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기독교인들이 정의와 평화의 가치를 확산하는 사명을 감당하라는 제안이 나왔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총회장 류영모 목사)가 13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그레이스홀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국제정세의 변화, 그리고 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연 정책포럼에서다.
첫 발표자로 나선 반길주 인하대 국제관계연구소 안보연구센터장은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은 국제 규범을 파괴한 대표적 사례”라면서 “불의한 전쟁 앞에 교회는 침묵하지 말고 정의를 실현하며 이를 통해 갈등의 땅에 평화가 깃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 규범을 파괴한 러시아의 행동을 지적하는 걸 정치의 영역에만 맡겨둬서는 안 된다”면서 “힘에 의해 국제 규범이 파괴되는 현실에 대해 교회가 냉철하게 비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 세계 기독교 공동체와 함께 한국교회가 우크라이나 재건과 아픔의 땅에 희망을 심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상조 장로회신학대 교수는 독일교회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교회와 국가의 관계를 짚었다.
그는 ‘정당 전쟁론’을 비판하면서 “서구의 주류 기독교가 받아들이는 정당 전쟁론은 결과적으로 전쟁을 허용하거나 정당화하는 논리로 악용됐다”고 잘라 말했다.
정당 전쟁론은 양심의 가책 없이 참여할 수 있는 도덕적인 전쟁이 있다는 이론이다.
로마의 철학자 키케로가 기원전 주장했는데 몇 가지 기준에 들어맞으면 정당한 전쟁이라고 봤다. 훗날 교부 암브로시우스나 오거스틴과 아퀴나스, 루터 등이 이를 지지하는 입장을 취하면서 주류 기독교회가 지지하는 전쟁론으로 자리 잡았다.
이 교수는 “역사상 정당한 전쟁이라 부를만한 전쟁을 찾을 수 없다”면서 “모든 전쟁은 인간의 탐욕에 기인하고 많은 경우 전쟁을 신앙으로 합리화하는 오류를 범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견해를 신학적으로 정당화하는 순간 신앙은 이데올로기화되고 평화 대신 갈등과 분열이 찾아온다”며 “교회의 존재 목적은 이 땅에 하나님의 뜻이 이뤄지게 하는 데 있는 만큼 세상 모든 영역에 하나님 나라의 ‘샬롬’이 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06.18.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