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평신도 목회·싱글친화 교회·멘탈 케어 사역 등 뜬다

한국교회 2025 트렌드 10대 키워드

인천의 한 중형교회를 출석하는 김미현(가명·55) 권사는 25년 째 교회학교 교사를 맡고 있다. 시작은 교회의 부탁이었다. 부교역자가 부족하니 아동부를 맡아달라는 것이었다. 가끔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교회에 부교역자가 늘 부족한터라 교사를 그만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 권사는 “과거에는 신학생들이 적지 않았다. 이들이 전도사와 부교역자로 교회 교육부서를 담당했기에 다음세대 교육에 대한 고민이 적었다”면서 “하지만 요즘은 부교역자가 부족해 나같은 평신도가 교육부를 맡는 흐름이 피부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목데연·대표 지용근)가 ‘포텐셜 레이어티(Potential Laity)’로 정의한 이 같은 현상은 내년 한국교회 핵심 트렌드 가운데 하나다. 부교역자 사역 기피 현상으로 인해 평신도가 대체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목데연은 희망친구 기아대책(회장 최창남), 한국월드비전(회장 조명환)과 함께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교회 트렌드 키워드 10가지를 공개했다. 내용은 신학자와 언론인, 목회자와 조사통계전문가 등 전문가 10명이 최신 설문조사를 분석해 도출한 한국교회 생존전략 트렌드와 대안 등이 포함됐다. 앞서 목데연은 지난 5~6월 전국 목회자와 평신도, 성인 및 청소년 등 67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모바일조사를 실시했다.

‘멘탈 케어 커뮤니티(Mental Care Community)’로서의 교회 역시 떠오르는 사역 전략의 하나로 제시됐다. 교회 내 정신건강 관련 어려움을 가진 이들을 위한 것이다. 조사에 따르면 지난 2주간 우울증이나 불안증을 겪는 성도가 5명 중 1명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95.3%는 “교회가 정신질환을 가진 신자의 치료와 돌봄에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싱글즈프렌들리 처치(Singles Friendly Church·싱글 사역)’도 주목할만한 트렌드 중 하나다. 지난 10년간 한국 혼인율은 42% 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키워드를 제시한 심경미 우리고백교회 목사는 “아직까지 교회에는 싱글들을 ‘결혼 대기자’로 보는 시각이 존재하고 싱글에 대한 편견도 강한 편”이라며 “싱글 인구의 증가 추세를 볼 때 평생 싱글로 살거나 만혼자가 증가할 것이다. 교회도 이제 이들의 삶을 존중하고 이들을 섬기는 사역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싱글들의 교회 생활에 대한 만족도는 48%에 불과했다. 일반 교인들에 비해 20%포인트 낮은 수치다. 미혼 및 비혼에 따른 싱글 뿐만 아니라 이혼과 사별 등으로 ‘나홀로’ 가구가 점점 늘어나는 상황 속에서 싱글들의 삶을 배려하는 교회 분위기와 인식 변화가 절실한 상황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이밖에도 목데연은 유튜브를 활용해 자신이 원하는 기독 콘텐츠를 시청하면서 신앙에 도움을 받는 현상 ‘유반젤리즘(You-vangelism)’, 신앙 양극화의 긍정적인 축으로 신앙의 깊이와 진정성을 추구하는 흐름을 뜻하는 ‘오소프락시(Orthopraxy)’ 등도 내년 한국교회 트렌드로 소개했다. 

 

10.05.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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