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도 고향에 가지 못하는 이들이 한자리에 모여 명절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예수마음교회(이무열 목사)는 11~12일 인천 교회에서 탈북민과 다문화 가정을 위한 잔치인 ‘통일 한마당’을 열었다.
통일 한마당은 명절만 되면 더 외로운 탈북민과 다문화 가정을 위로하고 서로를 이웃으로 이어주는 자리로 기획됐다. 이무열 목사는 “한국에서 나그네와 같은 삶을 사는 이들의 추석이 쓸쓸하지 않고 행복한 시간으로 남길 바라는 마음에 통일 한마당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70여명의 참석자들은 첫날 바비큐 파티부터 시작해 레크리에이션, 노래자랑, 인근 교동도 관광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즐거운 연휴를 보냈다. 이번 행사를 위해 애쓴 후원자들도 참석하면서 통일 한마당은 남과 북, 세계가 한마음이 되는 계기도 됐다.
북한에서 한국으로 넘어온 지 20년이 된 이혜성(63) 전도사는 주변 탈북민 10여명과 함께 통일 한마당을 찾았다. 이 전도사는 “명절일수록 고향이 그리워 마음이 많이 아프다. 매년 추석이나 설날이 되면 북한이 잘 보이는 전망대에 가서 형제자매를 생각하며 하염없이 울곤 했다”며 “올해는 같은 처지인 실향민들이 모여 맛있는 것도 먹고 고향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어 기쁜 마음”이라고 말했다.
몽골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바트체첵(37)씨는 남편, 두 딸과 함께했다. 자녀들이 어린 데다 코로나19까지 겹쳐 몽골에 계신 부모님을 뵙지 못한 게 8년째다. 그는 “매일 영상 통화로 부모님을 보고 싶은 마음을 달래고 있다”면서 “몽골에 설날은 있지만 추석은 없는데, 한국의 전통을 보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웃었다.
북한이 잘 보이는 교동 망향대에 선 탈북민들은 고향을 생각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 목사는 “통일 한마당이 코로나로 인해 3년 만에 열려 감사한 마음이다. 참석자들의 마음이 조금이나마 따뜻해지는 시간이었길 바란다”고 말했다.
09.17.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