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GN CHURCH

“세계 최초의 여성 종군기자인 ‘오리아나 팔라치’는 헨리 키신저, 빌리 브란트, 무아마르 알 카다피, 야세르 아라파트, 인디라 간디, 구엔 반 티우, 골다 메이어, 덩샤오핑, 줄피카르 알리 부토 등등 수많은 권력자들의 잘못을 직설적으로 파헤치는 인터뷰로 유명한 기자입니다. 1929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태어난 그녀는 어린 시절 부모를 따라 무솔리니의 파시스트 독재정권에 항거하는 레지스탕스 운동에 참여했고, 이를 통해 깨달은 인간의 자유와 존엄성의 가치를 평생의 신념으로 삼아왔습니다. 그녀는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으로부터 '베트남 전쟁은 어리석은 전쟁이었다'라고 자백하게끔 하여 그가 평생을 두고 오리아나 팔라치와 인터뷰한 것을 후회하게 했습니다. 멕시코 반정부 시위에서는 민간인을 향해 발포하는 정부군의 총에 맞아 병원에 있으면서, 멕시코 정부의 잔혹한 폭력에 관한 기사를 정리하는 그녀에게 멕시코 경찰이 기사를 막기 위해 찾아왔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당당히 말했습니다. "내 입을 막으려면, 내 혀를 잘라야 할 겁니다." 그녀의 독특한 인터뷰 스타일은 컬럼비아 대학에 '팔라치 스타일 인터뷰’라는 과목이 생길 정도로 유명했습니다. 강한 자에게도 굴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사람을 사람들은 영웅으로 추대합니다. ‘오리아나 팔라치’가 상대했던 이들은 세계 최강의 권력을 가진 강자들이었습니다. 그런데도 그 앞에서 그들의 잘못을 말할 수 있는 그녀는 어쩌면 영화에 나오는 슈퍼 히어로들보다 더 굉장한 영웅일지도 모릅니다”(퍼온글). 

“역사는 이렇게 기록할 것이다. 이 사회적 전환기의 최대 비극은 악한 사람들의 거친 아우성이 아니라 선한 사람들의 소름끼치는 침묵이었다고...”(마틴 루터 킹) 이 시대를 바라봅니다. 주변을 돌아봅니다. 자기보다 강한 자들에게는 비굴해지고, 자기보다 약한 자들에게는 군림하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누구나 조금은 그러고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오기도 합니다. 피조물의 죄 된 본성, 한계입니다. 저도 예외가 아니기에 자기 관리 차원에서 제가 좋아하는 탈무드의 한 구절을 시간이 날 때마다 되 뇌이곤 합니다. “참된 지자는 모든 사람들에게서 배우는 사람이요, 참된 강자는 자신과 싸워 이기는 사람이요, 참된 부자는 가진 것에 대하여 감사하는 사람이다.” 

사람들은 자기가 많이 알면 알수록 남들을 가르치려고 합니다. 도무지 배우려고 안합니다. 사람들은 작은 힘이라도 손에 쥐게 되면 그 힘을 사용하여 남들을 이기려고만 듭니다. 그 힘에 도취되어 나 자신을 돌아보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내게 없는 것을 바라보며 불평합니다. ‘조금 더’라는 끝없는 욕망으로 브레이크 없이 달려갑니다. 그러나 성숙한 인격과 신앙을 가진 성도들은 달라야 하고, 다릅니다. 많이 알면 알수록 겸손히 배우려 합니다. 힘이 생길수록 나 자신과 싸워 남용을 막습니다. 비록 없고 부족해도 오히려 있는 것들을 바라보며 감사합니다. 정말 이렇게 ‘사람’과 ‘성도’는 다릅니다. 하나님은 ‘사람들’을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 안으로 부르셔서, 성령의 주도 아래 말씀으로 ‘성도’로 변화시켜 나가십니다(고전1:2). 성도는 진리로 거짓을 드러냅니다. 성도는 빛으로 어둠이 사라지게 합니다. 

성도는 사랑으로 미움을 몰아냅니다. 성도는 겸손으로 교만을 꺾습니다. 성도는 나눔과 섬김으로 욕망과 탐욕을 잠재웁니다. 성도는 상생과 공존의 신앙으로 하나되는 공동체를 추구하며 개인주의, ‘취미 성향 지연 학연 혈연 부처 인종 문화 등등의 집단 이기주의’를 잠식해갑니다. 이런 변화된 성도들이 모여 교회를 구성합니다. 교회는 ‘부활하신 그리스도 예수의 몸’이기에, 있는 그곳에서 예수가 하셨던 일들을 이 시대에 재현(Re-presentation)해야 합니다. 특히 가난하고 약하고 힘없고 소외당하는 사회적 약자들을 보호하고 보살피며 강자들의 횡포를 막아서야 합니다. 성도인 우리들은 “걸어다니는 교회”입니다. 이렇게 ‘개인성화’와 ‘사회성화’는 함께 가야 합니다. 

매년 1월 셋째 주 월요일은 미국인들에게 매우 특별한 날입니다. 올해는 1월 21일이었습니다. 'Martin Luther King Day'입니다. 개인의 탄생일이 국가 공휴일로 지정되어 전 국민이 그의 삶을 반추하는 영광을 얻은 이는, 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과 더불어 마틴 루터 킹 목사 단 둘 뿐이라고 합니다. 마틴 루터 킹 목사가 미국인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쉽게 추측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런 의미 있는 날에 필자가 뉴욕주 나소카운티에서 주관한 ‘제 34회 마틴 루터 킹 인권상’을 수상했습니다. 위원회는 “필자와 필자가 섬기는 교회가 지역사회 안에서 지속적으로 한국문화를 알리며 동시에 다민족과 다문화와의 상호 교류를 통해 상생 공존하는 인종화합과 인권운동에 기여해온 공로로 수상자가 되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습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지역사회에서 그간의 노력을 인정해 준 매우 가치있는 화답이라고 생각합니다. 

기대해봅니다. 이 땅의 성도들과 교회가 각기 있는 그 자리에서 ‘개인성화와 사회성화“를 위해 기도하며 애쓰고, 다민족 다문화와 서로 연대하여 그 지경을 넓혀 나간다면, 이 땅 위에 공의가 하수같이 흐르는 차별 없는 하나님나라가 든든하게 세워져 가리라!, 사회가 교회를 걱정하던 시대를 뒤로 하고 사회변혁을 이끌고 가는 ’Sign Church‘가 되리라! 2019년도를 희망하고 기대하고 꿈꿔봅니다. 

pastor.eu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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