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림교회(정명철 목사)는 지난 3월 13일 메타버스 교회학교인 ‘도림타운’을 처음으로 개시했다. 이날 동시 접속자 280명을 기록한 이후 지난 1일까지 7주 동안 운영하면서 주일 평균 237명의 교회학교 아이들이 참여했다. 같은 기간 비대면예배 평균 출석의 45.6%다.
도림교회 교육부 최지웅 목사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들이 즐겁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계속 고민했다”면서 “메타버스 사역이 현장예배의 대체재는 될 수 없지만, 대안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17일 서울 종로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메타버스와 다음세대 목회’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메타버스 교회학교 ‘성공담’을 공유했다. 메타버스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와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의 합성어로 현실 세계처럼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를 일컫는다.
이날 행사에서는 도림교회와 동안교회(김형준 목사) 등 주요 교회의 메타버스 활용 사례와 활용 방안이 소개됐다. 또 메타버스 교회학교 교육의 가능성과 한계 등도 짚어보는 자리였다.
최 목사는 “메타버스 교회학교를 통해 아이들은 난생 처음 친구가 어떻게 율동하는지, 예배는 어떻게 드리는지 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메타버스 공간에서 예배를 드리기 위해서는 내가 직접 만들고 꾸민 아바타(가상공간에서의 자기 캐릭터)를 직접 키보드로 한걸음 한걸음 움직이며 예배실에 들어가야 한다. 예배 후 진행되는 성경 퀴즈에 참여할 때도 마찬가지다. 이런 모습 하나하나가 아이들에게 예배의 적극성을 교육해주는 훈련이 될 수 있다고 그는 의미를 부여했다.
‘아바타 꾸미기’도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 아이들과 학부모를 비롯한 교회학교 교사들까지 인터넷상에 자신만의 독특한 캐틱터를 꾸며 새로운 공간에서 소통할 수 있다는 자체로 눈길을 끌었다. 처음 시도했을 때는 “왜 이렇게 어려운 걸 해야 되느냐”는 불만도 터져나왔다.
그럼에도 최 목사는 아이들의 흥미를 위한 콘텐츠를 매주 다르게 준비했고, 차츰 긍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아이들이 가상 공간에 익숙해지고 교사들이 메타버스 사용법에 익숙해진 덕분이다. 그는 “교회 학교 아이들이 적극성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예배에 참석하며 공동체성을 배울 수 있었다는 점에서 메타버스 교회학교의 의미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메타버스를 통한 교육 목회의 가능성과 한계’를 주제로 발표한 신형섭 장신대 교수는 “메타버스란 플랫폼을 통해 사역의 범위를 확장할 수 있다”면서 “장소·세대·문화적 변화로 복음 전파와 관련한 인간의 한계점이 드러난 상황에서 다양한 소통방식을 통해 복음의 핵심을 효율적으로 전달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메타버스 교회학교’ 저자인 김현철 목사는
“대한민국 정부가 2025년까지 메타버스 생태계 구축에 49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면서
“종교계에서도 메타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분위기인데, 교회 내 모든 인프라를 총동원해 다양한 신앙 교육을 시도하자”고 제안했다.
메타버스 활용에 대한 장단점을 분석하고, 충분한 검증 단계와 속도조절 필요성도 제시됐다. 최 목사는 “오프라인에서의 리더십이 온라인에서 고스란히 드러나지 않는다”면서 “메타버스를 통한 교육 방식에서는 오프라인과 또 다른 소통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정재영 실천신대 교수는 “아직 메타버스가 학문적으로 잘 정립되지 않았고 그 실효성에 대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면서 “기업들과 교회들이 현재 너무 조급하게 달려드는 느낌도 있다. 메타버스에 무작정 뛰어들거나 모든 교회가 메타버스를 시도하는 건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메타버스가 무료가 아니기에, 여력이 있는 큰 교회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해보면서 시행착오를 줄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05.21.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