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믿음을 이기는 시대에, 신앙고백적 삶

세상이 믿음을 이기는 시대에, 신앙고백적 삶

–일상의 타락, 죄의 전염성, 진리의 상대화–

 

미국 장로교 222차 총회

 

한국과 미국의 각 교단마다 총회 시즌이 열렸다. 꽤 오래된 이야기지만, 미국 장로교 제222차 총회를 기억한다. 오리건 주 포틀랜드에서 열렸었는데, 충격적이고 놀라운 일이 있었다. 성찬식을 겸한 개회 예배 후, 오후 2시부터 시작되는 전체 회의에서 당시 플로리다 올랜도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과 무슬림에 의해 저질러진 많은 테러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화해와 평화를 추구하는 시간을 가졌다. 

총회는 이런 의미를 더 분명하게 드러내고자, 포틀랜드 지역의 무슬림 종교지도자를 초대했다. 그리고 그들에게 단상에 올라가 인사하도록 허락했다. 그런데 그 무슬림 지도자가 그 단상에서 알라의 이름으로 수많은 목사가 모인 자리에서 기도하고 내려온 것이다.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미국 장로교에 소속된 한인 목회자들이 이의를 제기하자, 사과와 유감을 표명한 일이 발생했었다.

사과와 해명의 내용이 무엇인가? ‘이럴 줄 몰랐다는 것이다. 갑자기 예정에 없던 기도가 진행됨에 대해 자신들이 어찌할 방법을 몰랐다는 것이다.’ 필자는 그 말을 새롭게 되새겨 본다. 과연 그럴 줄 몰랐을까? 동의할 수 없다. 이 일은 성경을 보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예견할 수 있고, 더한 일도 있을 수 있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죄의 악한 전염성

 

‘이럴 줄 몰랐다.’라는 말은 그저 핑계와 무지를 증명할 따름이다. 죄의 전염성에 대해 성경은 단호하게 말한다. 하나님의 말씀을 중심으로 모인 자리에 왜 무슬림 지도자가 단상에 올라가야 했는가? 하나를 주고 둘을 주면 셋을 내어주어야 함을 왜 알지 못했을까? 그렇게 하면 정말 저 무슬림과 기독교에 평화를 가져올 것이라 예견했단 말인가? 적당한 정의로움과 인간적인 좋은 생각들도, 하나님의 말씀으로 스크린 되지 못하면, 악한 꾀의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했었다.  

이 일과 동시에, 아주 오래전 뉴욕의 어느 미국교회가 교회 강대상에 유명한 스님과 불교에서 사용하는 북과 도구를 이용하면서 설법을 하던 아찔한 장면이 기억났다. 그런데 이 두 장면과 솔로몬의 배교와 타락이 서로 낯설지 않게 연결되고 있음을 본다.

솔로몬은 하나님이 맡겨주신 나라를 더욱 크고 강한 큰 나라를 만들고자, 정략결혼으로 이웃 나라와 화친을 맺고 여인들을 궁전에 불러들였다. 화친을 맺을 당시에는 참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하나씩 둘씩 내어 준 결과가 무엇인가? 후에는 하나님이 세운 왕의 궁전에서 우상숭배가 범접하듯 이루어지는 비극을 드러내게 되었다. 이에 대해 성경은 명백하게 증거한다. 하나님은 죄에 대해 진노하시고, 안되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안된다는 것이 성경의 태도라는 것이다. 결국, 하나님의 진노 가운데, 솔로몬 사후에 나라가 둘로 쪼개졌다.

그런데 사람들은 성경이 이렇게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을 왜 미리 보지 못하고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일까? 죄의 전염성은 요란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직 그 열매의 결과로만 판단할 수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혹자는 말한다. ‘이것이 뭔 호들갑이냐? 다 같이 더불어 사는 평화로운 세상을 이루어가자는 것인데.’ 또한 ‘이 미국 교단은 우리 조선 땅에 복음을 전한 교단인데, 그 은혜를 어떻게 잊을 수 있으며 버릴 수 있겠는가?’라고 변설(辨說)하기도 한다. 하나님은 안중에 없는 구차한 궤변과 변명에 불과한 것이다. 더군다나 지도자의 이 같은 언급에 얼굴이 붉어지게 된다.

 

신사참배와 한국 기독교

 

1938년 제27차 조선장로교 총회는 신사참배를 국가 의례의식의 하나로 공식 결정한다. 해방 후 저들의 변명을 추억해보면, ‘교회를 위함’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신사참배를 반대한 이들이나 찬성한 이들이나, 감옥 밖에서 교회를 지키며 고생한 이들이나 감옥 안에서 순교를 각오하고 고생한 그들이 똑같다는 것이다. 모두가 교회를 위한 일을 한 것이니 서로 관용하자는 것이다. 덮고 지나가자는 것이다. 

용서와 관용을 말함에 무슨 돌을 던질 수 있겠는가? 그러나 동시에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당시 저들은 조선 땅의 영적인 지도자요, 민족의 영적 지도자들이었다. 그런 이들이 그때부터 7년 후 일본의 패망과 해방, 궁극적인 하나님의 심판에 대한 영적인 감각을 결여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랄 따름이다.

결국, 7년 후에 해방을 맞이했을 때, 저들은 한 번 더 자신들의 변설을 내려놓고 자신들이 영적인 둔감함을 회개하고 하나님 앞에 전적으로 돌이켰어야 했다. 그러나 감옥 안에서 순교한 이들처럼, 자신들은 보이는 교회를 위해 감옥 밖에서 순교적 고생을 했다는 식으로 말했다. 스스로 민족의 영적 지도자의 자격이 없음을 증명하는 말들에 불과한 궤변이다.

 

영적타락과 땅의 저주

 

지도자의 문제는 지도자에게서 끝나지 않는다. 저들을 따르는 수많은 민초들에게 격심한 영향을 끼치게 됨은 자명한 일이다. 지도자의 타락이 백성들에게 얼마나 해악이 되는 지를 열왕기의 역사를 통해서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결국, 그러한 역사적 안목을 상실한 지도자들의 무 회개는 5년 뒤 6. 25 한국전쟁의 잔혹하고 피폐한 하나님의 심판을 가져왔다. 

왜 이것을 하나님의 징계와 심판으로 보는가? 참새 한 마리도 하나님의 뜻이 없으면 땅에 떨어지는 바가 없는데, 수많은 인명의 피해를 가져온 한국전쟁이 아무런 연유없이 일어났겠는가? 더불어, 그 신사참배를 결의했던 그 평양 도성이 지금 어떻게 되었는가? 김일성 가문의 우상들이 초대형 크기로 세워져 있고, 동방의 예루살렘이라 부르던 그 도시가 이제는 가장 질흙 같은 암흑의 도성이 되어버렸다. 하나님을 버리고, 신앙의 배교를 행하고, 이를 회개치 못한 그곳에 하나님의 복이 있을 수 없는 것이다.

1907년 평양 대부흥 운동으로 평양에서는 주일이면 가게 상점들이 문을 닫고 찬송을 부르며 예배하러 가던 바로 그곳이 지금은 어떤 노랫소리가 들리고 있는가? 그러함에도 전쟁의 상처 위에 반도의 한쪽을 남겨두시고 세계의 가장 복음의 역동성이 넘치는 한국교회를 허락하신 것은 남은 자를 붙드시고 소망을 불어넣어 주시려는 하나님의 변치 않는 긍휼과 사랑의 증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1938년과 지금 이 시대

 

지금 이 시대를, 1938년 그때와 무슨 상관이 있길래 이렇게 연관 지어 말하고 있는가? 참으로 귀한 복음을 우리 조선에 전해준 미국 장로교회의 행태가 너무나 안타깝기 때문이다. 저들은 과연 무슬림 지도자를 단위에 세움으로 평화와 화해를 이룰 수 있을 거라고 진실로 기대했단 말인가? 더 나아가 가장 뜨거운 이슈인 동성애 문제에 대해서도 한 발자국 두 발자국 계속해서 안방을 내어주고 성경적 신앙고백과 멀어지는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관용과 이해를 말할 것이란 말인가?

그런데 적지 않은 목회자들의 반응이 놀랍다. 일반 성도들의 경우는 더 할 것이라 여겨진다. 이것이 무슨 문제가 되느냐? 같이 평화로운 세상을 이루자는 것인데, 일하다 보면 실수할 수도 있지? 라는 관용을 말하고 있다.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종말의 시대에, 동성애로 인해 목사가 해고되는 이 시대에. 이 문제가 필자에게만 유독 심각한 것일까? 다양한 소견에 따라, 말씀대로가 아닌 마음대로 행하는 신(新)사사시대를 본격적으로 살고 있다. 감각없이. 

 

신앙고백을 요구받는 시대

 

최근, 어느 목회자가 동성애 반대 성향의 목회로, 예배중에 교단에서 해고가 통보되는 사건이 있었다. 경악할 일이면서, 동시에 성경 그대로 종말시대가 확실히 도래했음을 직감하게 된다. 한국에서는 목회학 석사까지 했다는 국회의원이 창조론을 믿는 신앙관을 가진 이를 조롱하며 기독교 탈레반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본다. 목사의 아들이라는 이는 성경에 기초한 답을 하는 이에게 상식이 없다는 말로 조롱한다. 주변에서 이를 보고는 목사도 자식교육은 어려운 모양이라고 입을 모은다. 게다가, 열심 있는 교회 안수집사로 소문난 이가 그 회의의 사회를 보면서, 신앙 없는 자처럼 행동하는 것을 보았다. 

참으로 개탄스럽다. 이들이 왜 대체 무슨 연유로 이렇게 신앙이 삶에 배여든 삶을 살지 못하는 것인가?  믿음이 세상을 다스리고 이끌어야 하는 데, 외려 세상이 믿음을 이겨 먹었기 때문이다. 권력이 신앙을 이겨버렸기 때문이다. 표면적 이유는, 국회의원이라는 그 신분을 위해 자신의 신앙을 팔고 있는 짓이겠지만, 본질적으로는 악한 종말 시대 상황을 거스를 능력과 의지를 악한 영의 세력에게 반납해 버린 탓이다. 악한 시대를 거슬러 오를 의지도 능력도 상실한 영적 금치산자와 같은 모습이라고 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일상의 타락과 오염

 

동성애 이슈와 배교의 문제 뿐 아니라, 일상의 삶에도 깊숙이 충격없이 자연스레 신앙을 갉아먹는 타락이 자행되고 있음을 본다. 서울 어느 대형 교회 영화배우 J 장로가 연예인 아내와 더불어, 딸의 술잔치 먹방에 게스트로 나와서 안주를 만들어주며 한몫 거들고 있음을 본다. 장로의 집 안방 거실에 술판을 벌이며, 이것을 대명천지 대한민국에 영상의 송출이 됨에도, 흐뭇한 웃음을 띄고 있다. 하나님 영광에 대한 조금의 가책도 없이, 자녀가 돈을 벌 수 있고 유명해진다면 무슨 일이든 시킬 수 있을 것 같다. 

기독교 TV에 간증자로 나와서, 부모의 신앙과 자신의 삶에 대해 하나님을 이야기하는 유명 S 개그맨은 아예, 개인 술집을 만들어 두고, 온갖 사람을 초청해서 술취한 모습으로 세상 이야기에 취한다. 누군가, 왜 그렇게 하는냐는 질문에, 어차피 술을 먹는 것인데, 영상으로 돈도 벌고 사람도 만나고, 일석이조가 아니냐는 듯이 말을 한다. 한국의 아주 보수적인 교단 교회에 연이어 간증자로 등장해서 인기를 끌던 학원 일타 강사 J 는 버젓이 다른 유튜브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술을 좋아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주작(酒酌)을 한다. 

술에 대해서만 특별히 말하는 게 아니다. 다니엘처럼, 입으로 먹는 음식 하나를 가지고서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는 크리스천(?) 유명인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도 아니다. 한가지, 보통의 일상적인 삶을 살아가는 평범한 그리스도인들에게 하나님의 거룩함이 훼손되도록, 죄로 인한 타락과 오염을 일상화시켜 가는 저들에 행태에 대해 너무나 통분하기 때문이다. 이들의 모습들을 보고 한국에서 온 청년 크리스천들의 삶을 대하는 자세, 죄의 껀덕지가 될만한 일들에 대한 자유분방함이 너무 답답하기 때문이다. 

 

상대적 진리, 타락의 가속화

 

그런데, 이런 답답함은 앞으로 계속, 가면 갈수록 더해질 것이다. 사단의 전략이 너무 명석하기 때문이다. 그중의 하나가, 문명의 이기를 통해 자유롭게 다양한 지식습득이 가능해졌고, 이를 통해 사람들은 각자의 소견이 옳음을 증명할 많은 도구를 스스로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모든 진리가 점차 상대화 되어버렸고, 진리에 대해서, 신앙에 대해서도, 얼마든지 자기 주장대로 살기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세상 가운데 믿음으로 살고자 하는 이들은 반드시 생명을 건 분명한 신앙고백을 요구받게 될 것이다. 그때 우리는 우리가 믿은 바, 그대로를 말하고 선포할 수 있어야 한다. 교회에서 세상을 모르는 꼰대같은 분이라고 해도, 교회가 그래도 이 시대앞에 인생의 타락을 멈추려면, 그런 꼰대 같이 기준을 잡는 몇 사람은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왜 그럴까? 하나님은 희미한 회색 진리,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는 그런 혼돈된 진리를 말씀하지 않으시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우리의 믿는 바가 무엇인가를 분명하게 고백하기를 원하시는 분이시다. 

조금 더 명백하게 말해서, 사람 밥에 개밥을 섞으면 그것은 개밥이지, 사람하고 나란히 먹을 수가 있는 사람 밥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진리와 비진리를 혼용하면, 하나님의 거룩함의 진리가 상실되는 것이지, 결코 진리를 보전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오늘날 많은 이들이 진리와 세상을 한번 섞어보자고 말한다. 융합(融合)의 시대에, 다양성을 인정하므로, 더 우월한 진리를 찾아서 인간에게 보편타당한 복리를 누려보자는 것이다. 가능하지 않다. 진리를 거스르는 궤변에 불과하다. 진리의 구별된 거룩성을 위배하면서까지 만들어갈 만족할 행복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무한히 깨어 경성 해야 한다.

davidnjeon@yahoo.com 

09.21.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