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내용을 연극으로 전달하는 설교가 어른 아이 모두의 성경 이해를 돕는 사역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30일 서울 서초구 다애교회(이순근 목사)는 영어성경캠프에서 연극을 통해 성경 레위기와 사사기 내용인 사울과 다윗의 이야기를 전했다. 연극이 진행되는 30분 동안 아이들은 자리에 앉아 성경 내용에 몰입했다. 27일부터 4일간 진행한 이 캠프는 연극을 통해 창세기부터 사무엘까지의 구약 내용을 밀도 있게 다뤘다. 구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분량을 빠르게 영어로 전달함에도 미취학 아동부터 영어가 어려운 아이들까지 쉽게 이해할 수 있었던 이유는 시청각 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연극의 특성 때문이다. 가족 모두 무교이며 평소 교회를 다니지 않는다는 김지원(7)군은 “성경을 처음 접하지만 성경 내용을 연극으로 보여줘서 이해가 잘된다”며 “재밌다. 이번 성경캠프가 끝난 뒤에도 계속 교회에 나올 것이다”고 말했다.
에즈마이야 성경캠프는 지난 22일부터 4박 5일간 합숙으로 진행했던 에즈마이야 콘퍼런스의 실천 사역으로 2차에 걸쳐 총 14개 교회에서 사역을 진행한다. 지난해 진행했던 영어성경캠프 때부터 이 교회를 출석하고 있는 정아인(11)양은 지난해 영어성경캠프에서 연극으로 보여준 성경 이야기를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정양은 “이야기와 노래를 통해 성경을 재밌게 접할 수 있고 기억에도 오래 남는다”며 “같은 동네 사는 친구들이 있는데 교회를 다니지 않는다. 그런 친구에게도 연극으로 성경 말씀을 보여주면 더 쉽게 교회에 올 것 같다”고 했다.
에즈마이야 영어성경캠프에 사용된 음악을 총괄하는 이배아(41) 음악 감독은 “연극은 시각 청각 맥락 등 3차원 이상으로 성경 말씀을 전달할 수 있다”며 “아이들의 여러 감각을 자극할 수 있어 재밌게 성경을 가르치는 방식으로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순한 드라마 형태뿐 아니라 게임 영화 등 여러 요소와 접목할 수 있어 세대별로 흥미있는 주제나 콘셉트를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승오 영남신대(총장 유경대) 교수는 “연극이나 노래는 성경을 보다 친근하게 만들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다. 문화적 선교적 차원에서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한국교회가 문화선교에 대한 관심이 낮다. 문화를 통한 선교는 단시간 결과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연극과 같이 문화 선교를 전문으로 하는 분들을 키워내 이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08.03.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