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5년 만에 모인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 침례교회 목회자들은 미래 선교를 위해 차세대 아시아 지도자를 발굴하고 길러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영국 레드클리프칼리지 리룬링 선교학 교수는 경기도 성남 지구촌교회 분당채플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침례교연맹(APBF) 제10차 대회’ 둘째 날인 지난 6일 선택 특강 시간에 ‘선교의 미래: 세계 기독교에서 아시아 선교의 전략적 역할’을 주제로 강의했다. 30여 명의 아·태 지역 침례교회 리더가 참석한 자리에서 리 교수는 교회의 미래를 책임질 열쇠로 다음세대를 지목했다.
리 교수는 “다음세대가 아시아 선교의 미래다. 새로운 세대인 아시아 젊은 지도자들이 선교라는 도전에 나서고 있다”며 “특히 젊은 전문직 종사자와 대학생들이 전략적 선교를 위해 부름에 응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효과적인 선교를 하려면 세대 간 파트너십, 의견의 상호 수용이 이뤄져야 한다”며 “또 아시아 선교가 확대되려면 문화·세대간 협력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의 직후 본지와의 인터뷰에선 다음세대 육성을 위한 한국교회 역할도 설명했다.
그는 “한국교회는 오랜 선교의 역사와 훌륭한 기독 원로를 보유한 나라”라며 “그들의 경험과 신앙 유산을 기록으로 남긴다면 다음세대와 다른 아시아 국가 선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다음세대를 강조하며 아시아를 주목한 데는 이유가 있다.
리 교수는 “교회의 무게중심이 북반구에서 남반구로 이동하고 있다. 이는 비서구 국가에서의 기독교 영향력이 확대됐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최근엔 복음이 전해지지 않았거나 기독교 박해가 심한 나라들인 인도 캄보디아 부탄 중국 등의 국가에서도 선교를 위해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리더십 훈련을 하고 있다.
리 교수는 “중국은 가정교회를 중심으로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다”며 “가정에서 (다음세대에게) 선교에 대한 인식을 가르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캄보디아 교회들은 리더십 훈련을 활성화하고 있다. 교회들은 목회자와 지도자를 대상으로 ‘교회의 선교’와 ‘선교적 리더십’에 관한 교육에 힘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과제도 있다. 계급사회가 뿌리 깊게 남아있는 인도와 부탄은 문화적 장벽과 세대 차이를 극복해야 한다. ‘세계 그리스도인 백과사전’에 따르면 아시아 인구는 전 세계 인구의 60%를 차지하지만, 기독교인은 8.2%에 불과하다. 이슬람교는 2020년을 기점으로 불교를 밀어내고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신도(27.4%)를 가진 종교가 됐다. 불가지론자와 무신론자도 급증하고 있다.
강의가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에선 참석자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인도에서 온 한 목사는 “아시아 선교에 대해 알 수 있는 유익한 강의였다”며 “인도 전역에도 하루빨리 복음이 전파되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09.17.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