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현재 전 세계에서 2억8000만명 넘는 디아스포라(이주민)들이 모든 곳에서 모든 곳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교회 중 하나인 이주민 교회를 통해 복음을 나눌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아시아복음주의연맹 선교사무총장 문창선 선교사는 4일 경북 경주시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제12회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고신(총회장 강학근 목사) 총회세계선교후원교회협의회(선후협) 선교포럼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포럼의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문 선교사가 강조한 핵심은 ‘해외 선교에서 타 문화 선교로의 패러다임 이동’이었다. 그는 지난 30년간 우리나라 이주민 입국과 체류 상황을 언급하며 “정부가 한국사회 내 이주민에 대해 불법 체류 관련 이슈에 집중하는 동안 한국교회는 ‘보내는 선교’에 몰두했을 뿐, ‘오는 선교’를 수용하지 않은 채 교회 형편에 맞춘 ‘묻지마식 이주민 사역’만 펼쳐 왔다”고 꼬집었다.
한국선교연구원(KRIM)이 지난 2월 발표한 ‘2021 한국선교현황’에 따르면 한국교회가 전 세계 167개국에 파송한 선교사는 2만2210명이다. 그중 선교 대상은 해외 현지인이 82.5%에 달하지만 국내 이주민은 2.8%에 그쳤다.
문 선교사는 “이주민 선교는 귀국 선교사들이 국내에서 재배치를 통해 지속적인 선교 사역에 참여할 수 있는 효과적이고 풍성한 기회”라며 “교단 선교부와 선교단체, 지역 교회가 실질적 사역을 위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일문화권으로서의 특수성, 이주민의 고용 양상과 경제 상황, 문화권 차이에 따른 소통 양상 등을 고려해 사역에 나설 것을 조언했다.
함께 발제자로 나선 전철영(예장합동 총회세계선교회·GMS) 선교사무총장은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의 사역 전환을 집중 조명했다. 전 선교사무총장은 “GMS의 경우 지난 2월 말 기준 코로나로 89개국에서 1505명의 선교사가 귀국했지만 재귀임한 선교사는 722명에 불과하며 한국에 머무는 선교사 상당수는 국내 이주민 사역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의 지리적 경계가 무너지고 정보통신이 발달한 만큼 한국교회도 그동안 유지해 왔던 속지주의 관점을 탈피해 지역이 아닌 민족 중심으로 전략적 재배치를 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영화(고신총회세계선교회·KPM) 본부장은 ‘재배치 영역의 확대와 팀 사역’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지역적 개념을 넘어 네트워크와 콘텐츠 활용 분야까지 재배치 영역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홍 본부장은 “세계정세와 시대 변화에 따라 사역의 주제, 대상, 종류에 중점을 두는 재배치 전략이 필요하다”며 “난민 루트를 따라 여러 나라 선교사들이 펼치는 팀 사역, 한국으로의 순환 재배치를 통한 국내 이주민 제자훈련 등을 확대해 나가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선후협 대표회장 박정곤 목사는 “급변하는 선교 환경에선 ‘대격변’이 아니라 ‘대각성’이 필요하다”며 “선교포럼을 통해 시대를 꿰뚫는 지혜로운 선교 정책을 발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04.16.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