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F, FOR, WITH, BY

-한 사람이 아침마다 반려견인 개를 데리고 운동을 나왔습니다. 날마다 개하고 달렸습니다. 사람은 그를 향해 “저 사람은 개하고 사는 사람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열심히 달려도 개한테 지니까 사람들은 뒤에서 수근댔습니다. “저 사람은 개보다도 못 달린다, 개만도 못하네!” 그래서 그 소리를 듣기 싫어서 더 달려서 드디어 개하고 비슷하게 같이 뛰었습니다. 그랬더니 사람들은 말했습니다. “야, 저 사람은 개만큼은 달리는구나, 개 같구먼” 몇 년 후에 노력해서 개를 이겼더니 사람은 비로소 말했습니다. “저 사람은 개도 이기네. 개보다는 낫네”고 평가했다고 합니다. 이 사람에게는 평생을 노력해서 얻은 것이 겨우 ‘개보다 낫다’였다고 합니다(퍼온글).

그 사람이 무엇과 경주하고 살고 있나를 보면 그 사람이 어디에 가치를 두고 살아가는 가가 보입니다. 독일의 신학자 고가르덴은 ‘인생은 네 개의 전치사(of, for, with, by)에 의해 결정된다’고 말합니다. 첫째는 누구에 ‘의한’(of) 삶이냐, ‘삶의 주체’에 대한 문제입니다. 둘째는 무엇을 ‘위해’(for) 살 것이냐, ‘삶의 목적’에 대한 문제입니다. 셋째는 누구와 ‘함께’(with) 하느냐, ‘관계’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무엇에 ‘의해’(by) 사느냐, ‘삶의 방법’에 대한 문제입니다. 이 네 개의 전치사 ‘of, for, with, by’의 질문에 우리가 어떻게 응답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삶의 모습이 드러나게 됩니다. 생각해 봅니다. 

지금까지 우리들은 그동안 이 4가지 전치사 ‘of, for, with, by’에 대해 어떻게 응답하며 여기까지 왔습니까? 그리고 2021년에는 어떻게 살려고 합니까? 자본주의 사회는 주로 돈과 경주를 합니다. 돈과 경주하는 사람은 욕망이라는 이름의 종점 없는 열차를 따라 달려갈 뿐인 ‘돈 사람’들입니다. 결국 ‘허무’만이 남을 뿐입니다. 어떤 사람은 권력과 경주를 합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인가 권력의 탑에서 추락해 그것이 ‘허상’임을 깨닫게 됩니다. 소인은 사람과 경주를 합니다. 사람과 경주하면 질투와 시기심의 노예가 되어 점점 자신이 고립되어 고독하게 죽어갈 뿐입니다. 사람은 경주의 대상이 아니고 협력의 대상입니다. 참 사람은 모름지기 ‘나눔, 평화, 상생, 생명’ 등과 같은 참된 가치를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다산 정약용은 18년의 길고 긴 유배생활을 하면서 어떻게 사는 것이 참된 가치 있는 삶인지에 대해 진지하고 정밀하게 숙고하면서 그 결과를 큰 아들 학연에게 다음과 같이 남겼습니다. “온 세상에서 제대로 살아가려면 두 가지의 큰 기준이 있다. 하나는 ‘옳고 그름의 기준’이요, 둘째는 ‘이로움과 해로움의 기준’이다. 이 두 가지 큰 기준에서 네 단계의 큰 등급이 나온다. 1번째는 옳음을 고수하고도 이익을 얻는 삶, 2번째는 옳음을 고수하고도 해를 입는 삶, 3번째는 그름을 추종하고도 이익을 얻는 삶, 마지막 가장 낮은 단계는 그름을 추종하고도 손해를 당하는 삶이다. 이 가운데 가장 가치 있는 삶은 2번째 등급인 옳음을 고수하고도 해를 입는 삶이다.” 

의미있게 가슴에 담아봅니다. 하나님 나라의 정의와 공의를 믿고 흔들리지 않는 믿음의 삶을 살아갈 때 가치기준이 다른 세상에서 부대끼며 핍박을 받아 해를 받는 것은 당연한 삶입니다. 그러나 ‘의를 위하여 박해를 받은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라’(마5:10), 그리고 포기할 수 없는 삶,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지 아니하면 한 알 그대로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느니라’(요12:24). 내가 세상을 살면서 이렇게 하나님의 말씀을 끌어안고 몸부림치며 이타적인 삶을 한번 살아보겠다고 굳게 마음먹고(for), 같은 가치, 같은 마음, 같은 영을 갖고 사는 사람들과 더불어 함께 모인 교회에서(with), 서로가 서로를 붙들어주고 배려하며 격려해주고 의지하며 살아가는(by), 거기에 하나님의 은혜와 평화 그리고 생명과 축복이 있다는 것을 확신하며 사는 사람들(of)이 바로 크리스천들입니다. 

이제 코로나 백신접종이 시작되어 한편으론 마음이 놓이지만 다른 한편으론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다시 불안해지기도 합니다. 그동안 코로나와 코로나로 인해 침체된 경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당하며 여기저기 깊은 신음소리가 들려옵니다. 거기에는 나의 소리, 당신의 소리, 우리들의 소리가 들어있습니다. 이 한가운데 서서 살아가자니 우리들의 삶의 가치인 신앙에도 많은 회의와 위기가 닥칩니다. 우리는 이럴 때일수록 나 자신에게 스스로 더욱더 ‘of, for, with, by’를 물어보며 하나님만을 선명하게 바라볼 때 하나님의 놀라우신 섭리의 계획이 우리들의 인생 안에 나타나고 이뤄지는 성취의 복을 살게 될 것입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렵다지만 그래도 올 한해가 하나님과 주님과 교회 안에서 치유되고 회복되며 열매 맺는 축복된 삶을 그려보는 시간 시간들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하나님만이 약속이자 대답이십니다. 주님만이 생명이십니다. 교회가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pastor.eun@gmail.com

03.06.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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