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대에도 ‘선지자 외침’ 계속돼야 한다!

트럼프 시대에도 ‘선지자 외침’ 계속돼야 한다!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 폭탄”은 그 도를 더해가고 있다. 특히 이민자들과 소수계를 향한 그의 연설과 트윗은 거침이 없다. 그러나 민주당 소수계 여성의원 4명에게 '원래 나라로 돌아가라'는 노골적인 트윗을 남긴 미국 제45대 대통령의 행적에 놀란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그는 두 번째 트윗에서 "완전히 무너지고 범죄가 창궐한 본인들의 고향으로 다시 돌아가는 게 어떠냐"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소수집단을 겨냥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전임 대통령이었던 바락 오바마가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다고 잘못된 사실을 말한 적이 있다. 대통령 선거 캠페인 초기엔 멕시코 이민자들을 '강간범'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그러나 모두가 비판적인 반응은 아니었다. 정치 시사 프로그램 '폭스 앤 프렌즈'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웃겼다(comedic)'며 여성 정치인들로 구성된 '스쿼드(유력 정치인)'가 그럴싸한 말들로 젊은 층의 반트럼프 감정을 유도한다고 말했다.

미국 정치계는 그 어느 때보다 균열이 심각하다. 따라서 새로운 선거철이 다가옴에 따라 민주당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수위가 높아지는 건 당연한 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첫 대통령 선거캠페인 시절 보여준 발언은 지나친 분열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BBC는 “다음 미국 대선까지 약 16개월 남은 상황에서, 그의 재선 캠페인 역시 지난 대선 캠페인처럼 '파괴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할 정도다. 

복음주의 진영을 대표하는 크리스채너티투데이(CT) 회장, 티모시 데릴풀(Timothy Dalrymple)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행보를 보고, 사설을 통해 미 정치권에 직언을 할 수 있는 선지자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게 요청된다고 말한다(On Court Prophets and Wilderness Prophets: Christian responses to the president). 그러면서 백인 크리스천들이 다른 피부색, 다른 나라에서 온 크리스천 형제 자매들과 연대를 위해 침묵에서 벗어나 ‘바른 것이 아닌 것은, 분명하게 NO라고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외친다.

나단은 왕궁의 고문이자 하나님의 메신저였다. 그는 하나님과 다윗과의 언약을 발표하고 솔로몬의 왕위 계승을 지지하며 전설적인 왕들의 역사를 썼다. 성경은 궁전 선지자들에게 거의 긍정적인 평가를 하지 않는다. 그들은 종종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통치자들에 대한 변론자로 만 섬겼기 때문이다(때론 아첨까지 하면서). 그러나 나단은 궁전 선지자였지만 하나님의 정의를 대변하는 온전한 선지자였다. 가장 기억에 남을만한 사건은 사무엘하 12장에 나온다.

다윗이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를 범했을 때 아무도 다윗에게 진언을 하는 사람이 없었다. 오직 선지자 나단만이 생사여탈권을 가지고 있는 왕 다윗에게 직언을 했다. 사무엘하 12장에 나오는 나단의 책망은 정말 서슬이 시퍼렇다 할 만큼 무서운 것이었다. 그는 왕을 책망하고 비난한 대가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회개한 왕을 얻었다. 

세례 요한은 광야 선지자의 전형적인 모델이다. 그는 정치권력의 중심과는 거리가 먼 사막에서 부르짖었다. 그는 낙타털옷을 입고 메뚜기와 꿀을 먹으며 하나님의 왕국을 예언했다. 세례 요한은 헤롯 안티파스의 결혼을 비난했다. 즉 동생의 아내를 취해 아내를 삼은 일에 대해 세례요한은 나단과 같이 그 죄를 엄히 공공연하게 책망했다(마14장). 헤롯은 세례요한의 말을 듣고 가슴에 찔림이 있었지만 결국 회개하지 못했다. 그 결과 나단과 달리 세례 요한은 형장에서 목이 잘렸다.

한 사람은 궁정 선지자였고 다른 한 명은 광야 선지자였다. 나단은 권력의 중심에서 환영 받았다. 세례 요한은 그렇지 않았다. 이것이 오늘 우리와 어떤 관련이 있는가?

크리스채너티(CT) 독자 중 일부는 트럼프를 추종하는 열광적인 지지자들이거나 진보 진영 후보보다는 낫다는 마음으로 마지못해 찬성하고 있다. 다른 독자들은 트럼프를 한결같이 거부한다. CT는 그리스도 안에서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하나가 되는 광장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이해하려고 노력하는만큼 더 이해하려고 더 노력해야 된다.

나는 광야 예언자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 시대에 궁전 선지자들이 너무 많다는 점이 놀랍다. 나는 또한 과연 궁전 선지자들이 대통령이건 정치자이건 그들이 죄를 짓는 것을 볼 때,  기꺼이 “죄” 라고 외칠 수 있는지도 궁금하다. 

정치 권력에서 거리가 먼  광야에서건 모든 책략과 술수가  난무하는 궁전에서건, 나단과 세례 요한이 공통점을 가졌던 것은, 트럼프를 다윗이나 헤롯으로 본다면,  둘 다 불의를 기꺼이 책망하고 비난하고 싶었던 열정의 선지자였다는 점이다 물론 그것이 모든 것을 희생시키더라도...

미국 사회 정치 드라마의 인종적 영향은 바로 오늘 이  시간에 더 깊은 의미를 더한다. 백인 크리스천들은 유색 인종이 공격 받고 있을 때, 길고 슬픈 역사의 침묵 (또는 더 나쁜)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 백인 크리스천들 사이에서는 친구들이나 다른 민족의 이웃들과 관계 형성과 화해의 다리를 만들고 싶은 진정한 열망이 감지되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색 인종들을 향해 쏟아내는 추악하고 인권 유린적인 발언이나 연설에 백인 형제들이 침묵을 지키고 있을때, 유색 크리스천들이 느끼는 심각한 좌절감이 감지된다. 그리스도안에서 하나인 유색 형제들은 백인 교회의 침묵을 이제는 더 이상 지켜보지만은 않고 있다. 

백인 크리스천들이 다른 색과 배경을 가진 형제 자매들과 함께 연대해나가기를 원한다면,  먼저 여우굴에 빠진 그들과 함께 있어야 한다. 우리는 모두 최대한 가깝게 서서 "그들"과 "우리"사이에 더 이상 구별이 없을 때까지 "그들"에 대한 공격이 "우리"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 이유는 우리가 여우굴에서 여동생을 버리면, 그녀는 우리의 저녁 식사에 참석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침묵하지 않아야 한다. 우리는 특정 정당의 지지자들도 아니다. 우리는 더 높은 권위를 부여받은 사람들이다. 우리는 지도자들에게서 더 나을 것을 기대하며, 우리는 형제 자매들과 함께 여우굴에 서 있어야 한다. 결국 우리는 궁전 선지자들과 광야 선지자들이 서로 같이, 그리고 정치적 해결을 위한 설득과 대화를 믿는 크리스천들이 진리를 말하고 부당하게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 서기를 촉구한다. 

 

08.03.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