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인들은 보수적이라는 기존 인식과는 달리 대체로 중도적 성향을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기사연·원장 김영주 목사)이 지난달 설문조사 기관인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개신교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식 조사에서 개신교인의 정치적 성향은 중도(47.3%) 비율이 절반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39.8%) 조사 때보다 7.5%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인식 조사는 정치 경제 사회 생태·환경 통일 신앙 등 6개 분야에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자신을 진보라고 답한 응답자는 30.4%로 최근 3년 동안 변화가 거의 없는 반면, 보수는 22.3%로 전년도 28.8%보다 6.5%포인트 감소했다. 기사연은 줄어든 보수층이 중도로 이동한 것으로 풀이했다.
한국 사회에서 바라보는 교회의 이미지에 대해서는 응답자 72.5%가 부정적이라고 답했으며 긍정적이라 답한 응답률은 10.5%에 그쳐 큰 차이를 보였다.
종전 선언에 대해선 찬성과 반대가 각각 53.2%, 21.3%로 나타나 북한의 계속되는 미사일 발사 실험에도 남북 간 평화 체제 구축을 바라는 개신교인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본소득제 도입은 43.3%가 반대한 데 비해, 34.7%는 찬성 의견을 밝혔다. 또 기본소득제 도입과 취약 계층 복지 확대 중 무엇을 먼저 시행해야 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65.6%가 취약 계층을 위한 복지 정책 확대를 택했다. 보편 복지보다 선별 복지를 선호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바람직한 주택 공급 대책으로는 무주택자를 위한 장기 임대 공공 주택 확대가 43.6%, 공공 부문 주도의 주택 공급 확대가 22.4% 순으로 나타났다. 양도세와 취득세를 대폭 감면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찬성 38.9%, 반대 35.6%의 응답률을 보여 찬성이 약간 높았다. 찬성 비율은 가구 자산과 가구 소득이 높아질수록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한편 주 4일 근무제 도입에 대해 46.6%와 35.3%가 각각 찬반 의견을 밝혔으며 18.1%는 중립이라고 답했다. 모병제 전환에는 찬성이 45.0%, 반대가 26.7%로 찬성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김영주 원장은 “이번 조사로 한국 개신교인들이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유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사회를 이념의 잣대보다 실용적 입장에서 평가하는 개신교인들이 북한의 미사일 실험에도 불구하고 종전을 바라는 등 전향적 시각을 지녔다는 걸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02.26.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