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한달을 안식월로 재충전을 위해 쉬러 한국을 다녀왔습니다. 한국을 다녀오신 성도들이 모두 이구동성으로 “목사님, 사모님 이번에 한국가시면 꼭 가보세요!”라고 추천했던 곳이 전라남도 순천이었습니다. 그래서 순천을 다녀왔습니다. 순천에 도착하니 몇년전 제가 섬기는 참사랑교회의 부흥회를 인도하셨던 낙도 전도왕 “반봉혁 장로님”과 장로님이 섬기시는 순천 왕지교회 “김용태 목사님”이 나오셔서 극진히 안내해 주셨습니다. 반 장로님과 김 목사님 두 분 모두 순천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거기 사셔서 현지 사람들만 아는 허름한 골목길 맛 집들도 많이 다녔습니다.
순천만은 말 그대로 습지입니다. 습지만 15만평으로 세계 3대 습지중 하나로 꼽힙니다. 습지를 한 바퀴 돌고 꼭대기 전망대까지 올라가면 위에서 습지 전체를 볼 수 있습니다. 롱아일랜드 쟌스 비치처럼 보도블록으로 길을 아주 잘 만들어 놓았습니다. 헤엄치는 것이 아니라 폴짝 폴짝 습지를 뛰어 다니는 순천만의 명물인 짱둥어라는 작은 물고기 그리고 왼쪽 발과 오른쪽 발의 크기가 아주 다른 독특한 작은 게들이 습지 구멍구멍에서 나와 이리저리 다니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갈대숲이 내는 아름다운 소리를 들으며 걷는 재미도 솔솔하였습니다. 순천만의 보도블록 산책에 이어 마침 물이 들어오는 시간이었기에 약 40분 동안 배를 타고 안내원의 설명을 들으면서 순천만 곳곳을 다녔습니다. 안내원의 설명 가운데 하나가 저에게 참 은혜가 되어 오늘 순천만 갈대 이야기를 드리려고 합니다.
습지는 말 그대로 습지입니다. 순천만 습지의 가장 큰 특징은 갈대밭입니다. 갈대가 동서남북 사방으로 숲을 이루어 바람이 불 때마다 갈대가 흔들리면서 그때마다 매번 다른 아름다운 소리를 선사합니다. 훌륭한 오케스트라도 좋은 화음을 선사하지만 세상에서 제일가는 아름다운 소리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의 소리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한국 방문시 기회가 되면 들려보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갈대소리를 들으며 배를 타고 가는데 아래를 보니 순천만의 물은 흙탕물 그 자체였습니다. 물속이 보이지 않는 아주 더럽고 탁한 물이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흙탕물이 가장 깨끗한 물인 1급수라고 합니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해보이듯이 1급수에서만 사는 각종 새들과 물고기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안내원이 설명하기를 우리들 눈에 보이기에 더럽고 탁한 순천만 물을 이렇게 깨끗한 1급수의 물로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갈대라고 합니다.
갈대는 2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 번째 특징은 정화, 자정 능력입니다. 갈대는 물속의 더러운 균들과 나쁜 요소들을 다 자기가 빨아들입니다. 그런데 여타의 식물들처럼 정화 작용후 나쁜 것들을 다시 대기로 방출해 버리지 않습니다. 갈대는 더러운 물을 정화시키고 동시에 빨아들인 나쁜 물질들을 자기 안에서 스스로 없애 버린다고 합니다. 참 놀라운 일이요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의 섭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갈대의 또 다른 하나의 특징은 자기가 필요한 곳을 찾아간다는 것입니다. 갈대는 더럽고 탁하고 나쁜 물이 있는 그곳을 찾아가 뿌리를 내리고 자라납니다. 그래서 결국은 그 물을 정화시켜 1급수 물을 만들어 냅니다. 그러기에 순천만의 지형은 이리저리 생겨나는 갈대 숲 때문에 계속 바뀌어 간다고 합니다. 순천만은 원래 더럽고 탁한 물만 있는 습지지만 이런 갈대들 때문에 이렇게 깨끗한 1급수를 유지할 수가 있었습니다.
저는 이 설명을 듣는 즉시 제 마음을 치고 들어오는 게 “갈대 크리스찬” 이었습니다. 우리 크리스천들도 이렇게 갈대와 같아야겠구나 하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하나님이 당신이 창조하신 자연을 통해 우리들에게 전해주시려는 그 메시지를 만나게 됩니다. 예수님이 전해주신 복음에 “너희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거라. 어두움을 밝히는 빛 그리고 세상이 썩지 않도록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거라!”는 말씀입니다. “우리들의 가정에, 우리들이 섬기는 교회에, 세상에 나가서 바로 내가 갈대가 되어야겠구나. 그래서 갈대 크리스천인 내가 있기에, 내가 있는 내 가정 안에, 내가 있는 교회 안에, 내가 있는 세상 안에 불신앙과 불의와 욕망과 정욕 등 나쁘고, 탁하고, 더럽고, 어둡고 악한 기운들을 다 빨아 들여야겠다. 그리고 성령의 임재를 사모하고 구하여 성령의 불길로, 은혜로 내 안에 있는 나쁜 것들을 불살라 깨끗하게 태우리라. 그래서 갈대 크리스천인 내가 있기에 내가 있는 가정과 교회와 세상을 맑고 영롱하고 깨끗한 영적인 1급수로 만들어 가야겠다. 바로 내가 갈대 크리스천이 되어서”라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순천만 갈대가 주는 영적 교훈이었습니다. 함께 나눕니다.
pastor.eu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