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이 기독교학교를 비롯한 학교 정책에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지만 한국교회 유권자들은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권자들은 다음달 1일 전국 시·도 교육감 선거에서 10명 중 9명은 투표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전했고 약 80%는 후보의 종교에 상관없이 기독교적 가치를 드러내는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했다.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는 20일 한국교회총연합과 공동으로 서울 영락교회에서 주최한
‘한국교회 어머니 기도회’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미션네트워크 사무총장인 숭실대 함승수 교수는 ‘한국교회 유권자 인식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국교회와 학부모들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 교수는 “교육은 정치적 중립을 위해 정당이 후보를 공천할 수 없고 특정 정당과 정책을 공조할 수도 없어 선거에 대한 관심이 낮다”면서 “그런데 의도와 달리 정치선거처럼 후보자 선택에 정책보다 유권자 이념이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미션네트워크가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전국의 기독교 유권자 762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유권자 인식 조사는 크게 3가지 카테고리로 구분했다. 교육감 권한에 대한 이해, 교육감 선거에 대한 경험, 한국교회 역할에 대한 의견 등이다.
먼저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은 교육감이 학교의 교사 등 인사권한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이들 중 ‘전혀 몰랐다’는 사람도 160명(21%)이나 됐다.
기독교학교의 교원 역시 교육감이 1차 선발한다는 내용을 모른다는 응답자가 73.7%나 됐다. ‘전혀 몰랐다’는 264명(34.6%), ‘몰랐다’는 283명(37.1%)이었다.
함 교수는 “교육감의 전반적 권한에 대해 응답자들은 대체로 모른다고 응답했다”며 “기독교학교의 인사 1차 권한 위임, 학생들의 강제 배정 권한 등 기독교학교에 미치는 영향 역시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교육감 선거의 중요성과 투표 참여 여부도 물었다. 올해 열리는 교육감 선거에 참여하겠다는 응답자는 762명 중 704명(92%)이나 됐다.
교육감 선거에서 투표의 기준이 되는 건 무엇인가(중복응답)를 묻는 질문엔 ‘후보자의 정책’을 554명(72.7%)이 꼽았고 ‘후보자의 도덕성’(364명·47.8%), ‘후보자의 종교’(222명·29.1%)가 뒤를 이었다.
교육감 선거에 영향을 주는 게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엔 ‘교육적 신념’이 631명(82.8%)으로 가장 많았다. ‘종교적 신념’(68%)과 ‘정치적 신념’(26.1%)도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교육감 선거가 기독교인에게 중요한 이유(중복응답)로 응답자가 가장 많이 선택한 건 ‘기독교적 가치관 교육’이었다. 599명(78.6%)이나 됐다. ‘우리 자녀들의 교육과 관련된 교육’도 527명(69.2%)으로 많았고
‘기독교학교의 건학이념 구현’을 위해 중요하다는 응답도 177명(23.2%)이나 됐다.
함 교수는 “성도들은 자신의 교육적 신념에 따라 투표하기를 원하며 투표의 중요한 기준으로 종교적 신념을 우선에 뒀다”고 분석했다.
교육감 선거는 물론 교육 정책을 위해 한국교회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도 질문했다.
기독교 관점에서 교육감 후보를 평가하는 것을 두고 긍정적 답변은 92.4%로 압도적이었다. ‘매우 필요하다’는 응답이 54.6%(416명)나 됐고 ‘필요하다’와 ‘보통이다’도 각각 37.8%, 5.2%였다. 한국교회 유권자 운동의 필요성에도 긍정적(83.1%) 입장을 드러냈다.
한국교회가 해야 할 역할로
‘후보들의 교육정책을 평가해야 한다’는 요청이 475명(62.3%)으로 가장 많았다. ‘교육감 선거를 위한 학부모 기도회’(48.7%), ‘후보 초청 공청회·간담회 개최’(31.2%), ‘교육감 선거 관련 학부모 세미나’(28.7%)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정책에 따라 교육감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사람도 82.2%나 됐다.
후보의 종교에 상관없이 기독교적 가치를 드러내는 교육감 후보를 지지할 수 있냐는 질문에 ‘지지한다’가 328명(43%)로 가장 많았고 ‘적극 지지한다’도 299명(39.2%)이나 됐다.
함 교수는 “기독교 유권자 운동의 필요성에 응답자 대다수가 공감했다. 유권자 운동의 방향은 정책에 대한 평가를 기초로 해야 하며 이 같은 유권자 운동이 실제적 변화의 초석이 될 수 있으리라 본다”고 강조했다.
05.28.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