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고급화에 젖어든 현대교회” 

여승훈 목사 (남가주보배로운교회)

한국이나 미국이나 동일하게 고학력 실업자가 늘어나는 현상이 사회 전체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큽니다. 고학력 실업자가 늘어나는 배경에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원인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를 꼽으면 고학력자들이 자신들의 학력과 어울리는 고급 일자리들만 찾아 나선다는 것입니다. 자신들의 학력에 어울리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일자리는 아예 거들떠보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고급 일자리만을 찾으려고 하는 생각을 낮추어서 찾아 나서면 기회의 폭은 넓게 열려 있습니다. 

현대 교회 안에 신앙의 고급화 현상이 매우 짙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신앙의 고급화란 예수님께서 모든 민족을 제자 삼기 위하여 가라는 ‘현장 전도’와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는 ‘양육’ 사역을 피하고 화려하고 멋지고 보다 세련된 교회의 분위기를 추구하는 것을 의미 합니다. 

현장 전도와 양육은 마치 노동 현장에서 노동일을 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현장 전도를 가면 자신이 가진 사회적 신분도 내려놓아야 하고, 지키고 싶은 자존심도 내려놓아야 하고, 사람들의 거친 말과 태도를 소화해 내야하고, 울그락 불그락 치솟아 올라오는 분노도 가라 앉혀야 하고, 한없이 겸손히 낮아져야 합니다. 

양육도 전도처럼 마치 노동 현장에서 노동일을 하는 것과 같은 많은 영적 수고가 따르게 됩니다. 한 사람을 복음의 진리로 양육하기 위하여 정기적으로 만나면서 양육 받는 자의 고민들을 끌어안고 복음 진리의 말씀으로 섬세하게 가르쳐야 합니다. 복음 진리를 가르침과 동시에 양육 받는 자의 마음과 하나가 되어 함께 호흡해 가는 것입니다. 그렇게 복음 진리 안에서 성숙하게 세워져 가는 성도들을 바라보는 것이 모든 교회들이 지향해야 할 목표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곳저곳에서 다양한 주제로 열리는 세미나들을 보면서 사람들이 신앙의 고급화에 아주 많이 젖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가집니다. 세월이 조금 지난 다음에 다양한 세미나를 수료한 사람들을 자세히 관찰해 보십시오. 적지 않은 사람들이 현장 전도와 양육을 위한 영적 수고를 아낌없이 드리는 대신에 기운이 빠진 채 탁상공론 하는 위치에 머물러서 오랜 시간을 영적 침체 가운데 보내는 것을 발견합니다.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의 목표는 출석하는 사람들의 숫자나 재정과 시설의 규모에 있지 않고 유일한 교회의 머리가 되시는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원하시는 일을 수행하는데 있습니다. 종교 단체가 아닌 진정한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가 맞습니까? 만약 진정한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가 맞다면 교회의 머리가 되시는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무엇을 가장 원하시는지를 진지하게 생각해 보십시오. 그분이 교회를 향해 가장 원하시는 일은 잃어버린 영혼들이 구원을 받아 진리를 인격적으로 풍성히 알아 가는데 있습니다. 그 일을 위해 신앙의 고급화에 젖어든 생각을 벗어 던져 버리십시오. 그리고 영혼들이 있는 현장으로 달려가십시오. 팬데믹 이후에 교회가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가장 분명한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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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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