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얼마 전 이태리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 임기 7년의 대통령 선거는 국민들이 직접 뽑는 게 아니고 20개주의 대표 58명과 상원과 하원 의원 950명이 뽑는데 2/3의 득표를 얻어야 한다. 3번 투표해도 나오지 않을 때는 과반 찬성으로 하는데, 단번에 뽑히는 경우는 천지가 진동하기 전에는 불가능하다 싶다. 1971년 선거에서는 23번이나 투표를 해야 했다고 한다.

이번에 후보로 나온 분들은 열 댓 명이 넘을 정도로,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넘쳐난다. 그 중에는 얼마 전 임기를 마친 직전 대통령도 물러나지 않고 엉거주춤 자리를 같이했다. 어렵겠지만 당선만 되면 가장 좋은 자리가 아닐까 싶다. 무려 7년 동안 큰 비난 받지 않고 국민들을 향해 손만 잘 흔들면 되는 대신, 영광과 인기를 받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너도나도 하겠다고 나섰다.

그런데 과반수를 얻기 위한 투표를 무려 여덟 번이나 반복해야 했다. 처음 투표에서는 직전 대통령이 36표 밖에 얻지 못했다. 그런데 20개 정당 대표들이 한번 투표하고 당선에 필요한 표를 얻지 못할 때마다 협상을 벌리고, 또 다시 협상하고를 무려 일곱 번이나 반복한 후에 여덟 번째의 투표로 직전 대통령을 다시 뽑았다. 아무래도 무소속이이기에 어느 정당에 속한 것보다 장점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어떤 대통령은 한 번 더 하라고 권하자, 아이고, 골치 아픈 자리를 왜 또 맡겠느냐면서 사양한 사람도 있다. 이처럼 절제할 수 있는 미덕은 아름답게 보인다. 정치가에게 절제라는 단어처럼 아름다운 단어는 드믈 것이다. 

로마에서 나폴리 고속도로를 가는 중에 아르피노(Arpinum, Arpino)라는 마을이 있다. 그 마을은 이태리 전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산동네 마을이다. 그런데 그 작은 마을에서 위대한 인물 두 사람이 태어났다. 한 사람은 마리우스(Gaius Marius BC157-86)요, 또 한 사람은 철학자며 정치가요, 인문학이란 단어를 처음 사용한 키케로이다. 그런데 마리우스는 아주 드물게 집정관을 일곱 번이나 연임했다. 국가적 위기에서 원로원의 요구 때문이기도 했고, 탐욕 때문이기도 하였으나 그로 인한 피해가 컸다고 로마사를 기록한 영국의 기본은 언급하였다. 

그 전에는 국가적 변란에나 외세가 침략해올 때 원로원의 가결로 집정관을 임명하여(보통 6개월 동안) 국가적 위기를 해결한 후에는 다시 원로원의원으로 돌아가던지 아니면 야인이 되는 것을 공화정의 미덕으로 여겼다. 그래서 탁월하게 집정관직을 수행한 어떤 자에게는 한 번 더 하라고 했더니 그 복잡한 자리를 왜 또 맡겠냐면서 손 사례를 치면서 야인으로 돌아간 사람도 있다.  

그런 역사적 흐름을 잘 알고 있었던지 거대한 로마제국이 사라지고 1천4백 년 동안 도시국가로 연명해오면서 이태리는 유럽의 동네북 같은 신세였다. 그런 조국을 목숨 걸고 나서서 통일을 이룬 주세페 가리발디(1807-1882) 장군이 있다. 그는 남미나 미국의 남북전쟁에도 개입했는데 분연히 일어나 통일운동에 앞장섰다. 그리고 통일을 이룬 후 왕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내가 할 일은 여기까지라고 하면서 성공한 자에게 기다리는 권력의 자리를 마다하고 야인으로 돌아갔다. 얼마나 멋진 일인가!

지금 우리나라(한국)는 대통령 선거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동양의 작은 나라를 세계적으로 부상케 하는 놀라운 시대 상황에 걸맞는 지도자가 나오기를 소망한다. 그래서 마지막 시대, 세계선교를 탁월한 반석위에 올려놓을 수 있는 시대가 열리게 되었으면 한다. 그것이 하나님의 간절하신 마지막 염원이 아니겠나 싶다. 그것을 성취할 수단으로서의 부합하는 지도자가 나온다면 주님의 재림도 앞당겨질 수 있겠다 싶다.

chiesadiroma@daum.net   

02.19.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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