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해바라기

페루와 칠레지역이 원산지라고 알려져 있는 해바라기. ‘일편단심’, ‘신앙’등의 꽃말을 담고 있는 해바라기의 종류가 70여종이나 된다고 합니다. 그 중 어느 종인지 알 수는 없지만, 얼마 전부터 마당 한켠에 몇 그루의 해바라기가 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해바라기들이 처음 피어날 때는 고개를 반듯하게 들고 서 있더니 시간이 더해지면서 고개를 숙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숙인 고개는 날 수가 더해지면서 더욱더 숙여가고 있었습니다.

그런 해바라기를 보며 제 아내가 물었습니다. 

“여보. 해바라기가 처음 필 때는 저렇지 않았는데 왜 저렇게 고개를 점점 숙여가고 있지?”

순간 내게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들려주었습니다.

“처음 꽃이 폈을 때는 아직 씨가 영글지 않았을 테니 꽃 머리가 텅 비어 있었겠지. 그런데 시간이 더해지며 씨가 영글어가므로 무게가 더해지니 고개를 숙이는 것이겠지. 지금 당신의 질문을 받고 생각해보니 모든 자연의 이치가 해바라기처럼 씨를 맺는 식물들은 영글어갈수록 고개를 숙이는 것 같네. 나도 좀 아는 것이 있으면 있을수록 머리를 숙일 줄 알았으면 참 좋으련만 부끄럽게도 그렇지 못했다는 생각이 드네……” 그런 제게 다가오는 말씀이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능하신 손아래에서 겸손 하라. 때가 되면 너희를 높이시리라(벧전 5:6)." 

 

시애틀 임마누엘장로교회 원로목사

chansong_hase@hotmail.com

09.23.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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