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금융시장을 달구고 있는 아주 강력한 이야기 중의 하나는 ‘가상화폐’입니다. 지난 2월부터 급상승한 가상화폐 가격으로 인해 돈을 투자하기만 하면 이익이 생긴다고 해서 ‘돈복사’ 시장으로까지 불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중국을 선두로 하여 가상화폐에 대한 정부의 금지 및 규제정책으로 인해 정신없이 요동치는 가치로 인해 젊은 직장인들, 특히 20-30대 직장인들이 웃다가 울다가를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하곤 합니다. 지난 1분기 동안 가상화폐에 신규투자한 사람들의 연령을 분석한 한국자료에 의하면 20대가 32.7%(81만6039명) 그리고 30대가 30.8%(76만8775명)로 20-30대가 전체의 63.5%에 해당됩니다.
왜 이렇게 젊은이들이 투기와 신용도 없는 그런 가상화폐 시장에 미치도록 뛰어들고 있을까요?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저명한 학자인 폴 크르그먼 교수는 2009년에 등장한 가상화폐가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여 소유권도 증명되고 물건도 구입할 수 있는 화폐의 역할을 할 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가상화폐가 현실에서 사용되는 곳은 돈세탁이나 해커들의 부정한 요구를 들어주는 불법적인 분야들임을 지적하며 제대로 된 화폐의 기능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 효용을 찾기 어렵다는 입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이 그토록 가상화폐에 목을 매는 가슴 아픈 현실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 이유는 이곳 외에 다른 곳에서는 희망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의 연봉이 인상되는 것과는 비교될 수 없을 정도로 급속한 속도로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나마 그런 아파트와 같은 부동산은 가격이 너무 높아 투자하고 싶어도 가진 자본이 부족해서 투자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유일하게 적은 금액으로도 일확천금을 노릴 수 있는 곳이 바로 가상화폐 시장이 된 것입니다.
얼마 전 가상화폐 시장에 ‘도지코인’으로 불리는 가상화폐가 등장했습니다. 이 코인은 2013년 12월에 빌리 마커스와 잭슨 팔머라는 사람이 가상화폐를 조롱하기 위해 장난삼아 만든 것이었는데 그게 2021년에 들어와서 4,600% 이상 가격이 오르기도 했습니다. 2020년 0.002달러(0.2센트)에 불과하던 것이 지난 5월 22일 34.4448전에 거래되었습니다. 무려 17,222배 오른 셈이지요. 10불 투자했으면 172,220불이 되니 젊은이들이 직장보다 가상화폐에 미치는 것이 당연하기도 합니다.
도지코인이 마스코트로 일본의 시바견을 사용한 이후 개코인이 시장에 우후죽순으로 나왔습니다. 그 중에 하나 눈 여겨 볼만한 것으로 일본의 시바견에 대항하여 한국의 진돗개를 마스코트로 한 ‘진도지코인(Jindoge)’이 있습니다. 개발자들이 자체 홈페이지도 만들고 암호화폐거래소에 상장을 준비 중이라고 홍보를 하며 시장에 등장했습니다. 지난 5월 11일에 시작해 무려 1,000조개의 진도지코인을 발행했습니다. 그런데 이 코인을 발행한 이틀 뒤인 5월 13일, 개발자들은 한꺼번에 시장에 175조개의 코인을 처리한 후 잠적했고 해당 웹사이트는 사라졌고 코인은 무려 97% 급락했습니다. 발행자들은 26억원이라는 돈을 챙겨 잠적했지만 많은 사람들, 특히 일확천금을 노리던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돈을 날리게 된 것입니다. 매일경제신문에 의하면 단돈 50만원만 있으면 가상화폐의 발행과 백서제작에다 판매까지 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하니 불쌍한 세상입니다.
어느 시대나 돈에 대한 집념과 사랑은 있었지만 지금처럼 노력 없이 다른 사람들의 주머니를 법의 보호, 즉 합법을 가장하여 훔치려는 시도가 공개적으로 일어난 시대는 없었습니다. 그것을 투자라는 명목으로 인정해주는 문자 그대로 돈이 주인행세를 하는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의 흐름 속에서도 땀 흘리며 신앙인의 걸음을 걷는 아름다운 믿음의 사람들이 더 그리워집니다!
샬롬!
hankschoi@gmail.com
06.12.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