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넣어도 안 아픈 두 아들딸을 슬하에 둔 곽경옥(66)씨의 고민은 해마다 커지고 있다. 두 자녀 모두 지적 장애를 갖고 있기 때문. 곽씨는 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재 아이들은 정부와 사회단체 등에서 일자리 연계 등 지원을 받고 있지만, 나이 들어 제가 세상을 떠났을 때 아이들을 마음 놓고 맡길 곳이 없다”며 “자녀들이 고령으로 은퇴해도 자립할 수 있을지, 자립을 도울 단체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곽씨는 “나이가 들수록 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복지의 사각지대로 내몰릴 것”이라며 “점점 좋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을 품고 살아간다.”고 전했다. 이어 “장애인들이 늙어서도, 보호자인 부모들이 없어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회적 제도와 한국교회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65세 이상인 우리나라 장애인 비율이 ‘초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율 20% 이상)를 넘어선 약 50%로 조사되면서 이들에 대한 교계 역할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교회가 장애인 사역으로부터 한 걸음 더 나아가 장애인 고령층까지 아우르는 복합 사역에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2023년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체 등록 장애인 264만6922명 가운데 65세 이상이 54.3%로 집계됐다. 9년 전인 2014년(43.3%)보다 11%포인트나 치솟았다.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비율(18.2%)과 비교해도 3배 가량 높다. 장애인 1인 가구 비율은 26.6%로 4가구 중 한 가구가 홀로 거주하는 셈이다. 특히 장애인의 우울감 경험률(12.4%)은 전체 인구의 우울감 경험률(4.7%)보다 2.6배 높았다.
거룩한빛광성교회(곽승현 목사)에서 장애인 사역을 담당하는 박순심 목사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실제 사역 현장에서 장애인 연령대가 높아지고 있음을 절절히 느낀다.”며 “장애인들이 나이가 들수록 이들을 돌보는 보호자들이 점차 사라진다. 그들의 그늘이 됐던 부모님이 사라지고 복지의 사각지대로 내몰리는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박 목사는 “한국교회가 주님의 사랑으로 장애인들을 사각지대에서 건져내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 복지예산 연결과 세대별 맞춤 예배, 교회 내 장애인 시설 마련 등을 제시했다.
05.11.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