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에 선교사 재파송을 받고 다시 예전에 사역하던 말레이시아로 다시 돌아왔다. 7년 6개월 만에 돌아온 이곳은 그동안 적응하며 살았던 미국과는 예측 불허의 다른 모습이 되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는 거리에서 봐도 세계 모든 인종들이 다양하게 섞여 살고 있으며 세계의 그 어느 곳 보다 훨씬 빠른 변화를 거치고 상상 이상의 다른 세계를 펼쳐내고 있다. 이미 오랫동안 살아가면서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사회가 더 이상 아니라 나를 당황하게 만든다. 우리와 오랫동안 동역하던 현지 교회 주일 예배는 이미 8개의 언어로 진행되는 예배가 존재했으나 이젠 종종 모든 언어를 존중하며 연합 예배가 진행된다. 물론 스마트폰 통역기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8개의 언어권이 함께 모여서 각자의 스마트폰에 이어폰을 끼어서 앞에서 진행되는 예배를 자기 언어로 집중하면 된다. 마치 천국의 예배를 이곳 지상에서 미리 보는듯하여 전혀 언어가 다름의 불편함이 없다.
그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이 사회의 모든 부분에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모든 식당, 상점, 메트로 전철에서 더 이상 현찰은 거의 사용 불가능이다. 각자의 카드나 스마트폰에 이미 입금된 카드페이를 사용해야만 한다. 정부에선 여행자들도 스마트폰에 앱을 설치하고 먼저 입금하고 필요대로 사용하도록 권하고 있다. 주위를 둘러보니 스마트폰이 부담스러울 노인들조차 이런 매일의 삶이 자연스러울 정도로 변화에 대처하고 살아가는 모습이 보인다. 자동차를 파킹해도 앱으로 페이를 하고 음식도 앱으로 페이가 되어야 배달이 가능하다. 얘기를 들으니 지난 3년간의 팬데믹이 이런 변화를 반강제적으로 이끌어 내었는데 이제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런 현상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변화는 쿠알라룸프르만 아닌 오늘날 아시아의 대부분 대 도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반적인 모습인 것이다. 모든 사회생활에 필요한 앱을 자신의 스마트폰에 깔고 이제는 앱이 삶의 한 부분이 된 것이다.
아시아에서 미국이나 서구보다 상대적으로 이런 변화가 더 빠른 이유는 젊은 세대가 서구에 비해서 훨씬 많다는 것이다. 아시아의 젊은 인구는 미래를 밝게 만들고 더 빠른 변화가 부작용없이 정착할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이런 젊은이들의 변화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는 정부에서 시행하는 개혁의 가능성을 더 밝게 하고 무한한 도전을 주고있다. 아니, 이곳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온 나에게 이곳 사회는 새로운 것을 부담 없이 내 것으로 받아들이는 열린 마음이 있는 것을 확인하며 고무적인 마음이 되었다. 무슬림들 조차도 복음에 대한 거부감이 없이 들을 수 있는 귀가 열리기를 간절히 바라며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고 위로부터 오는 지혜를 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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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0.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