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한 이주민 300만 시대를 맞이해야 하는 크리스천의 자세는 어떠해야 할까. “이주민을 동등한 시민으로 바라보는 인식이 우선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주민을 향한 수평적 시선이 곧 ‘교회다움’이라고도 조언했다. 이 같은 자세는 더불어 사는 이주민에게 제기되는 다양한 갈등을 예방하거나 해소하는 대안이 되기도 한다.
최근 한국리서치가 실시한 이주민 정책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이주민 인구 증가로 가장 염려되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다양한 종교·문화 차이로 인한 사회적 갈등 발생’(41%)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범죄율 증가(29%), 의료보험 제공 및 세금지출 부담(16%), 자국민 일자리 감소(13%) 등의 순이었다. 한마디로 종교에 따른 문화적 이질감을 가장 부담스러워하고 있는 것이다.
박흥순 다문화평화교육연구소장은 이주민 증가로 발생하는 종교·문화 갈등 의미를 살펴보려면 성서가 말하고 있는 교회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박 소장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400년 이상 노예로 살았던 역사적 사실, 이주민·난민과 수평적 관계를 맺고 살았던 스토리가 담긴 에베소서를 사례로 제시했다. 그는 “다양한 문화와 전통 종교 관습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더불어 살았던 모습이 성서에서 말하는 신앙공동체”라며 “이들과 함께 살아가려는 노력이 기독교인의 진정한 본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 종교사회학 교수는 “단일민족, 기독교인이라는 한정된 생각을 갖기보다는 이주민에 대한 배려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 교수는 “기독교인은 화해자의 사명을 갖고 있다”면서 “나그네를 대하는 태도로 이들에게 친절을 베푼다면 선교의 가능성까지 열어둘 수 있다”고 말했다.
09.07.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