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극복합니다

어제 하루 이태리의 코로나 감염자는 4만902명, 사망자는 550명으로 최고를 찍었다. 이 땅의 역사는 전쟁과 질병과 고난으로 점철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그런 사건들은 대부분 국지적으로 일어났다. 세계의 어느 특정지역에서 일어났고 모든 곳에서 동시에 일어난 것은 아니다.

인류역사상 가장 큰 전쟁으로 치부되는 세계 1, 2차 대전도 엄밀하게 보면 유럽에서, 그리고 일본에 의해 아시아와 태평양의 일부분에서 치르게 된 것이다. 고로 많은 지역에서는 전쟁의 소문만 들을 정도이었다. 전선에서는 치열하게 전쟁을 치르고 있었지만 후방에서는 직접적은 충격은 받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바이러스는 온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고, 또한 뚜렷하게 전선이 형성되지 않았고 또한 적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더욱 힘든 전쟁이다.

이놈은 아주 영악해서 자신의 졸개들을 사람들이 많이 왕래하는 자리에 남겨놓는다. 공중 화장실 손잡이 같은 곳에서 기다렸다가 무심코 그곳을 이용하고 깜빡하고 손을 씻지 않는 자들을 통해 감염시키는 수작을 한다. 그러니 얼마나 황당하고 비열한지 모른다. 이놈이 세상을 뛰어나와 1년 가까이 온 세상을 자기 것인 양 유린하고 있다. 오늘까지 전 세계에서 1백3십만이 넘는 사람들이 그 놈 때문에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이태리에서는 의사들의 희생이 매우 크다. 아프리카에서 많은 날들을 의료 활동을 하다 은퇴한 의사는 고통당하는 환자들을 먼 산 구경하듯 볼 수 없어 팔을 걷어붙이고 환자들을 돌보던 중 세상을 떠나기도 했다.  

성공한 대단한 사람들, 예술계에서 활동하던 사람들, 정치가들, 문필가들도 예외가 아니다. 근육질의 젊은이가 상을 타기도 했던 30대의 보디빌더도 그놈에게 당했다고 한다. 속수무책으로 사람들은 당하고 있다. 백신이나 치료약이 없으니 손 써볼 수 없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간의 교만이 하늘을 찔렀고, 인간은 이제 하나님과 겨룰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고 자만심을 가졌었는데, 대수롭지 않게 보았던 코로나가 이런 지경까지 인간을 코너로 몰아붙이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다. 

이태리는 병원마다 만원이라 입원할 곳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그렇지 않아도 일반적으로 환자들이 수시로 일어난다. 매일 매일 사건과 사고로 인해 응급실을 찾아야 하는 사람들도 많고 갑자기 치명적인 병이 발견되어 병원을 찾아 수술을 요하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그런데 그들을 위한 입원실이 없다는 것은 그 개인에게 엄청난 비극이고 고통이다. 그런 이유로 세상을 떠나는 수많은 사람들.... 비극을 당한 가족들에게는 결코 잊으려해도 잊을 수 없는 참상일 수 있다. 그런 비극들이 21세기에 일어나고 있는 사실이 결코 믿어지지 않는다.

며칠 전 기독신문에서 코로나로 인해 선교지에서 돌아온 선교사가 6천명이라고 한다. 그들은 머물 곳이 없기 때문에 큰 고생을 하고 있다고 한다. 선교사들을 위한 쉼터는 머물 수 있는 기간이 길어야 한 달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선교사들 본인들이 당하는 고통은 견딜 수 있겠으나 그들의 자녀들의 문제는 또 다른 고통이라고 한다. 이유는 학교를 다녀야 할 아이들이 잊어버린 모국어로 학교에 다니는 일이 어렵고, 또 한두 달 만에 학교를 옮겨야 되기 때문에 몇 중고의 고난을 겪는다고 한다. 더 나아가서 선교사를 파송한 교회도 선교비 지원이 어렵기 때문에 선교비가 끊어진 선교사들도 많다고 하니 말이다. 

나비효과라고도 하는데, 중국 한 모퉁이에서 일어난 코로나는 물을 만난 고기가 사방으로 자유롭게 휘젓고 다니는 것처럼 온 세상을 자신의 색깔로 칠하고 있다. 마치 미국 대선에서 지지자의 성향을 따라 빨간 색, 파란색으로 칠해지듯 말이다. 온 인류는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코로나바이러스는 자신이 감염시킨 무리들을 바라보면서 승리감에 취해 껄껄거리며 축배를 들지도 모른다. 감염자들은 병상에서 무력한 상태로 코에 호수를 꽂고 초점 없는 눈으로 천장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는데 말이다. 

그 뿐인가? 밖을 자유롭게 다닐 수 없는 가족들은 서로를 원망하며 언성을 높여 싸운다. 구타와 이혼이 평소보다 몇 배로 많다고 보도하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우리의 주변에 결코 넘을 수 없는 높은 담벼락이 철조망처럼 쳐져있는 셈이다. 이태리는 감염에 따라 세부분으로 나누는데 빨간색으로 칠해진 구역은 아주 심한 곳이다. 거주 이동의 제한을 받고 밤 10시부터 다음날 5시까지는 밖에 나갈 수 없다. 어떤 의미에서는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이런 때, 어떻게 견디어야 할까? 그러나 우리는 소망을 갖고 붙잡아야 한다. 이 모든 고난은 반드시 지나갈 것이다. 그 순간까지 겸손하게 주님 바라보아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고난을 견딜 수 있는 힘을 주셨다. 더 나아가 수많은 역경 가운데서도 장구한 역사를 창출한 인생들이기 때문이다.

locielo88@naver.com

11.21.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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