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교회연구소, 남가주동신교회, 선한청지기교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목회자 멘토링 세미나가 ‘교회 마당에서 골목으로 골목에서 광장으로’라는 주제로 지난 9일 오전 10시 남가주동신교회 헤세드홀에서 개최됐다.
지역 교회의 목회자 및 리더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세미나는 성석환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와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교)가 주제 발표했다.
성석환 교수는 ‘후기 세속사회의 종교 담론과 교회의 공적역할’이라는 주제의 강의에서 “근대를 거쳐 현대로 들어온 사회 가운데에서 교회는 여전히 전통적인 형태의 신학을 가지고 있다”며 “사회는 끊임없이 분화되고 의사소통 구조도 분산형 네트워크 형태로 변하고 있는데, 교회의 신학은 여전히 폐쇄적인 체계 속에 갇혀 있다. 이로 인해서 교회는 점차 사회와 괴리돼갈 뿐만 아니라, 교회 밖에서 오는 도전에 응답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성 교수는 “공공신학은 기존의 교회중심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세상 가운데 공공의 선을 추구하고, 그 자리를 시민사회 가운데에서 찾으려는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미셔널처치 역시 복음의 본질을 고민하는 가운데 신앙과 교회의 방향과 위치를 찾고 있다. 따라서 전통적인 방식의 신학에서 주변부로 밀려났던 복음의 공공성과 현장성은 교회의 내일을 고민하는 미셔널처치에 있어 가장 중요한 지점”이라 설명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사회적 변화와 요구에 대처하지 못하고 스스로 고립되는 한편 오히려 기존의 방식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됐다. 그 결과는 세대 간의 괴리, 중산층과 주류로서의 기독교, 가족주의에 매몰 등 현상이 나타났으며, 결국 탈교회와 교세하락을 자초하게 됐다”며 “최근 한국에 소개되고 있는 공동체의 담론들과 마을과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하는 다양한 시도들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비록 기존의 교회가 사회변화와 요구들에 발맞추지는 못했지만, 새롭게 제기되고 있는 다양한 가능성과 시도들을 함께 고민하고, 그 가운데 교회와 신앙의 위치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나안 성도에 대한 이해와 대안모색’라는 주제로 강의한 정재영 교수는 “1985년에서부터 2015년까지 센서스의 종교별 조사에서 개신교의 신도수가 가장 높았지만 신뢰도는 낮았다”며 “낮은 신뢰도로 인해 가나안 성도가 등장했다. 가나안 성도는 기독교인으로서 정체성은 갖고 있지만, 현재 교회출석하지 않는 사람들, 함석헌 선생이 비슷한 용어를 사용했다. 미국교회에서 이미 사용된 de-churhed Christians, 규모가 2백만명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가나안성도들의 교회이탈은 단순히 개인적인 불만이나 신앙의 일탈 차원이 아닌 주체적인 신앙의 욕구이자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성경관에 안주하지 않으려는 의지”라며 “이들이 요구하고 있는 인격적인 교제와 리더십, 신행일치, 흩어지는 교회, 소통 방식의 설교 등은 오히려 더욱 진지한 신앙의 갈망으로부터 쏟아낸 것”이라 설명했다.
그는 “가나안 성도들은 천편일률적이거나 동질집단이 아닌 매우 다양하다. 따라서 다양한 손길을 뻗쳐야 한다”며 “한국 교회의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며 나아가 공동체성의 회복, 사회개혁참여 등을 통해 교회의 제도화를 극복하고 더욱 생생하고 의미 있는 신앙의 장소, 교회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준호 기자>
07.20.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