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대선(大選), 대통령선거의 해다. 국민들의 직접선거로 대통령을 선출하는 대한민국의 대선 관 련 뉴스를 보면 수십년 전 선거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을 느낄 수 있다. 오히려 상대 후보에 대한 교묘하고 치밀한 흑색선전은 더 가열되어 치졸한 싸 움판이 된 것 같은 작금의 상황 속에서 무언가를 자 꾸 빼앗기는 것 같은 국민들은 어디서 삶의 만족을 얻을 수 있을까?
대부분의 서민(庶民, 국민)들은 ‘열변을 토하는 후 보들은 왜 대통령이 되려고 할까?’라는 의문을 풀지 못하고 있다. 임기를 마친 후 행복한 생활로 이어진 역사를 갖지 못한 한국에서 그들은 왜 여전히 그 자리를 향해 똑같은 마음으로 달려가는지 답을 찾지 못하겠다. 그래서 안타깝 다.
차라리 프랑스 미학자 에티엔 수리오가 말한 ‘황홀함’이라는 뜻의 ‘라비스 망’처럼 어떤 것에 마음을 완전히 몰입해 삶을 고양하는 최고의 방법이기에 거기로 달려가는 길을 선택한 것이라면 그 또한 능력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여전히 ‘최고 권력의 자리’로 인식될 뿐인 ‘그 자리’를 향해 달려가는 후보들 과 정치인들에게서는 도무지 ‘나라와 민족, 미래와 희망’과 같은 위민(爲民) 이나 정치(政治)의 원래 의미를 도무지 찾아볼 수 없으니 답답할 뿐이다.
덴마크에서는 일년중 마흔 한 번째 금요일(대개 10월경)을 모션스데이 (Motions Day)라고 이름붙이고 전국의 학생들이 함께 운동을 하는 행사를 지켜오고 있다. 1982년에 시작한 이 행사는 40년이 되는 올해도 준비되고 있는데 작년에도 전국 학교의 96%, 약 65만 명의 학생들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되었다고 한다.
신체활동이 점점 줄어드는 학생들이 운동에 흥미를 갖게 하고 나아가 운 동을 통해 ‘함께 사는 사회’를 체험하는 교육효과를 얻고 있는 이 행사소식 을 들으면서 이젠 사라진 전교생 운동회나 마을 체육대회, 교회들의 전교인 체육대회가 아쉬워진다. “청팀 이겨라, 백팀 이겨라‘를 외치며 함께 손잡고 외치며 업고 달리면서 함께 부둥켜안던 운동회가 지속되었다면 오늘날 한 국정치는 어떤 모습이 되었을까?
그래서 생각되는 것이 어깨동무이다. 학교 다녀와 책가방을 던져놓고 동 네골목에 모여 놀다가 해질녁 밥 먹으라는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오면 한 줄 로 쭈욱 서서 어깨를 이어 잡고 ’어깨동무 내 동무 미나리 밭에 앉았다‘를 부 르며 같이 앉았다 일어났다 하며 집으로 돌아가던 어린 시절의 그 골목길 그 놀이.
이렇게 날마다 ‘모션스데이’였던 그 때가 그리운 이유는 ‘함께’가 없어진 이 시대가 주는 슬픔 때문이다. 더구나 COVID19 바이러스로 인해 ‘함께’를 빼앗긴 이 시대는 직장에서도, 학교에서도 나아가 교회에서마저도 쫓겨나 와 각자의 개인 공간 속에 갇혀버리게 되었다. 수많은 기업들의 원격근무( 재택근무)제도라든가 식당과 공공장소의 출입인원 제한 등으로 인해 ‘함께’ 를 빼앗겨버린 것이다.
대통령선거 후 대통령 자리는 누군가 한 사람의 자리가 되겠지만 수많은 국민들은 여전히 한반도 땅에 ‘함께’ 걸어가야 할 어깨동무 친구라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땅따먹기 놀이는 ‘가지려는 놀이’였지만 집으로 돌아 가는 아이들의 어깨동무는 ’함께 즐기는 놀이‘였다는 기억을 되살려보기를 바란다.
무엇을 가짐으로써, 더 가짐으로써 만족해하는 인간본성이 삶의 진정한 만족을 만나기를 바라면서 칼빈의 교훈을 덧붙여본다. “그리스도인은 그리 스도와의 생명적 관계 안에서, 모든 형편에서 자족하게 되고 이길 힘을 갖 게 된다. 이것이야말로 그리스도인의 삶의 비밀이며 참된 능력의 원천이 다.”
혼자 차지해야하는 욕망의 역사와 홀로의 자리로 내몰린 팬더믹 속에서 도 예수 그리스도는 생명의 관계를 맺게 함으로써 서로를 하나 되게 하신 다. 치졸한 치열함 속에 다가오는 한국 대선 기간 중일지라도 바이러스의 두려움이 여전한 가운데서도 ‘성령의 하나 되게 하심’, 그 하나 됨을 통해 진 정한 삶의 만족을 찾는 교회와 성도들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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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2.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