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이해를 뛰어넘어 인정하십시오

송상현 목사 (로스앤젤레스장로교회)

한국과 미국은 대통령 선거로 온 나라가 떠들썩합니다. 미국에서는 공화당의 밋 롬니(Mitt Romney) 후보와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Barak Obama) 대통령이 각각 전국 유세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연설을 통해 또한 미디어를 동원해서 상대방의 약점을 최대한으로 부각시켜 흠집 내기 전쟁을 하고 있습니다. 중간의 부동표심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한나라당의 박근혜,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무소속의 안철수 후보가 삼파전으로 뜨거운 열기 속에 대통령이 되기 위해 전국을 돌며 국민들에게 한 표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상대방의 과거, 실수와 부족함을 신랄하게 비판하며 상대방에게 치명타가 될 어떤 결정적인 것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무겁기만 합니다. 선거철만 되면 상대방의 장점을 인정하고 격려해주고 결점을 보완해주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어릴 때는 자라서 성인이 되면 모든 것을 다 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성인이 되고나니 인생을 조금 더 살아 많은 경험을 하고 나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인생을 살아가면서 깨닫는 것은 모든 것을 이해하려고 애를 쓰고, 따지고, 사실을 파헤치며 밤새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내 삶에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짧은 생애를 통해 그분의 뜻을 헤아리고 이 땅에서 이루어 가면서 살아가는 것이 가장 복된 삶이되는 것입니다.

나의 장점을 드러내며 나의 경험과 실력을 동원해서 나의 의견을 반영하려고 하면 어느새 주위에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가 소원해지고 갈등과 상처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나의 연약함을 인정하고 부족함에 지혜를 더해달라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면 의외로 많은 손이 나의 인생을 잡아 바른 길로 이끌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내 뜻을 관철하려고 하지 말고 상대방의 말과 의견에 귀를 기울여주십시오.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애를 쓰지 말고 그냥 인정해주십시오. 이해력은 한계가 있습니다. 이해력을 의지하지 말고 긍휼과 자비를 사랑으로 표현하여 상대방을 품어주십시오.

이해되지 않아도 인정할 것을 인정할 때 놀라운 삶이 펼쳐지게 될 것입니다. 이해가 안 되는 것을 다 이해할 수 있어야 남을 인정하겠다고 하는 것은 남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말과 같은 것입니다. 사람마다, 지역마다, 문화마다 많이 다릅니다. 미국은 각 주마다 법이 다릅니다. 가끔 이해가 안 가는 법들도 많습니다. 알라스카(Alaska)에서는 곰을 총으로 쏠 수 있지만 사진을 찍으려고 잠자는 곰을 깨우면 불법입니다. 미시간(Michigan)에서는 아내가 남편의 허락 없이 머리를 자르면 불법이고, 노스캐롤라이나(North Carolina)에서는 음정에 맞지 않게 노래하면 불법이고, 애리조나(Arizona)에서는 선인장을 함부로 잘라가지면 징역 25년형까지 처하게 됩니다. 사람과 문화의 차이를 다 이해해 보겠다고 하면 웃으며 살아갈 인생의 여유가 사라집니다. 그냥 인정하십시오. 이해도 중요하지만 인정이 더 중요합니다.

교회는 작은 가족들이 모여 있는 큰 가족입니다. 교우들이 지도자들의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늘 수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도 그렇게 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사랑과 존경을 표현할 때 지도자는 교우들을 위해 목숨을 내려놓을 힘을 얻게 됩니다. 지도자들은 연약해 보이는 성도들 일지라도 “함께 해주셔서 힘이 됩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라고 격려해줄 때 그들의 헌신을 경험하게 됩니다. 사회에서도 힘든 이민생활을 하는 주위의 사람들에게 이해의 폭을 넘어 장점을 인정해주고, 수고에 감사하고 격려해주는 삶을 살아가며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가야 하겠습니다. 인정은 상대방에게 주는 따뜻한 느낌입니다. 이러한 느낌을 전하면서 10월을 맞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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