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10명 중 9명 ‘수면 부족’

설문 10명 중 6명 “6시간도 못 잔다”

 

서울 신일교회 이권희(60) 목사는 평소 오전 4시에 기상한다. 잠자리에 드는 시각은 보통 오후 11시에서 자정 사이. 새벽기도회를 드린 뒤엔 다시 자지 않는다. 그는 2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자면 하루가 더 피곤하다”며 “졸음이 몰려오는 낮에 의자에서 5~10분 정도 쪽잠을 잔다”고 했다. 이 목사는 “좀 더 일찍 자면 좋겠지만 녹록지 않다”며 “월요일에도 새벽기도회가 있고 수요일 금요일엔 저녁기도회가 있다. 노회 모임이나 심방도 주기적으로 있어서 아무리 일찍 자야 오후 10시”라고 설명했다.

경기도 부천성수교회 김승리(44) 목사는 2022년 담임목사에 취임한 뒤 취침 시간이 2시간 줄었다. 매일 오전 3시50분에 기상 알람을 맞춰둔 그는 “평균 5시간씩 잔다”며 “새벽기도회 설교를 포함해 1주일에 설교 7편을 준비해야 하는데 설교 준비에만 매일 4시간을 할애한다”고 했다. 2년 전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진단받은 김 목사는 “잠이 부족해지면서 정신이 산만해지고 지칠 때가 많다”면서도 “은혜받고 회복하는 성도들의 모습을 보면서 피로를 이겨낸다”고 전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가 지난 21일까지 목회자 858명을 대상으로 ‘평일 기준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을 문의한 결과 10명 중 6명 이상(63.5%)이 “6시간 이하”라고 답했다. 10명 중 3명(28.2%)은 “6시간 초과~7시간 이하”라고 답했는데, 목회자 10명 중 9명이 국제수면학회가 권장하는 18세 이상 성인 하루 권장 수면 시간(7시간30분)보다 적게 자는 셈이다.

신경과 전문의들은 절대적인 수면 시간을 늘려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며 새벽에 꼭 일어나야 한다면 수면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과 윤지은 교수는 “규칙적인 수면 습관이 매우 중요하다”며 “새벽기도회 유무에 상관없이 매일 같은 시간에 기상하라”고 권했다. 이어 “휴일에 잠을 몰아 자는 습관도 건강에 좋지 않다”며 “취침 전 침대에서 성경을 읽거나 기도하는 습관도 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 교수는 “낮잠이 피로를 푸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면서도 “긴 낮잠은 오히려 밤 숙면 시간을 뺏어올 수 있다. 낮잠 시간은 15~30분이 적당하다”고 제안했다.

04.27.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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