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19의 미국 상륙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을 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준 전시체재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미국내 한인사회와 교회도 큰 영향 속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특히 한인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는 로스앤젤레스와 뉴욕은 대도시인 만큼 발병확률도 높아 대부분의 한인교회들은 온라인예배를 실시하고 있다.
한편 뉴욕교협은 뉴욕총영사관이 보낸 5개 주(뉴욕, 뉴저지, 코네티컷, 펜실베이니아, 델라웨어)의 상황을 회원들에게 이메일로 보내, 주별 확진자수와 주/시 정부 등 관련당국 조치, JFK공항 출입국 동향과 경제 금융 분야 등 관련 동향을 안내하고 있다.
뉴욕교협 릴레이 및 9.1(구원)기도운동
뉴욕교협(회장 양민석 목사)은 코로나19와 관련해 지난 3월 24일 2가지 기도운동을 발표하고 뉴욕교계의 참여를 부탁했다.
하나는 코로나19 퇴치 및 극복을 위한 전 회원 릴레이기도이며, 다른 하나는 40일 동안 정시에 1분 이상 기도하는 9.1(구원) 기도운동이다.
첫째, 전 회원 릴레이기도는 코로나19 퇴치와 극복을 위해 임원들을 시작으로 뉴욕교협에 속한 전 교계 목사들과 평신도들이 함께 릴레이 기도운동을 펼치는 것이다. 3월 25일부터 4월 12일(부활주일)까지 뉴욕교협 회관에 설치된 기도실 또는 각자 정한 기도처(교회, 사무실, 집 등)에서 릴레이로 기도한다.
참여방법은 먼저 교협총무(이창종 목사)와 기도 스케줄을 맞추고 정해진 시간에 1시간 기도하면 된다. 릴레이기도 참가자는 정해진 날에 한 끼를 금식하며 “위기의 때를 맞아 하나님께서는 기도의 기회로 우리를 부르셔서, 이 땅을 고쳐주시고 치유해주실 것을 확신한다”며 기도하게 된다.
둘째, 40일 9.1(구원)기도다. 3월 26일부터 5월 4일(월)까지 40일 동안 매일 오전 9시에 각자 거주지에서 코로나19 퇴치 및 극복을 위해 적어도 1분 이상 기도하는 것이다.
플래시 몹(Flash mob)의 형태와 같이 Prayer Mob으로 매일 같은 시간에 기도하는데, 뉴욕교협은 다니엘서 9장19절을 통해 기도 제목을 정했다.
기도제목은 ①주여 들으소서(현실의 위급사태에 대하여) ②주여 용서하소서(우리의 죄에 대한 고백으로) ③주여 행하소서(코로나19가 퇴치되고 극복되기 위한 간구) 등의 내용으로 기도하고 “예수의 이름으로 명한다. 모든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우리 몸과, 가정과, 공동체, 나라와 민족으로 부터 다 떠나갈 찌어다!!” 외침으로 마무리한다.
한편 3월 30일 발표한 뉴욕주 확진자수는 66,497명(뉴욕시 36,221), 사망자수는 1,218명(뉴욕시 790)에 달한다. 뉴저지주는 확진자 16,636명, 사망자 198명. 뉴욕주, 뉴저지주, 코네티컷주 확진자가 늘어나자 텍사스, 플로리다를 비롯한 여타 주들은 앞의 3개주로부터 들어오는 사람들에 대한 자가 격리조치를 도입하고 있다.
뉴저지교협(회장 장동신 목사)도 지역 교회들과 함께 매일 오후 9시에 거주지에서 기도운동을 펼치고 있다.
남가주 한인교회 상황
에릭 가세티 LA시장의 자택대피령으로 법원, 마켓, 은행, 주유소, 언론사 등 특정업종을 제외한 모든 직종의 종사자들이 자택에 머물게 됐다. 새들백교회(릭워렌 목사) 15개 캠퍼스, 힐송LA(벤 휴스턴 목사), 셰퍼드교회(더들리 루터포드 목사), 오아시스교회(줄리앙 로우 목사), 처치온더웨이(팀클락 목사), 갈보리채플 코스타메사(브라이언 브로더스 목사) 등 남가주 내 미국 교회는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으며 한인교회들 역시 지난 8일부터 주일예배를 온라인으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베델한인교회(김한요 목사), 남가주사랑의교회(노창수 목사), 선한청지기교회(송병주 목사), 샌디에고한빛교회(이병희 목사) 등 한인교회들은 4단계에 걸친 대응책을 마련해 바이러스 전파속도와 CDC 권고사항에 맞춰 대처해 나갔다.
LA시와 LA카운티의 행정명령이 시행된 후 주일예배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함께 실시했던 교회들도 온라인으로 전환했거나 준비 중에 있다.
최동진 목사(샌디에고반석장로교회)는 “지난주부터 온라인예배를 부분적으로 시행했다”며 “예배를 온라인으로 드리지만 예배실황은 예배당에서 해야 하기에 담당자들만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리게 됐다. 하지만 반드시 교회에 나와서 예배를 드리기를 원하는 분들에 한해서는 사회적 거리를 두게 하여 함께 예배를 드리게 했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온라인 예배가 3주 이상 지속되면 교인들의 예배에 대해 소홀해지는 마음이 생길 수 있기에 코로나19가 속히 종식됐으면 한다”고 우려했다.
박은성 목사(나성영락교회)는 “온라인예배가 하나님 안에서 성도의 영과 육과 혼을 포함한 전인적 만남이라는 예배를 온전히 대체할 수 없다고 생각됐지만 그동안 어려운 상황이나 질병으로 인해 병원이나 가택에서 예배에 나오실 수 없었던 적지 않은 분들이 예배에 참여하실 수 있게 됐다”며 “온라인 예배가 성도로 하여금 더욱 교회와 서로를 그리워하며 사랑하게 만드는 뜻하지 않은 유익도 생겨난 것은 감사했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고통과 염려의 시기에 나성영락교회 교인들은 이웃의 생명 살림에 대한 자발적 사랑실천으로 모든 모임을 금하면서도 각자의 자리에서 나라와 이웃을 위해 시간을 정해 기도하며 ‘다함께 모여 드리는’ 예배를 고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피세원 목사(오렌지한인교회)는 “온라인예배가 성도들에게 익숙하지 않아 불편해했다”며 “무엇보다도 평생을 성전예배를 통해 은혜 받으신 분들이 온라인으로 드릴 수밖에 없는 이 현실에 대한 영적 위기감, 사태의 심각성 등 마음이 많이 힘들어하는 거 같았다. 그래서 더 기도하는 모습들이었다”고 말했다.
피 목사는 “하지만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온라인이라는 새로운 예배를 통해서나마 주일예배를 드릴 수 있음에 감사하는 분위기”라며 “저 역시도 비어있는 성전에서 예배를 인도하는 것이 매우 낯설고 어색하지만, 영상예배를 기다리며 사모하는 성도님들을 생각할 때 더 비장함 속에 예배를 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윤대혁 목사(사랑의빛선교교회)는 “개인적으로 비어있는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리며 말씀을 전하고 기도할 때 목회자로서 성도들에게 은혜를 끼치기를 기대했는데 오히려 저를 비롯한 목회자들이 성도들을 통해서 은혜를 받으며 말씀을 전하고 찬양과 기도인도를 하고 있었음을 더 깨닫게 됐다”며 “성도들의 귀함을 느끼게 됐으며 감사 고백의 시간이 지나 온라인예배에 익숙해지려 하지 말고 예배를 향한 더한 사모함으로 나아가자고 격려하는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온라인 예배에 대한 교인들의 반응에 대해 윤 목사는 교인들 가운데 은혜로운 간증이 있었다며 “교회에서 사역에 분주해 가족을 영적으로 돌보지 못했는데 부부와 온 가족과 함께 예배하는 은혜를 누리게 됐으며 화면에 비친 목사님들을 보면서 눈물이 났다”며 “목회자를 위해서 기도해야 함을 느끼게 됐다는 것, 우리가 누리고 있었던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 은혜와 감사였음을 깨닫게 됐고 앞으로 교회에서 작은 것 하나라도 불평하지 말아야겠다”고 전했다.
또 “남편이 교회를 가지 않는 어느 권사님과 여 집사님의 경우 ‘하나님께서 교회를 집으로 옮겨와 남편이 드디어 예배에 참석하게 됐다’며 이번 사태가 종료되면 남편과 함께 교회에 가게 될 날을 기대하며 기도하고 있다는 이야기들이 감사했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