congress Team)으로 주로 활동하는 사람들이 중국계 미국인이라는 점을 감안해 본다면 우리는 너무 미약했다. 앞으로 국제로잔운동에 한국인들이 대거 발탁돼 대회 운영에 참여하는 것을 비롯해 좋은 글을 발표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겨나도록 한국 교회가 적극 협조했으면 한다.
그렇다면 이번 3차 로잔대회가 한국 교회에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우선 할 일이 있다.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로잔대회를 마지막이라 생각하지 말고 3차 대회에서 다뤄진 소주제들을 심도 있게 연구해 책으로도 출판하는 일이다.
한국복음주의선교신학회와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에서는 상호 협력을 통해 로잔운동의 소주제들을 다루기로 했다. 예를 들면 ‘포스트모더니즘 사회와 복음의 유일성’ ‘비즈니스 선교’ ‘디아스포라 선교’ ‘구술문화권에서의 제자훈련 방법’ ‘텐트메이킹’ ‘파트너십’ 등이다.
그 다음엔 평신도 선교사를 깨우는 데 한국 교회가 더욱 힘써야 한다. 이번 소주제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이 ‘텐트메이킹’이나 ‘비즈니스 선교’와 같은 제목들이다. 목사 선교사가 아닌 평신도 선교사들의 소명과 헌신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최근 미전도 지역에서 선교사 비자를 받을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는 현실에서 평신도 전문인 선교사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한국 교회가 앞으로 아굴라와 브리스길라처럼 평신도 선교사를 일깨워 자비량으로 선교할 수 있는 일꾼을 많이 길러냈으면 한다. 평신도 선교를 일깨우는 것이 이번 3차 로잔대회였음을 한국 교회는 발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