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
새해에도 하나님의 셀 수 없는 한결 같은 은혜와 평강과 축복이 사랑하는 퀸즈장로교회와, 담임목사님, 선교부 장로님, 교회의 모든 성도님들 삶과 가정에 차고 넘치시길 멀리 지구 반 바퀴 너머에 있는 시엠립에서 기도드립니다. 너무나 춥고 비오고 눈 오는 뉴욕 날씨와 다르게 엄청난 이상 기온으로 어마어마한 더위가 지속되어가는 시엠립입니다.
이달이 보통 제일 날씨가 좋고 아침엔 춥게 느껴져 긴팔 플리스를 찾아 입었던 기억이 있는데, 어찌된 일인지 온도가 계속 올라가 평균 33도, 체감온도 38도에 가까워 미국온도로 93-100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참 전 세계적으로 기온이 이상한걸 보니 지구가 아픈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리고, 태우는 이 나라 이다 보니 분리수거,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넣는 것도 교육이고 습관이라 가르쳐야 할일들이 무궁무진 합니다.
월요일 채플 시간에 1층 유치원 실에 아이들이 100명씩 모여 제대로 앉을자리도 없고 찬양시간이 땀범벅이 되지만 모여 있는 학생들을 보며 이 아이들을 이곳으로 보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아무쪼록 잘 가르쳐 부모님들에게도 신뢰를 주는 학교를 만들어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됩니다. 오전에는 프리스쿨 반 28명, 킨더가든 22명, 영어 1반 23명, 영어 2반 21명, 영어 3반 9명이라 영어 3반을 제외하면 각반이 인원 초과이고 교실이 꽉꽉 차고 교사들이 가르치는 것도 힘들어 오전반 새 학생 등록을 마감 시켰고, 새로운 아이들은 오후반에 오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1월 학교를 개강할때 약 140명이 재등록을 하여 한시름 놓았고, 한 달 동안 아이들이 계속 모여 현재 185명이 공부하고 있습니다. 새 학기에 토요일마다 선생님들과 학교 소개하는 광고지를 만들어서 주변 초등학교 3군데를 다니며 부모님들에게 나눠주었고, 이 때문인지, 주변에 소문이 조금 더 나서 한 달 동안 새 학생이 40명 정도 등록하여 숫자가 올라가고 있습니다.
주일도 이번 달부터 청년부 예배를 시작해서 하루 세 번 드리면서 유초등부, 중고등부 밥도 해야 하고 가르치는 봉사도 해야 해 토요일이 유일하게 쉬는 날 인데 오전, 오후 주변 공립학교 끝나는 시간에 맞춰 3주 동안 세 곳의 학교를 매주 돌며 기다리시는 부모님들께 광고지를 나눠드리고 학교 소개를 하였습니다. 못한다, 안한다 할 수 있고, 최소임금보다 조금 더 주고, 스텝들 반 이상은 파타임에, 토요저녁에도 찬양팀 연습에 참 쉬는 날 없이 섬겨주는 우리 스텝들 한명 한명이 너무 귀하고, “아니요” 한번 안하고 “네” 만하는 우리 스텝들 모두가 그렇게 예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아직 잘 모르고 실수도 있고 혼도 많이 나지만, 이제 갓 스무살이 된 스텝들부터 서른살 속낙 전도사까지 늘 순종하고 불평 않고 자리에서 성실하게 해주는 우리 스텝들을 생각할 때마다 절로 감사가 나옵니다. 혹시 하나님께서 제물을 제게 주신다면, 우리 스텝들 집 한 채씩 해주고 자자손손 대학 학비까지 주고 싶을 만큼 척박하고 힘든 이 캄보디아 나라에서 만난 소중한 보물들입니다.
캄보디아 부모님들의 교육열정도 엄청납니다. 주위에 영어를 가르치는 학교들이 많이 생기고 있어서 웬만큼 하지 않으면 부모님들이 안 보내실 텐데 그럼에도 저희 학교의 미래와 가치관을 보시고 계속 보내주시니, 더욱 책임감 있게 최선으로 가르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가 교육학을 전공한 것은 아니고 뭐가 옳다 그르다는 사실 잘 판단이 안 되고, 시험과 등수를 어릴 적부터 하는 게 좋을까 고민도 하지만 지난 일 년 동안 저희 학교 아이들을 보니, 가르치기만 하고 시험을 보지 않았던 반 아이들이 기억을 잘 못하고 단어 하나 스펠하나 말하지 못하는 것을 봤을 때, 매주 확인하고 매달 다시 상기시켜주는 시험이 필요하겠구나, 생각하고 또한 부모님들도 그렇게 어렵게(?) 해주시길 원하셔서 유치원 아이들도 시험을 치도록 지도하고 있습니다.
부모 교육도 전무하고 집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이 거의 없다 보니 페이스북 메신저로 어차피 집에서 아이들이 유튜브를 볼 거라면, 각반의 부모님들에게 어떤 영어 영상을 아이들이 봐야하고, 숙제가 있다면 공부할 수 있게 지도해 달라고 공고를 보내고 있습니다. 어떤 부모님은 전화도, 인터넷도 없으셔서 페이스북도, 영상도 노출이 안 된 몇몇의 아이들이 있는데, 이상하리만큼 배우는 속도가 더딥니다. 크마에 수업도, 영어 수업도 늦어서 따로 공부를 해야 할 정도 입니다. 부모님의 케어가 없고 물질적인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페드라’ 도 저희 학교에서 전액 학비 장학금을 주고 영어 공부를 시키고 있지만, 사실 학급 공부를 거의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더디어 부모님의 도움과 협조가 얼마나 중요한지 실제 아이들을 가르쳐보며 매일 느끼고 있습니다.
시엠립에서 박수영 선교사 올림
02.17.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