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경험

김경진 목사 (빌라델비아교회 은퇴목사)

사람이 살다 보면 이런저런 경험을 하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동일한 경험을 다 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마다 주어지는 시대 시간 장소 환경에 따라 경험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누구의 경험이 좋고 나쁘고도 분명히 이야기하는 것은 어렵다. 나는 나의 작은 경험을 통해 배운 바를 말해보려는 것이다.

한국의 한 호텔에서 밤늦게 혼자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갑자기 엘리베이터가 멈추었다. 얼마나 당황스러웠는지 경험해보신 분만 알리라. 프론트로 전화를 하자 사람을 보내겠다더니 조금 있다가 누군가 엘리베이터 문을 억지로 열었다. 엘리베이터가 두 층 사이에 끼어있는 형국이었다. 그는 뛰어내리더니 나를 보고 올라가라는데 내 힘으로 뛰어오르는 게 불가능해 보이자 그는 바닥에 엎드린 뒤 자신을 딛고 올라가라고 했다. 별수 없이 그렇게 할 수밖에. 당황한 나는 구두를 신은 채.

나의 경험은 엘리베이터가 멈추며 공포심을 느낀 것과 엎드린 사람 위로 구둣발로 밟고 올라선 것이다. 엘리베이터가 멈춘 것도 그렇지만 사람을 발로 밟고 올라서다니. 그의 요청도 있었고 나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 어떤 경험으로서만 아니라 오늘도 사람의 인격과 삶을 밟고 올라서는 사람은 얼마나 많을까 생각해보니 아찔하고 그런 아찔함도 못 느끼고 사는 자들이 얼마나 많을까? 그것도 구둣발로.

revpeterk@hotmail.com

08.03.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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