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세상보다는 하나님이 먼저다!

교회, 세상보다는 하나님이 먼저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너희는 세상에 속한 자가 아니라고 말씀하셨고, 바울은 세상의 것을 초등학문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교회는 세상의 문물과 방법론을 완전히 등져야 하는 것일까? 만약 그것을 사용한다면 어떤 과정을 거쳐 받아들여야 할까?

성경에 등장하지 않는 것은 무조건 세상 것이라는 이분법적인 논리는 성도의 삶에 맞지도 않고 성경적이지도 않다. 교회에서 사용하는 마이크도 성경에 등장한 바 없고 교회에 오기 위해 타는 자동차도 성경에 등장한 바 없지만 모두 우리 신앙의 유익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러나 신앙생활에 유익을 주는 면이 있다고 해서 무분별하게 세상의 문물을 받아들이는 것 역시 성경적이지 못하다. 세상의 방법과 문물을 받아들일 때 교회는, 특히 그런 의사 결정을 하는 리더는 신중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결국 교회의 리더십에게는 세상의 방법을 사용하기 전에 어떤 의사결정구조가 필요한지 심사숙고해야 한다. 피터 스카지로 목사는 실제적인 경험을 통해 세상의 방법을 사용할 때 교회 리더가 주의할 점에 대해 말해준다.

피터 스카지로가 교회를 개척한지 2년이 지난 1997년, 그는 교회가 스페인어 사용자가 많은 지역에 있기에 자연스럽게 스페인어 예배를 시작할 계획을 세웠고 교회의 자문위원회의 동의도 얻었다. 그러나 그의 아내는 이 이야기를 듣고 극구 반대했다. 영어예배도 자리 잡지 않았고, 리더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인데다, 스페인어 예배를 위해 스페인어를 하는 새로운 목회자까지 부르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미 피터와 동역자들은 진행을 마음먹었고, 그대로 스페인어 예배를 개설했다.

첫해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다. 그러나 새로운 스페인어 사역자가 기대에 못 미치는 인물이었고, 그래서 그의 후임으로 청빙한 목회자는 3년 뒤 교인 300명을 데리고 나가 다른 교회를 세웠다. 그 교회는 이후 세 번이나 분열해 10년 만에 문을 닫았고, 하루아침에 300명이 사라진 피터의 교회도 10년이 가까운 시간 동안 극심한 혼란과 고통을 겪었다. 관계는 삐걱이고 사역들이 휘청거렸다.

이 모든 일은 피터와 그의 동역자들이 잘못된 가정을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했고, 잘못된 가정들이 흔히 가져오는 3가지 함정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교회의 리더십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가정을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기도로 회의를 열고 마치기만 하면 하나님이 어떤 결정이든 인도해주실 것이다. △교회가 어떤 상황에서도 항상 열매 맺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다. △우리의 전략이 효과를 거두기만 하면 하나님의 뜻대로 가고 있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 △우리 눈앞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만이 하나님의 뜻이다. △모든 팀원은 수시로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있다. △모든 팀원은 알아서 그리스도와 사랑의 연합을 이루고 충분한 기도의 삶을 기반으로 하여 회의에 참여한다. △수적인 성장이 진정한 성장의 증거다.

이러한 가정들은 다시 크게 다음과 같은 3가지 함정으로 정리할 수 있다. 

 

1. 성공을 편협하게 정의하는 것

 

출석률, 재정, 교인 숫자, 참여도 등으로 성공을 판단하는 것은 비영리 기관이나 일반 기업의 방법이다. 물론 숫자는 성공의 증거 중 하나이다. 그러나 숫자만으로 성공을 가늠해선 안 된다. 숫자가 올라간다고 반드시 성공은 아니다. 

숫자에만 집중하다 보면 목회의 방법론을 주로 외적인 것에만 적용하게 된다. 사역 확장, 인재 영입, 전략, 소그룹 확산,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예배와 설교와 같은 외적인 요소는 중요하다. 그러나 외적인 문제에 고민하는 시간과 내적인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은 균형을 이루어야지 외적인 것에 모든 것이 치중되어선 안 된다. 사람들이 정말로 하나님과 깊은 개인적 관계를 맺고 있는가, 가정들이 화목한가, 교회 영적 성숙도는 어떠한가와 같은 내실을 돌아보는 문제까지 성공을 판단하는 범주에 넣고 고민해야 한다.

교회의 리더십이 하나님의 일을 한다는 명목 하에 발에 불이 나도록 뛰더라도 내적 변화에 쏟을 시간과 힘을 남겨두지 않는다면, 바쁜 삶과 일정에만 묶여 있다면, 성공을 세상적인 기준으로만 편협하게 바라보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2. 하나님 없이 계획을 세우고 행동을 취하는 것

 

하나님 없이 계획을 세우고 행동을 취하다 낭패를 본 수많은 리더들의 사례가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아브라함과 사라는 아들을 주신다는 약속이 빨리 이뤄지지 않는데 조바심이 나 하갈을 통해 대를 잇는 자신들만의 계획을 실행했다. 그들은 결국 가정에 분란을 야기했다. 모세는 자기 백성들을 돕는다는 자신만의 계획을 실행해 애굽인을 살해하고 도망자가 되었다. 왕위를 놓치기 싫어 다윗을 죽이려던 사울, 니느웨로 가기 싫어 자기만의 계획대로 다시스로 가던 요나 등등 수많은 예시가 있다.

내가 보기에 하나님 나라의 일이 더 빨리 더 넓은 영역으로 실현되는 방법과 계획, 그 계획을 섣불리 시작하기 전에 하나님이 함께 계신지, 하나님의 더 크신 계획과 일치하는지 항상 질문해야 한다. 우리의 시각이 제한적이며, 하나님의 생각과 길이 더 높으심을 항상 기억하고 겸손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

 

3. 하나님이 정해주신 한계를 넘어서는 것

하나님은 우리에게 한계를 명확히 정하셨다. 우리는 24시간 일할 수 없다. 인간의 한계다. 팀 역시 마찬가지다. 동일한 수준의 헌신과 열정을 모두가 갖지 못했다는 것에 분개하기 전에, 각자의 한계를 명확히 알아봐야 한다. 한계를 인정할 줄 모르는 것은 교만이다. 그러나 리더들이 가장 많이 빠지는 함정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아무리 좋은 계획과 프로그램이라 할지라도 우리 교회의 현재 규모에서, 현재 에너지를 가지고 감당할 수 있는가를 확인해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할지라도 남는 것은 혼돈과 상처, 그로 인해 떠나려는 사람들뿐일 것이다.

그렇다면 리더는 의사결정구조의 3가지 함정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 다음과 같은 건강한 의사결정의 4가지 특징을 항상 기억해야 한다.

 

1. 하나님의 뜻을 무조건 따르는 것이 성공이다

 

빠른 속도로 결정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과 함께 있는 시간을 늘린다. 결과가 어떠하든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을 하는 것, 그것이 교회 공동체의 유일한 성공이다. 하나님의 뜻에 귀 기울이고 순종하는 일을 뒷전으로 미루면서까지 추구해야 할 성공이란 없다.

오히려 성경의 위대한 인물들은 세상적인 관점에서 실패한 사람들이다. 세례요한은 예수님께 제자들과 명성을 빼앗기고 결국 참수형을 당했다. 그러나 그는 여자가 나은 자 중에 가장 위대한자로 예수님께 평가 받았다. 예레미야는 사역 내내 사람들의 무시와 조롱을 당했다. 

그러나 각자 독특한 상황에서 하나님의 일을 했다. 그 상황에서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것이 하나님이 바라시는 성공이다.

2. 마음의 준비를 위한 시간을 내야 한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의사결정은 단순히 기도로 모임을 열고 토론한 후 기도로 마치면 되는 것이 아니다. 먼저 마음을 모을 시간을 내어, 하나님의 뜻을 공동체적으로 분별하는 시간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각자의 생각에 몰두된 상태에서 한 걸음 물러나 하나님의 뜻에 따라 공동체가 함께 순종하는 결정을 할 수 있다.

 

3. 슬기를 달라고 기도해야 한다

 

모든 교회 리더에게 당연한 기도지만 오히려 우리는 대부분 이미 스스로 많이 배웠고 안다는 자만에 빠진 상태로 사는 경우가 많다. 하나님께 슬기를 달라는 구체적인 기도를 반드시 해야 한다.

 

4. 우리의 한계를 인정하며 하나님을 찾아야 한다

 

하나님의 슬기를 구하되 자신의 한계를 겸허히 인정한다. 몸과 정신과 체력을 쥐어짜야만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은 한계를 선물로 주셨다. 

일하지 않을 안식일을 명확히 선물로 주신 것과 같다. 하나님이 주신 시간과 장소의 한계를 선물로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하나님께서 하실 놀라운 일을 기대할 결정들을 해야 한다.

결론으로, 세상은 자주 한계를 뛰어 넘으라 말한다. 많은 수의 성공을 말한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겸허히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내면의 성공을 간구할 때 백성이 미리 알지 못한 외적인 성공까지 함께 주실 것이다. 리더는 세상의 방법을 받아들이기에 앞서 하나님 앞에 자신과 교회가 함께 시간을 갖고 엎드리게 하는 사람이다. 

 

06.08.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