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민일보가 실시한 한국교회 신뢰도 조사에서 알 수 있듯 한국교회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와 세상의 접촉면을 넓힐 수 있는 사역이 있다면 바로 나눔과 섬김을 통해 행복한 마을 공동체를 일구는 마을 목회일 겁니다.”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는 22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정 교수는 “예수님의 사역 중 상당수도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주민의 필요를 채워준 마을 목회였다”면서 “마을 목회의 중요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마을 목회는 교회 활동이 세상에 드러나는 대표적 사역이다. 하지만 한국교회 상당수가 여전히 마을 목회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 교수가 지난 20일 발표한 ‘마을 목회에 대한 목회자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마을 목회 활동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7.3%가 ‘내가 하는 활동이 하나도 없다’고 답했다. 이 조사는 지난 3월 24~30일 기독교 조사기관인 지앤컴리서치를 통해 진행됐으며 설문엔 목회자 507명이 참여했다.
마을 목회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언급된 항목은 ‘재정적 어려움’(21.4%)과 ‘인력 부족’(20.4%)이었다. 마을 목회를 하지 않는 목회자에게 관련 사역을 하지 않는 이유를 조사했을 때에도 ‘인력, 재정 등이 부족해서’라는 응답이 31.4%로 가장 많았다. 어떤 마을 목회 사역을 벌이는지 복수로 응답하도록 했을 때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 항목은 ‘독거노인 및 빈곤층 생활 돕기’(25.8%)였다. ‘지역 주민의 회의, 모임, 행사를 위한 교회 공간 제공’(14.7%), ‘지역 마을환경 개선 활동’(12.5%)이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주목할 만한 내용 중 하나는 마을 목회와 지역 복음화의 관계성을 물은 항목인데 49.5%가 ‘마을 목회는 지역 복음화가 목표’라고 답했다. 절반가량이 전도를 위해 마을 목회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마을 목회는) 지역 복음화와 관계없이 마을 공동체를 세우는 활동’이라고 답한 비율도 47.1%에 달했다. 마을 목회를 전도의 도구로 삼는 것에 대해서도 ‘전도의 좋은 기회이므로 적극적으로 전도해야 한다’는 응답은 17.6%에 그쳤고 ‘진정성을 인정받기 위해 전도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응답은 21.9%였다. 반면 ‘적극적으로 할 필요는 없지만 기회가 되면 전도할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60.6%에 달했다.
마을 목회가 교회 부흥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묻는 질문에는 직간접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답한 비율이 84.8%나 됐다. 실제로 3분의 1을 웃도는 35.2%는 ‘마을 목회를 통해 성도가 증가했다’고 답했다.
정 교수는 “마을 목회와 관련된 실태조사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며 “목회자들이 마을 목회에 대한 전문성을 키우고 서로 네트워크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05.28.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