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주의 선교의 실체”

백운영 목사 (GP 선교회)

말레이시아는 영국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나라입니다. 지금도 여전히 영국 제국주의 시절의 잔재가 남아있고 또 영국에서 일어나는 일에 민감한 사회인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오랜 기간 영국의 식민 지배 아래 있던 56개 국가 들은 비록 상징적이라 할지라도 여전히 영국 연방이라는 (Commonwealth States) 끈으로 연결되어 있고 그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만드는 세력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많은 독립 국가들은 그런 영국과의 흑역사를 지우기 위해 혼연의 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때론 아직 재정적 자립을 이루지 못한 국가들은 재정적이고 의존적인 식민지 유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종속 국가의 모습을 벗어 버리려고 애쓰는 모습이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물론 말레이시아는 그런 면에서는 자유롭습니다만 영국 교회의 흔적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가장 큰 것이 교단 적인 연결입니다. 영국은 19세기부터 엄청난 숫자의 선교사들을 세계 전역에 보냈습니다. 영국이 가진 힘과 영국 교회의 선교적 열정을 부인하지는 않지만, 당시 영국 교회는 돈과 힘의 위력으로 무장한 식민지 정책과 선교 정책이 맞물려서 정부와 교회가 서로 상부상조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순수한 예수의 복음이 퍼져가지 못하고 서구 교회의 전형적이고 틀에 박힌 예배 형식과 신학이 전파되면서 오히려 기독교의 이미지를 흐려 놓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식민지 시절의 선교는 돈으로 건물 짓고 돈으로 패권을 잡고 떵떵거리며 교회 확장을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것이 최근에는 선교적 흑 역사처럼 여겨지고 있으며 각 국가마다 식민 세력의 교회와는 독립된 새로운 예배, 사역과 선교가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그리고는 선교적 교회로 전환되어서는 자신의 교회를 확장하는 것이 아니라 복음을 그 지역의 문화적 옷을 입고 퍼져 나가는 귀한 모습을 보고 있습니다.

최근 아시아 교회는 돈 없이 하는 선교의 패러다임으로 전환을 부르짖고 있습니다. 지난 몇년간 팬데믹으로 인하여 선교 재정이 위기에 빠졌을 때 그리고 현지에 재정 지원이 줄어든 상황에서도 선교는 중단없이 지속 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상황입니다. 오히려 재정으로 큰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선교는 중단되고 소규모로 모여서 성경을 공부하고 예배에 집중하는 사역들이 더 큰 열매를 맺게 된 것은 선교는 돈이 아닌 사랑과 말씀으로 확산되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것이 더 창의적인 방법으로 선교를 진행하도록 하시는 성령님의 방법인 것을 서서히 확인하고 있습니다. 초대교회 때부터 하나님 나라의 일은 돈이나 행정력이나 위력으로 진행되지 않고 성령의 역사와 말씀의 능력으로 퍼져 나갔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신실한 사역자들은 성령을 의지하고 인내하며 그 일을 진행하고 영혼들의 열매가 맺어지고 있습니다. 선교사를 보내든, 선교사를 받든 모든 교회는 재정의 위력을 지양하고 성령의 능력을 체험하며 순수한 복음이 퍼져 나가는 일에 하나님의 약속이 이뤄지는 것을 목격합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신실하신 약속을 기대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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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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