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한국사 공통 교육과정에 기독교 아예 빠졌다”

불교 유교는 명시... 근대화 헌신한 기독교 역할 교과서에 추가 돼야

‘2022 개정 고등학교 한국사 시안’에서 대한민국 역사에 공헌한 기독교에 관한 내용이 아예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지난 31일 발표한 시안에는 ‘근대 이전 한국사의 이해’ 부분 성취기준과 관련해 “근대 이전의 사상과 문화의 특징을 불교와 유교 등을 중심으로 살펴보되, 국제적인 문화교류의 관점에서 이해하도록 한다”고 명시됐다. 그러나 개항 이후 큰 역할을 했던 기독교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박명수 서울신대 명예교수는 “교육과정 시안을 보면 근대 이전 한국사 중심에 불교와 유교가 있었음을 분명하게 한 반면 근대사회로 전환하기 위한 여러 노력 중 기독교를 중심으로 한 개혁 운동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며 “개항 이후 한국의 근대문명을 이끄는 데 있어 선도적인 역할을 한 것이 기독교라는 것은 아무도 반박할 수 없을 것이다. 이번 교육과정 개정에 기독교가 근대사회 건설에 이바지했던 내용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후조 고려대 교수도 “고려는 불교, 조선은 유교 정신을 기반으로 세워졌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듯이 개항 이후 자유주의와 자본주의의 기초를 다지는 데에는 기독교가 큰 역할을 했다”며 “일각에서는 이런 언급이 종교교육이 될 수 있다고 하는데 사실이 아니다. 기독교의 교리를 가르치는 게 아니라 역사적 사실을 정확하게 알리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안대로 교육과정이 확정되면 학생들이 기독교에 대해 정확한 이해를 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은선 안양대 교수는 “교육부의 지침대로 교과서가 만들어지는 것인데 이대로라면 앞으로 나올 교과서에 기독교가 배제될 가능성이 있다”며 “기독교만 배려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종교 간 형평성을 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개항 이후 학교 병원 등을 세우고 근대화에 헌신한 기독교의 모습이 공정하게 기록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오는 13일까지 ‘국민참여소통채널’을 통해 시안에 대한 국민 의견을 받는다. 이후 공청회와 교육과정 개정 관련 위원회 심의를 거쳐 내용을 확정할 예정이다.

09.10.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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