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중 ‘회피성 인격장애(Avoidant personality disorder)’라는 질환이 있다. 이것은 친밀한 대인관계를 원하면서도 상대에게 거절당하는 것이 두려워 사람들을 피하는 인격 장애를 일컫는다.
해당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평소 부정적 평가나 거절에 관한 공포감으로 인해 사회적, 직업적 측면에서 타인들과 접촉을 피하려고 하는 경향을 보인다. 또한 그들은 거절에 매우 예민해 자신을 거절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드는 사람만을 대상으로 인간관계를 맺는 경향이 있다.
최근 통계에 의하면 전 세계 인구의 약 3% 정도가 이 질환을 앓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현장의 일선에서 목회하는 목회자들 가운데서도 이 질환을 앓고 있는 분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목회자는 현장에서 다양한 사람과 대인관계를 해야 하는데, ‘거절의 두려움’은 목회의 발목을 잡는다.
특히 소그룹 사역을 감당하는 목회자나 인도자에게 이 문제는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문제다. 왜냐하면 소그룹은 구성원들을 초청하는 과정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들의 내면에 깊숙이 자리한 ‘거절의 두려움’이 본능처럼 꿈틀대기 시작하면 소그룹 시작단계부터 삐걱거릴 수밖에 없다. 그럼으로 건강한 소그룹을 세우고 인도하기 위해서는 이를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그렇다면, ‘거절의 두려움’에 사로잡히지 않고 예비 구성원들을 소그룹으로 초청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알아야 한다.
윌로크릭교회의 전도팀 대표사역자인 저자 개리 풀(Garry Poole) 목사는 10년이 넘도록 구도자 소그룹 사역을 맡아 전담했다. 폴 목사는 “거절의 두려움”없이 교회를 찾아 온 구도자들을 어떻게 소그룹 사역에 초청했는지를 진솔하게 전해준다(Seeker small group).
초청할 수 있는 권리를 얻어라
사람 사이 친밀감은 서로를 향한 신뢰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렇게 두터운 신뢰가 바탕이 된 두 사람의 관계에는 ‘이 사람은 내게 이렇게 반응할 거야. 이 사람은 내 신의를 저
리지 않을 거야’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결국, 친밀감이 커질수록 서로를 향한 신뢰가 깊어지고 거절의 두려움은 그만큼 약화된다는 말이다.
마찬가지로 예비 구성원들을 소그룹으로 초청할 때는 소그룹 인도자가 평소 친밀감을 충분히 느껴왔던 사람들을 우선으로 초청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인도자가 예비 구성원들과 신뢰가 깊으면 깊을수록 그들은 소그룹 모임에 응해달라는 인도자의 요청을 더 신중하게 고려할 것이다.
직접 만나서 따뜻하고 친근감 있게 초청하라
처음으로 초청을 할 때는 직접 만나서 초청하는 방법이 모임의 중요성과 인도자의 성실성을 가장 잘 전달하는 방법이다.
예비 구성원들의 집에 직접 방문하거나, 그들과 식사를 함께 하거나, 개별적으로 약속한다. 인도자는 어떻게든 그들을 개인적으로 만나서 초청하는 것에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더불어 인도자는 친절하고 온유하며 활발하고 열정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러나 그들이 별로 관심이 없다는 태도를 보이면 언제든지 기꺼이 뒤로 물러날 줄 알아야 한다. 물론 ‘거절의 두려움’에 사로잡힌 인도자에게 이런 방법은 매우 큰 도전이지만, 역설적으로 이 방법은 인도자가 뜻밖의 열매를 거두게 할 것이다.
예비 구성원들의 두려움을 없애 주라
소그룹 인도자가 소그룹을 세우고 인도하기 이전 ‘두려움’에 사로잡히는 것처럼, 예비 구성원들도 마찬가지로 나름의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윌로우크릭교회에서 오랫동안 소그룹 책임자로 사역한 개리 풀목사는 예비 구성원들이 초청받을 때 느끼는 두려움을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모르기 때문에 생기는 두려움 △성경에 대한 무지가 드러날 것에 대한 두려움 △지명 받을 것에 대한 두려움 △장시간 참석해야 할 것에 대한 두려움 △모임에서 외톨이가 되거나 판단 받게 될 것에 대한 두려움 △변화에 대한 두려움 △이단에 대한 두려움 △시간과 돈 낭비에 대한 두려움 △사적인 말들이 새나갈 것에 대한 두려움 △거절할 것에 대한 두려움.
그러므로 인도자들은 예비 구성원들을 초청할 때, 그들이 개인적으로 갖는 다양한 두려움을 반드시 알아내 그것을 없애주도록 노력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두려움을 없애주는 것은 인도자의 구도자 소그룹이 얼마나 편안하고 안전한 장소인지를 어느 정도 잘 전달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러므로 인도자들은 그들이 참여할 소그룹이 염려할 것 없는 그룹이라는 점을 확신하게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결론으로, 이스라엘 역사상 최고의 지도자로 손꼽히는 모세는 자신의 언변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며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 두려워한다. 그러나 그때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이렇게 말씀하신다. ‘내가 네 입과 함께 있어서 할 말을 가르치리라’(출4:12). 이처럼 하나님은 당신의 종과 함께하셔서 종의 부족함을 채우시고 두려움을 극복하게 하신다.
그러므로 건강한 소그룹을 꿈꾸는 자들은 더욱 담대한 마음으로 ‘거절의 두려움’에 사로잡히지 않아야 한다. 다만 사람들을 소그룹으로 초청하는 효과적인 방법들을 적실하게 활용해 소그룹을 바로 세우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02.29.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