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 응전

인류 문명의 발달과정을 잘 보여주는 역사책 아놀드 토인비가 쓴 ‘역사의 연구’가 있다. 이 책에서 중요하게 말하는 두 단어가 나온다. 도전과 응전(challenge and response) 그리고 창조적 소수(creative minority)다. 인간 사회가 새롭게 발전을 할 때 반드시 다가오는 도전이 있다. 이 도전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시도한다. 이것이 응전이다. 어둠을 돌파하고 나올 때 인류는 발전을 거듭해왔다. 문제는 누가 이 어둠의 시대와 힘겨운 환경을 뚫고 돌파해 나갈 것인가에 있다. 

토인비는 기존 생각과 전혀 다른 접근을 시도한다. 일반 역사가들은 문명이 발전하려면 안락한 환경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해왔다. 인류의 4대 문명 발생지의 배경을 말할 때 공통점이 좋은 환경 여건이라고 가르쳐왔다. 인더스강의 인더스 문명, 티그리스 유프라테스강의 메소포타미아 문명, 나일강의 이집트 문명, 그리고 중국 황하의 황하 문명이다. 모두 강을 중심으로 교통이 편리했고 농경시대에 물 공급이 풍부한 지역이었다. 좋은 환경이 문명 발전의 근거라는 말이다. 

토인비는 이러한 기존 세계관에 혁명적 수정을 요구한다. 인류 문명의 발전 주도한 이유는 편안한 환경이 아니라, 오히려 고난과 역경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문명이 발전했다고 주장한다. 토인비의 가르침은 설득력이 있다. 나일강은 범람해서 농사를 짓기에는 좋지만 인간이 살기에 적합한 지역은 아니다. 나일강이 넘치는 것이 인간 세상에 하나의 도전이다. 인류는 이에 응전하기 위해 나일강의 범람 시기를 정확하게 측정하기 원했고 이런 필요성이 천문학과 기하학의 발전을 가져왔고, 결국 인류 문명 발전을 앞당겼다. 중국 문명의 젖 줄기인 황하도 마찬가지다. 나도 중국 란주에 몇 차례 방문했을 때 황하의 강줄기를 자주 보았다. 황하는 그 이름처럼 사시사철 흙탕물이 흐르는 강이다. 중요한 것은 좋은 환경이 아니다. 어둠을 뚫고 돌파하는 그 누군가를 통해 역사는 발전했다. 토인비는 이런 사람을 창조적 소수라 부른다. 

기독교 역사도 마찬가지다. 역사의 어둠이 세상을 덮을 때마다 시대의 등불처럼 하나님 앞에 나타난 사람들이 있다. 성경의 12제자들은 유대교를 뚫고 나왔고, 예수님을 믿다가 순교당하는 로마의 칼날을 뚫고 세상의 한복판에 섰다. 사도 바울도 마찬가지다. 한 사람이 하나님 앞에 변화를 받았을 때 그로 말미암아 지중해의 영적 지도가 바뀌었다. 중세의 어둠을 뚫고 진리를 선포한 마르틴 루터 한 사람으로 종교개혁의 불길이 일어났고 복음을 위해 생명을 던진 존 칼빈 한 사람으로 인하여 종교개혁은 찬란한 꽃을 피웠다. 진젠돌프라는 한 사람으로 온 세상을 그리스도의 피 빛으로 물들인 선교역사가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오늘 팬데믹이라는 시대에 코로나바이러스는 육체의 생명을 위협하지만 더 무서운 것은 영적 건강을 위협하는 팬데믹이다. 한국과 미국 그리고 온 세상은 현재 영적 팬데믹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신앙이 무너지는 세상, 예수 밖의 다른 길을 강조하는 사람들, 그리고 하나님이 세운 원리를 따라 남녀가 아닌 동성애가 합법화 되는 시대를 맞이했다. 세상에 빛으로 소금으로 부름을 받은 그리스도인이 어느 때보다 세상의 지탄이 되고 있는 안타까운 시대 앞에 서 있다. 이 시대 기독교가 젊은이들에게 더 이상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영적 팬데믹 시대에 살고 있다. 

기독교 종주국이라는 영국은 교회를 다니는 비율보다 이슬람 사원을 다니는 비율이 더 높다. 개신교 아버지 존 칼빈의 숨결이 녹아있는 프랑스는 현재 교회를 다니는 사람이 1% 미만이다. 무슬림은 벌써 10%를 넘었다. 마르틴 루터의 정신을 간직한 독일 교회는 사람은 사라지고 건물만 남아 과거의 향수를 그리워할 뿐이다. 

이 시대의 신앙인과 교회는 기독교 역사에 가장 큰 영적 도전 앞에 직면해 있다. 기독교 교회를 강타한 핍박과 장애물 앞에서 하나님은 언제나 영적 진보를 이루어 오게 하셨다. 중요한 것은 이 위기를 뚫고 영적 돌파를 이루어낼 사람이다. 누가 역사의 도전 앞에 영적으로 응전하여 하나님 나라를 세워갈 것인가? 하나님은 오늘 이런 영적인 창조적 소수의 사람을 찾고 계신다.                preachchrist@kcpc.org

06.26.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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