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가 소의 짐을 거들어주는 모습만으로도

농부가 소의 짐을 거들어주는 모습만으로도

-장편소설 '대지'로 1933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펄벅 여사가 1960년에 우리나라를 처음 방문했을 때의 일입니다. 그녀는 일행과 함께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경주 시골길을 지나고 있었습니다. 한 농부가 소달구지를 끌고 가고 있었습니다. 달구지에는 가벼운 짚단이 조금 실려 있었고, 농부는 자기 지게에 따로 짚단을 지고 있었습니다.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이상하게 볼 광경이었습니다. 힘들게 지게에 짐을 따로 지고 갈 게 아니라 달구지에 짐을 싣고 농부도 타고 가면 아주 편할 텐데... 통역을 통해 그녀는 농부에게 물었습니다. "왜 소달구지에 짐을 싣지 않고 힘들게 갑니까?" 그러자 농부가 대답했습니다. "에이, 어떻게 그럴 수 있습니까? 저도 일을 했지만, 소도 하루 힘들게 일했으니 짐도 나누어서 지고 가야지요." 그녀는 농부의 말에 감탄하며 말했습니다. "저 장면 하나로 한국에서 보고 싶은 걸 다 보았습니다. 농부가 소의 짐을 거들어주는 모습만으로도 한국의 위대함을 충분히 느꼈습니다." 당시 우리나라 농촌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었지만 그녀는 고국으로 돌아간 뒤 이 모습을 세상에서 본 가장 아름다운 풍경이었다고 고백했습니다. 비록 말 못 하는 짐승이라도 지극히 사랑하는 마음으로 존귀하게 여겼던 농부처럼 우리는 본디 작은 배려를 잘하는 민족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어떤가요? '나만 아니면 된다'는 식의 이기적인 사고로 꽉 차 있지는 않은가요? 내가 좀 손해 보더라도 서로의 짐을 나누어지고 함께 걷는 것. 말 못 하는 짐승이라도 존귀하게 여겼던 농부의 배려심을 닮아가는 것. 배려심이 부족한 지금 우리에게 강한 울림을 줍니다(퍼온 글). 

그동안 잊고 살았던 농촌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해준 이야기라 옮겨보았습니다. 나의 일상에서 만나지는 매순간순간의 사건들 안에 있는 사람들을 항상 배려하며 산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리하며 살아보리라 마음먹은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선물은 그 수고와는 비교되지 못할 정도로 어마합니다. 배려는 마음의 울림 즉 ‘감동’을 줍니다. 감동은 ‘소통과 공감’을 일으킵니다. 소통과 공감은 함께 인생길 가는 ‘진정한 벗’을 만듭니다. 진정한 벗은 인생을 서로가 외롭지 않게, 멋지게, 아름답게, 감미롭게, 행복하게 느낌으로 함께 살게 합니다. 이 모든 것이 바로 배려의 힘이요 선물입니다. 

고대 그리스 아테네의 시인이자 극작가인 메단드로스는 말하기를 “마음을 자극하는 단하나의 사랑의 명약 그것은 진심에서 나오는 배려”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나와 우리들은 그렇게 살지 못합니다. 그 요인이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무엇이든 나를 중심으로 생각하고 출발하는 ‘이기심’, 무엇 하나를 해도 어차피 비교가 되는 현실에서의 ‘경쟁심’, 살아가는 상황 안에서 어쩔 수 없이 부대껴야 하는 ‘무한생존투쟁과 욕심’, 점점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과 미처 준비부족에서 오는 ‘조급함’, 아니면 정반대로 무한생존경쟁에서 승리가 가져다주는 ‘자만심’ 등등 수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원인들이 내 안에서 복잡하게 얽히고 작용하여 나의 ‘평정심’을 빼앗아 갑니다. 사단은 이렇게 인간의 죄된 본성들을 적극 이용하여 우리를 ‘초조, 불안, 교만’으로 끌고 갑니다. 그리고 궁극적인 목적인 ‘평화’를 빼앗아 갑니다. 

평화를 빼앗긴 사람은 그냥 놔둬도 주변 관계된 사람들에게 많은 상처들을 주며 파멸을 향해 굴러갑니다. 우리는 이런 사단의 올무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끊고 나가 주님 주시는 평화를 되찾아야 합니다. 주님이 주시는 인생의 참된 행복과 기쁨과 감사를 회복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예수쟁이들은 모든 물음에 대한 답을 성경에서 찾아야 합니다. 사람은 물어보고 성경은 대답합니다. 성경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주님은 일단 가장 먼저 “모든 일을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우리들의 마음에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는 겸손한 마음”을 가지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내가 “내 일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 일을 돌봐줄 때 주님이 기뻐하신다”고 하셨습니다. 이 마음은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이니 우리에게 이 마음을 품으라고 말씀하십니다(빌2:1-8). 바로 주님이 이 땅에 오시고 십자가를 지셨던 그 마음을 품고 역부족일지라도 그리 실천하려고 씨름하고 몸부림치는 삶을 살라고 하십니다. 이때 역사와 시대의 변곡점인 제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우리들에게 주는 부정적 영향들인 ‘초조, 불안, 무한 경쟁, 생존, 갈등, 분열, 투쟁, 압박, 욕심과 욕망, 고독, 소외’ 등등 안에서조차도 주님이 주시는 평화를 잃지 않게 될 것입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함께 돌보며 배려와 격려로 살아갈 때 주님 주시는 평화를 지켜 나갈 수 있을 것이고, 그때 감동과 소통과 공감이 함께 하는 인생의 벗들, 천국 길 함께 가는 친구들과 함께 크로노스(세상의 시간) 안에서 카이로스(하나님의 시간)을 행복하게 살게 될 것입니다. 이런 평화와 행복과 감사와 기쁨이 회복되시기를 기도하며 소망합니다.                                                                     

pastor.eun@gmail.com 

07.03.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