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서남단 잠보앙가 지역에서 사역하고 있는 오정윤 선교사가 긴급기도요청을 해왔다. 오정윤 선교사는 작년 8월 시작한 림빠빠 초등학교 건축을 마무리하고 학생들이 새 건물에서 수업을 하고 있다. 다음은 기도요청 편지.
저희가 잠보앙가 지역에 와서 사역한 지 13년이 지났습니다. 필리핀에는 한국 선교사와 외국인 선교사들이 셀 수 없이 많습니다. 비공식으로 온 선교사들까지 합하면 천 명이 넘습니다. 저희가 있는 잠보앙가 지역은 외국인들이 선뜻 가길 꺼려하는 그런 지역 중에 한 곳입니다. 그래서 미국 선교사들은 이곳에 올 일이 있어 온다면 아침에 왔다가 볼 일을 보고 오후에 바로 돌아가는 그런 지역입니다.
저희는 따우숙 무슬림을 대상으로 사역을 합니다. 이제까지 마아신 마을, 빠소볼롱 마을, 볼롱 마을, 림빠빠 마을에서 사역을 해왔습니다. 여기의 현지인들도 무슬림 마을은 좀처럼 가려하질 않습니다. 특히 중국인들은 절대로 그런 지역에 다니지 않습니다.
볼롱 마을에서 10일 전에 어느 사람이 납치를 당하였습니다. 무슬림 그룹에서 납치를 하려는 대상이 한국 사람이라고 하였습니다. 이곳에서 한국 사람은 저 말고는 없습니다.
제가 요즘에 림빠빠 학교 공사 때문에 바빠서 당분간은 볼롱 마을에 가질 못했습니다. 얼마 전부터 낯선 사람들이 저희 선생 조나 자매에게 한국인 미스터 오가 여기에 언제 오냐고 자주 물어보았다고 합니다. 며칠 전에 납치된 사람은 저희가 주일 오전에 출석하는 현지 교회의 자매 아버지인데 납치를 당한 것입니다. 아직까지 납치된 사람이 풀러나지 못하였는데 여기는 납치가 많습니다. 그래서 돈 많은 중국인들이나 필리핀 사람들은 시내에서 가능하면 외각으로 벗어나지 않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저는 선교사이기에 무슬림을 대상으로 사역을 하기에 그런 외각 지역만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볼롱 무슬림 마을에서 저희가 유치원 사역을 하면서 자주 의료사역도 하고 아픈 환자들을 도와주었고 사람들과 관계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무슬림 마을은 저의 선교사의 신분으로 목사의 신분으로서는 사실 접근하기가 어렵습니다. 볼롱 마을에서 유치원 사역을 한지는 7년째 접어들고 있습니다.
과격 무슬림 그룹에서 납치를 하면 보통 수십억으로 몸값으로 요구를 하며 돈을 안 줄 경우 바로 죽인 후 시체를 지방 뉴스에 공개합니다. 이런 것을 처음부터 각오하지 않았다면 이런 사역에 동참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저는 당분간 이 지역에 가지 않는다 해도 저희 선생을 납치 안한다는 보장을 할 수 없기에 지금 기도 중에 있습니다. 앞으로 계속 이 지역에서 사역을 해 나가야 할지 아니면 중단해야 할지.... 함께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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