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플로이드의 과잉체포로 인한 사망으로 미 전국에서 항의시위가 연일 이러진 가운데 주말인 6일 LA한인들도 경찰폭력과 인종차별 철폐를 촉구하는 평화시위에 동참했다.
LA한인타운 윌셔파크 플레이스 잔디광장에서 열린 조지플로이드 사망 항의시위에서 참석자들이 고인의 명복을 기원하는 세레모니를 펼치고 있다
'BLM(Black Lives Matter·흑인 생명도 소중하다)을 지지하는 아시안·태평양 주민모임'이 주최한 이날 시위는 LA 한인타운 내 윌셔파크 플레이스 잔디 광장에서 열렸다. 집회에는 흑인과 백인, 히스패닉계 등 다양한 인종의 주민 80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자유발언을 통해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며 인종차별 철폐와 경찰개혁을 촉구했고, 한인청년 풍물패는 꽹과리와 장구, 북을 울리며 흥을 돋웠다. 한 한인청년은 “우리도 흑인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 살아가는 소수민족의 일원”이라며 “경찰폭력에 희생된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항의하는 데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흑인 사망사건 항의시위에 대한 한인들의 연대와 지지발언이 이어지자 마이크를 잡은 흑인 여성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 여성은 “저는 자라오면서 한인들을 ‘어글리코리안’으로 생각했다. 이기적이고 돈만 밝히는 사람으로 생각했다”고 고백한 뒤 “하지만 오늘 집회현장에서 한인에 대한 이미지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밝혔다. 그는 “인종차별 문제에 목소리를 내주는 한인들을 보니 너무 기분이 좋다”며 “한국의 팬이 됐다”고 말했다.
이번 집회를 기획한 김다나 씨(25세)는 “오늘 모임은 아시안들과 히스패닉들이 인종차별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고 이에 대해 우리의 목소리를 내야겠다는 마음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고로 생명의 존엄성과 인종차별에 대한 목소리를 내는 기회를 마련해야겠다고 10여 일 전 계획했고 50명 정도 모이는 것으로 이야기했다. 하지만 저희 계획을 알고 수많은 사람들이 모인 것은 이번사고의 심각성을 공통적으로 느꼈기 때문”이라 말했다.
이날 집회는 한인과 흑인, 히스패닉 등 집회 참가자들은 시위 중간에 무릎을 꿇고 9분 가까이 침묵한 채 플로이드를 애도하는 시간도 가졌다. 백인 경찰의 무릎에 8분46초간 목이 짓눌려 숨진 플로이드의 명복을 기원하는 자리였다.
이날 시위와 집회는 오전 8시 LA 시청을 시작으로 늦게는 오후 5시 부에나파크 라말마 애비뉴와 비치 불러바드가 만나는 곳에서 개최되는 촛불시위까지 다양하게 펼쳐졌다.
LA 카운티의 경우 오전 10시 USC 흑인동문회가 블랙 라이브스 매터 지지 행진을 가졌다. 행사 출발지는 USC 빌리지 인근 제퍼슨 불러바드와 맥클린톡 애비뉴가 만나는 곳이다.
한편 4일에는 LA다운타운과 한인타운 등을 행진하며 항의시위가 열렸다. 4일 시위와 6일 집회는 시위를 빙자한 약탈행위가 벌어질 것이 우려됐지만 시종일관 평화로운 시위가 진행됐다.
<박준호 기자>
06.13.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