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지 편지

필리핀

하늘이 컴컴한 가운데 뒷산 쪽에서 바람이 불어오면 어느새 장대비가 시원하게 내리곤 합니다. 무더운 날씨에 잠깐이라도 시원한 비가 내리면 더위를 피할 수 있으며 기분이 상쾌해집니다. 한국은 무더위와 함께 여름 방학이 시작되지만 여기는 6월 중순에 새 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올해는 선교지 소식이 많이 늦었습니다. 부족한 저희를 위해 많은 사랑과 물질로 헌금해 주시는 교회와 사랑하는 동역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선교지 잠보앙가 지역에서 전합니다. 현지 목회자들 세미나 지난 2월에 시내의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2박3일 동안 세미나를 하였습니다. 이번에 잠보앙가 지역 아래의 멀리 오지에서 힘들게 사역하는 현지 목회자들 20여명을 초대하였는데, 태풍이 심하여 세 분은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가장 멀리서 오신 분은 시탕가이 섬에서 잠보앙가 지역까지 배를 3박4일 동안 타고 왔습니다. 현지 목회자들이 “내 생애에 이렇게 좋은 호텔에 머물며 세미나에 참석하기는 처음이며 평생 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번에 강사 두 분도 함께 주변 도시에서 초청하였는데 이 선교사는 비사야 현지 언어와 영어를 섞어가며 강의를 진행하였고, 조 선교사는 영어로 강의를 하였고, 저는 따우숙 무슬림 현지 언어로 부족하지만 설교를 하였습니다. 유치원 졸업식 3월 말에 림빠빠 마을과 빠소볼롱 나환자촌 마을, 보롱 마을 3곳에서 졸업식을 마쳤습니다. 이번에 졸업생은 림빠빠가 16명, 빠소볼롱이 15명, 보롱이 12명이었습니다. 평소 때는 아이들의 옷이 좀 낡고 여기저기 떨어졌지만 졸업식 때는 신경을 많이 씁니다. 여학생들은 얼굴에 화장을 하고 머리를 비누로 감고 깨끗한 양말과 신발을 빌려서라도 신고 옵니다. 졸업식 중간에 여러 프로그램 발표가 있는데 발표하는 학생들의 부모 얼굴은 밝았고 흐뭇해하였습니다. 보롱 마을은 다른 지역보다 더 폐쇄되었고 낙후되어 유치원 졸업을 하였는데도 불구하고 초등학교에 가지 않고 다시 유치원에 남아 공부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교육을 통해 무슬림 마을에 접근하여 사역한지 여러 해가 지났습니다. 림빠빠 마을과 빠소볼롱 마을에서 주일날 유치원 건물 안에서 예배를 드리지만 보롱은 좀 힘듭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유치원으로 사용하는 장소가 이슬람들의 회당인 모스크에 붙어있기에 그렇습니다. 여름성경학교 4월 29일부터 5월 2일까지는 림빠빠 마을에서, 5월 6일부터 9일까지는 빠소볼롱에서 여름 성경학교를 하였습니다. 림빠빠 마을은 저희 집에서 왕복 3시간 거리에 있습니다. 이번에 림빠빠 마을은 100여명, 빠소볼롱에서는 교실 하나에 150여명 학생이 양철지붕 아래서 모임을 하다 보니 너무 더워 땀이 주르륵 늘 흘렀습니다. 발 디딜 틈이 없어 찬양하며 율동할 때는 옆에 친구들과 부딪히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여름성경학교 기간에는 저희 사역지 3곳(림빠빠, 보롱, 빠소볼롱)에서 함께 일하는 여선생들이 모두 동원됩니다. 매일 프로그램이 끝나면 땀이 온몸에 가득하지만 그래도 즐거워하는 모습 속에 서로가 힘을 얻곤 합니다. 무슬림 마을 안에서 여름성경학교를 하면서 예수님에 대해 전하고, 찬양을 가르치고 간식을 먹는 일이 아이들에겐 큰 기쁨이 됩니다. 무슬림 마을 안에서 여름 성경학교와 예배를 드리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인데, 하나님이 저희에게 많은 기회를 주셔서 잘 감당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함께 해주셔서 따우숙 무슬림 아이들이 복음을 들을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습니다. 림빠빠와 빠소볼롱에서는 주일예배가 매주 주일 오후 2시에 드려지고 있는데 많은 아이들이 참석하여 복음 듣기를 원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초등학교 설립준비 중 올해 들어 조금씩 준비하고 있는 림빠빠 마을 안의 초등학교 설립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하나하나 진행되어가고 있습니다. 교육청에서 요구하는 서류를 준비하고 있으며 땅 3,000스퀘어를 구입해서 20여개의 코코넛 나무를 잘랐고 물건을 넣어둘 창고를 만들었고 작업할 때 물이 필요해서 우물을 파서 수동펌프를 설치하였습니다. 풀 자르는 기계를 구입해서 풀을 모두 자른 다음에는 불도저를 불러 땅을 고르게 모두 정리하였습니다. 처음에 3천스퀘어를 구입하였을 때는 나무가 여기 저기 흩어져 있고 풀이 많아 정글처럼 뒤엉켜 있었고 전체 땅이 한 눈에 들어오지 않아 땅이 넓게만 느껴졌는데 정리를 다 하고보니 한 눈에 다 들어와 “이제 건물을 세우면 되겠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교육청에 가면 사립학교 설립을 담당하는 여자 분이 계시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독실한 무슬림 여성이었고, 제가 기독교 선교사로 림빠빠 무슬림 마을 안에 학교를 설립한다고 하여 계속해서 도와주는 척 하면서도 일을 지연시켜 좀 시간이 늦어지고 있습니다.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http://blog.daum.net/ohgongtak 이메일:ohgongtak@hanmail.net 오정윤, 공윤자 선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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