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꽃다운 청년 지키지 못해 미안하다”

5일 서울 백석대에서 이태원 참사 위로 예배 드린 한국교회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위로하는 예배가 5일 서울 서초구 백석대 하은홀에서 교계 지도자를 비롯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한국교회이태원참사위로예배준비위원회(대회장 류영모 오정현 이영훈 목사)가 준비한 위로예배는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는 로마서 12장 15절의 말씀을 따라 애도에 동참하기로 다짐하는 자리였다.

김태영 한국교회봉사단(한교봉) 대표단장의 사회로 진행된 예배는 시종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장종현 한국교회총연합 상임회장은 “말할 수 없는 큰 슬픔을 주님이 다 아시니 이 시간 희생자와 유가족, 국민 모두에게 위로와 평안을 베풀어 달라”고 참석자를 대표해 기도했다.

설교는 김삼환(명성교회 원로목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전 회장이 ‘친구의 무덤에서 예수님의 눈물’을 제목으로 전했다. 

김 목사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가 주시는 위로가 아픔 속에 있는 모든 가족의 아픔을 치유해 주실 것을 믿는다”면서 “국가와 사회, 기업도 참여해 정성을 다해 유가족의 아픔을 위로하는 일에 나서야 한다”고 권했다. 이어 “국가는 유가족의 눈물을 닦는 일에 최선을 다해 달라”면서 “종교도 어려울 때 화해의 중재자가 되자”고 제안했다.

위로의 시간은 오정현 한교봉 이사장 사회로 시작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추모 인사말에서 “마음이 무겁고 참으로 가슴이 아프다. 꽃다운 청년들을 지키지 못한 미안한 마음은 영원히 저를 떠나지 않을 것 같다”면서 “무한한 책임감으로 이런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늘 어려운 이웃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 준 교회와 성도가 사랑과 믿음으로 우리 사회의 아픔을 보듬어 주시길 부탁한다”면서 “저와 정부가 마음을 다하고 온 힘을 다해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도록 성도들이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추모의 메시지는 고명진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공동회장이 전했다.

고 목사는 “비통한 마음으로, 눈물이 멈추지 않을 정도로 슬프다”면서 “한국교회가 희생자 유가족과 친구를 잃은 이들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주님이 새 힘을 주시길 간구하고 유가족과 사경을 헤매는 이들을 치유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별기도 시간에는 ‘희생자와 부상자 가족’ ‘교회의 대사회적 책임’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한기채 한국교회총연합 전 회장과 김찬호 기독교대한감리회 중부연회감독, 이봉관 국가조찬기도회 회장이 각각 기도했다.

이순창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장은 ‘한국교회 이태원 참사 위로 예배 입장문’을 낭독했다.

입장문에서는 “이태원에서 뜻하지 않게 돌아가신 이들을 기억하며 이들의 가족을 위로하고 부상자들의 쾌유를 간구하기 위해 모였다”면서 “돌아가신 이들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고 무슨 이유로도 우리는 그분들의 죽음을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얼마나 더 많은 이들이 무고한 목숨을 잃어야 이 참담한 고통을 반복하지 않을 수 있을까”라면서 “와우아파트, 삼풍백화점, 성수대교, 세월호의 참사를 겪었으면서도 여전히 지혜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숨 막히는 애통의 시간에 ‘하나님 우리 아버지’의 이름을 부른다”면서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는 말씀대로 유가족과 함께 울며 하늘의 은혜를 구한다”고 덧붙였다. 입장문에서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견고히 하도록 더욱 노력하기를 바라며 국민의 생명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사전 대비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도 촉구했다. 이날 위로 예배는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의 축도로 마쳤다.

11.12.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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