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와 청소년 자살

2020년 3월부터 우리는 코로나와 투쟁하면서 이전에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환경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모든 학교는 문을 닫았고 교회도 대부분 온라인으로 옮겨갔습니다. 얼굴과 얼굴을 대하며 감정과 삶을 나누던 기회가 단절되었습니다. 어떤 이들은 이것을 ‘새로운 표준’(The New Normal)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받아들이려고 시도했습니다. 그렇게 어색한 모습으로 1년의 시간을 보내었습니다. 1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우리는 얼굴과 얼굴을 대하지 못하는 인간의 삶이 얼마나 쓰라린 아픔을 가져오고 있는지 청소년들의 삶을 통해서 확인하고 있습니다.

근자에 들어와 콜로라도주에 소재한 소아과병원마다 응급환자들로 넘쳐나고 있습니다. 코로나 감염으로 인한 것이 아닌 미 전역을 휩쓸고 있는 청소년 자살시도 때문입니다. 콜로라도 스프링스 도시의 경우 2020년 1월과 2021년 1월을 비교했을 때 자살시도율이 무려 145%나 증가했습니다. 주(州) 전체로 보았을 때 2019년 4월과 2021년 4월에는 무려 90%나 더 많은 청소년들이 자살시도와 관련되어 응급실에 실려 왔습니다. 

주정부 담당자들과 소아정신과 의사들 모두 갑작스런 자살증가에 놀라움을 금하지 못합니다. 당연히 일어나는 질문은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가?’입니다. 여러 가지 의견들이 있지만 보편적인 일치점은 ‘청소년층에서 극도로 줄어들고 있는 인내심과 절제심’을 지적합니다. 대수롭지 않은 일, 예컨대 교내 야구선수로 뽑히지 못한 것이나 성적이 생각보다 낮아졌다는 것으로 인해 자신의 생명을 끊으려는 시도를 한다든지 아니면 그 절망감을 약물복용을 통해 해결하려다 자살로 나가게 된다고 말합니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함께 모여서 운동하거나 에너지를 발산하지 못한 채 고립된 상황에서 온라인으로 공부를 하며 제대로 된 친구들과의 만남이 줄어든 상황들로 인해 학생들의 마음을 풀어줄 수 있는 기회가 현격하게 줄어든 것이 이런 문제의 근본적인 이유 중의 하나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교회든 학교든 직장이든 함께 모인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는 팬데믹 시기를 지내면서 몸소 배우고 있습니다. 결코 신앙도 청소년 시절의 사회성도 혼자서 온라인을 통해서 제대로 만들어질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합니다. 함께 모이기 때문에 싸움과 갈등이 있지만 그 속에서 인간은 오히려 서로를 키워주고 살려주는 힘이 생성됨을 깨닫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코로나를 벗어 나가면서 우리의 신앙생활도 다시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혹은 대면으로 드리는 주일예배이었지만 예배 후 아무런 교제도 갖지 못하고 쏜살같이 교회당을 벗어나야 했던 숨가빴던 코로나 훈련도 다 마쳐 갑니다. 이제는 예배 후에 잠시이지만 그래도 같이 모여 기쁜 일도 슬픈 일도 함께 듣고 웃거나 울기도 하며 믿음의 공동체를 아름답게 살려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인간은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만나 피부의 감촉과 따뜻함을 나눌 때 비로소 너와 나가 인간으로 이 땅에 서 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이것이 창조주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심어주신 본래의 모습인가 봅니다.

모이기에 힘쓰며 함께 모여 사랑도 갈등도 웃음도 울음도 기도도 찬양도 때론 절망도 나누는 것! 바로 그것이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우리를 살려주는 힘이 됨을 코로나를 지나가며 다시 배웁니다. 샬롬!

hankschoi@gmail.com

07.17.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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