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한인기독언론인협회 독후감 공모전 / 우수상

세계한인기독언론인협회 독후감 공모전 / 우수상

작년 4월의 텍사스 오스틴은 적막했다. 후덥지근한 바람만이 거리를 이리저리 헤집고 다닐 뿐 휑한 모습이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는 사람들의 마음과 몸을 묶어버려 가족 이외에는 만나기를 꺼리는 살벌한 분위기였다. 그때 남편과 나는 교회 어르신들을 위해 쌀과 라면 그리고 마스크를 전달하기 위해 나섰다. 아침부터 시작된 이 일은 저녁에서야 겨우 마무리되었다. 

모두가 바이러스 감염을 심각하게 염려하며 외출을 삼가고 있었던 때에 우리는 영혼들을 향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가지고 오스틴의 동서남북을 종횡무진으로 움직이며 온종일 다녔지만 피곤함보다는 어르신들이 힘을 얻는 것을 보며 기쁨이 더 컸었다. 이러한 하나님을 향한 열정은 일년 반을 훌쩍 넘기며 지속하는 펜데믹과 함께 서서히 빛이 바래가던 어느 날 우연히 집어 든 신문을 통해 신앙도서 독후감 모집이라는 광고를 보며 회복의 기회를 찾게 되었다. 

저자 토미 테니(Tommy Tenney)는 이 책에서 주님께 매달리는 것의 중요성을 피력하며 냉랭하게 식어버린 그리스도인들의 가슴에 하나님을 향한 거룩한 불을 지펴주었다. 일상에 쫓겨 다니는 삶은 영적인 필요 대신 육신의 필요에 더 민감한 반응을 하게 되고 이는 하나님과 만남을 저해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우리가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서는 웃시야 신드롬을 경계해야 하는데 이것은 내 생각과 내 방법이라는 자아를 버리고 겸손한 자세로 하나님께 매달리는 것이다. 

이 시대 기독교가 방관자적인 뜨뜻미지근한 세태를 나타내는 이유는 하나님께 매달리는 기도가 부족한 데 있고 회개와 겸손함으로 무릎 꿇는 것이 해결방법이라고 말한다.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관심사는 종교적인 의식보다는 하나님의 임재를 간절히 사모하는 열정이라고 강조하는 저자는 하나님의 임재를 끌어당기는 방법으로 우리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하나님 만나기를 간절히 매달리라고 마무리한다.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친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펜데믹은 한 해를 훌쩍 넘기며 지속하는 동안 나의 기도시간에도 타격을 주었다. 하나님과 친밀한 관계 안에서 기도하던 것이 점점 형식적인 뭔가 메말라가는 듯한 느낌이 들게 했다. 나름대로 이 상황을 분석하며 돌파하기 위해 노력을 하던 중 토미 테니(Tommy Tenney)의 ‘간절한 매달림’은 나를 진단할 수 있는 좋은 길잡이가 되었다. 기도를 드릴 때 내 생각과 내 방법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얼굴을 구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대개 기도는 우리의 필요를 하나님께 구하고 받는 것으로 인식하여 하나님 손에 있는 복을 받는데 집중한다. 이러한 기도는 문제에 초점을 두어 그것이 해결되지 않으면 쉽사리 하나님 존재에 대해서 의심하고 삐치게 되어 당분간 하나님과 소원해지는 관계를 낳는다. 그러나 기도를 할 때 하나님과의 관계에 초점을 두게 되면 더 깊은 기도로 들어가는 것을 느낀다. 문제에 초점을 두며 기도 목록을 보고 기도할 때보다는 관계에 초점을 두고 기도하면 영혼의 숨통이 트이는 것을 경험한다. 관계에 초점을 둔 기도는 기도의 응답이 지체되어도 실망하는 대신 하나님의 선한 뜻을 기다리는 태도를 낳는다. 그래서 저자도 하나님 손에 있는 복을 간절히 바라는 대신 하나님의 얼굴을 갈망하라고 권면한 것 같다.   

다음으로 기도할 때 중요한 것은 회개로 기도의 문을 여는 것이다.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이 꿈틀거리는 자아를 온전히 내려놓고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하며 회개로 하나님의 얼굴을 구하기 시작하자 건조한 기도 시간이 기름진 시간으로 채워지는 것을 경험했다. 매일 하나님과의 관계를 최우선으로 여기며 살아온 지 30년을 넘기며 깨닫는 것은 신앙의 햇수는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하는 겸손함과 회개가 그 내용이 될 때 비로소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날마다 겸손과 회개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이 신앙생활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한다.

신앙생활을 하며 하나님과 함께하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말씀과 교회를 통한 지속적인 관계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저자의 의견에 공감한다. 포도나무 되시는 예수님께 꼭 붙어서 양분을 잘 섭취할 때 건강한 가지가 되고 풍성한 열매를 맺는 예배자가 될 수 있다. 

펜데믹을 지나며 영적으로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회의 자매들이 여럿 있어서 그들을 돕기 위해 말씀나눔방을 시작했다. 이것은 우리의 생명 되신 하나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훈련으로 방법은 하루에 일정한 분량의 성경을 읽고 묵상을 기록한 후 일주일에 한 번 만나 기록한 묵상 중 하나를 함께 나누고 10분 통성기도를 하고 마치는 것이다. 자매들은 모두 20년 이상 신앙생활을 해왔으나 하나님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었지만, 하나님을 잘 알지는 못했다. 

지금 4개월째 진행하고 있는데 자매들의 표정이 바뀌고 있다. 자매들이 한결 같이 하는 말은 말씀을 읽기 전과 후의 하나님과의 관계와 예배, 가정에 임하는 태도가 확연히 변화되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마음의 불안과 두려움이 사라지고 염려로 주눅 들어 있던 마음이 많이 평안해졌다고 고백한다. 하나님 말씀을 정기적으로 읽고 묵상하면서 자매들은 개인과 가정의 문제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되었다. 그들은 영적으로 허기진 배를 쉽게 채울 수 있는 SNS를 통한 설교나 강의를 듣는 대신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기 위해 말씀을 직접 읽고 묵상하는 대가를 지불한 결과 귀로만 듣던 하나님을 개인적으로 만나며 인격적인 하나님을 경험하게 되었다. 

이 모든 변화는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에 있고 서로 도전을 주고받을 수 있는 환경인 소그룹으로 진행한 것이 효율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신앙생활은 이렇듯 관계 안에서 함께 할 때 더 건강한 예배자로 성장하게 되는 것 같다. 인간은 하나님을 떠나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먼지 같은 인생이다. 하나님을 향한 갈급함,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마음이 인생의 내용이 될 때 비로소 인생은 의미를 가지게 됨을 말씀 나눔 방은 증명해주었다. 

길잡이와의 의미 있는 만남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하며 간절하게 매달리는 것은 이 시대에 더없이 중요한 것이라 생각한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하여 일상의 삶이 단절되는 동안 온라인 예배를 드리며 우리들의 삶은 하나님을 향한 열정이 서서히 사라지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이것은 하나님을 향한 갈망의 부재에 있다. 영적으로 허기진 배를 다른 것으로 채우는 대신 하나님의 임재에 배고파하며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 대가 지불을 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간절한 매달림’은 펜데믹을 지나며 서서히 빛이 바래가던 나의 열정을 회복시켜 주었다. 그 열정은 하나님과의 관계에 초점을 두며 회개로 문을 여는 기도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데 있었다. 회복된 기도는 하나님과 회복된 관계를 낳아 그분의 임재에 대한 갈망을 부추겼고 이 갈망은 영혼 사랑의 열정을 다시 피어나게 하여 또 다른 영혼들을 살리는 데로 향하게 했다. 

저자의 고백처럼 하나님의 임재는 “영의 사람들이 호흡해야 할 공기”와 흡사하다. 하나님의 임재가 있는 개인, 가정, 교회, 사회, 국가는 반드시 살아난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위축감,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 이 모든 것은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시고 역사의 주인이신 창조주 하나님을 날마다 호흡할 때 또 지나가는 것이 될 것이다. 하나님 안에서 다시 살게 한 이 책 ‘간절한 매달림’은 팬데믹을 지나는 나에게 참 좋은 길잡이, 의미 있는 만남이 되었다. 

12.25.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