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달 28일 한 미자립 교회에 냉난방 기기가 설치됐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힘겹게 목회하던 교회엔 그야말로 희소식이었다. 교회 성도들은 지금껏 여름이면 예배를 드리기가 쉽지 않았는데, 이제는 시원하게 예배를 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냉난방 기기가 설치된 곳은 비단 이 교회만이 아니다. 총 26곳의 미자립 교회에 기기가 설치됐다. 소요된 재정은 약 5300만원이다. 해당 교회들은 모두 코로나19 여파로 재정적 여건이 좋지 못해 냉난방 기기가 없거나 노후화됐었다. 적절한 환경이 뒷받침되지 못하다 보니, 자연스레 목회도 힘이 빠지는 등 악순환이 반복됐다.
이 같은 문제 해결 중심엔 신나는교회와 이정기 담임목사가 있었다. 이 목사는 매년 다양한 방식으로 미자립교회를 지원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선교 음악회와 선교 바자회 등을 열어 1억~1억5000만원의 선교비를 모금한다. 이어 6개 정도의 미자립 교회를 선정해 지역별로 40~70명이 한 교회를 섬기고 온다. 지원하는 방식은 예배당 수리, 페인팅, 가가호호 방문전도, 미용 봉사, 어르신들 초청 식사대접 등 다양하다. 코로나19가 절정에 이르렀을 땐 직접 가지는 못했지만 적잖은 금액의 선교비를 보내주기도 했다. 이 목사는 “미자립 교회들이 힘을 얻을 수 있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역량을 모아 섬기려고 한다”며 “더 많은 교회를 지원하지 못해 아쉽지만 앞으로도 새 지원방안을 마련해 미자립교회를 위한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의 이 같은 목회의 근간엔 사도행전적 교회에 대한 지향이 담겨있다. 사도행전에 나오는 초대교회 부흥의 역사는 나눔, 전도, 말씀, 기도, 성령, 회개, 용서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이에 따라 이 목사는 나눔과 전도를 실천하는 목회에 힘쓰자는 생각으로 미자립 교회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면서 이 목사는 개혁주의 생명신학과 7대 실천운동을 강조했다. 자신이 하고 있는 나눔 목회가 개혁주의 생명신학 등에서도 강조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개혁주의 생명신학이 한국 교회를 회복시키고 다시 부흥하게 할 수 있음을 믿는다”며 “개혁주의 생명신학이 강조하는 것과 7대 실천운동이 다 사도행전 교회에 있다. 말씀과 성령의 역사 없이 결코 부흥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사도행전적 교회 지향 및 개혁주의 생명신학에 기반한 이 목사의 목회는 미자립 교회의 지원에만 있는게 아니다. 다양한 방식으로 성도들의 영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에 성경암송대회, 전교인QT, 말씀 읽기, 말씀 필사 운동을 진행한다. 가령 창세기를 읽으면 시험을 보게 한다. 그리고 시험을 본 성도들은 골든벨 행사에 참여한다. 골든벨을 울리면 150만원 상당의 노트북을 선물로 준다. 얼마전에는 두 사람이 골든벨을 울렸다고 한다. 많은 성도들이 성경을 읽으며 참여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아울러 교회는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기에 교회에서 기도 소리가 끊이지 않게 힘쓰고 있다. 수많은 작정 기도회가 있고, 수백명의 중보 기도팀이 있다. 일주일에 교회에 와서 1시간 이상 기도하는 느헤미야 일천명 중보 기도팀을 모집하고 있다. 전도에도 힘쓴다. 수십명의 전도팀들이 지역의 믿지 않는 가정들을 방문하며 전도 활동을 펼친다.
이 목사가 성도들에게 틈만 나면 강조하는 것은 바로 ‘실천’이다. 초대교회가 아름다웠던 것은 사도들의 가르침을 따라 실천하는 삶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누가복음 10장에 강도 만난 자의 참된 이웃은 사마리아 사람이었다”며 “예수님은 ‘가서 너희도 이와 같이 하라’고 말했는데, 이는 실천을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경은 역설적이다. 죽어야 산다고 한다. 버려야 얻는다고 한다. 비워야 채워진다고 한다. 낮아져야 높아진다고 한다. 섬겨야 큰 자가 된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설립 40주년이 된 신나는교회는 다른 교회와 차별화된 특성이 있다. 예배당이 두개다. 화성 병점에 병점채플과 동탄2신도시에 동탄채플이 있다. 교회 두개는 생각해 본 적도 없는데, 하나님이 그렇게 인도했다고 한다. 지금은 여러개의 교회를 생각하고 있다. 병점채플 들어가는 입구 왼쪽은 옹벽으로 되어 있는데 그 벽면에 예수님이 환하게 웃고 계시는 이미지를 도자기 타일로 만들어 붙여 놓았다. 그 옆에 ‘주안에서! 내 삶을 신나게! 세상을 신나게’라는 글귀도 새겼다. 이 목사는 “하나님께 웃음드리는 교회가 되자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08.06.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