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이중직 문제에 대한 현실적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인식이 한국교회에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한국교회 대표적 보수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총회장 배광식 목사)은 20일 대전중앙교회(고석찬 목사)에서 공개 세미나를 열고 목회자 이중직 실태 점검, 신학적·목회적 논의에 나섰다. 예장합동이 ‘목회자 이중직 문제’를 주제로 교단 차원의 공개 세미나를 개최한 건 처음이다.
총회교회자립개발원(이사장 이상복 목사) 산하 목회자 이중직 신학전문위원회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양현표(총신대 신대원) 교수는 “교단에 속한 1만2000여개 교회 중 절반이 미래자립교회(미자립교회)이며 코로나 팬데믹 장기화와 함께 이들이 겪는 생존 위협은 날마다 가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목회자 이중직 문제는 ‘목회 환경의 시대적 변화에 따른 적극적 대응’이란 주장과 ‘생존에 앞서 목회자로서의 사명에 충실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며 한국교회가 논쟁을 이어온 주제다. 양 교수는 “‘두 직업 목사(Bi-vocational pastor)를 바라보는 양측 견해 모두 정당성을 갖추고 있으며, 이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목회 환경에 따른 선택의 문제”라고 역설했다.
지난해 8월 예장합동과 예장통합(총회장 류영모 목사)이 공동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목회자들은 이중직을 결정할 때 가장 큰 고민으로 ‘교인들이 어떻게 바라볼지에 대한 우려’(43.2%)를 꼽았다. ‘목회자로서의 정체성’(40.9%) ‘주변 목회자들의 시선’(35.9%)이 뒤를 이었다. 목회자 이중직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목회 현실과 동떨어져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역사신학적 관점에서 목회자 이중직의 가능성을 조명한 김요섭(총신대 신대원) 교수는 “교인들이 그리스도의 통치권을 존중한다면 그의 말씀을 전하는 목사의 사역을 존중해야 하며, 이 존중은 사역에 전념하지 못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목사의 생활을 보존하는 헌신으로 증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실적 대안 마련을 위해서는 교단 차원의 지속적 노력이 필수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박행 교회자립개발원 이중직지원위원회 총무는 “지난해 설문조사에서 ‘목회자에게 적합한 이중 직종 개발’ ‘총회법의 완전 허용’ 등 이중직 목회자들의 현실적 요구가 쏟아진 것을 기억하고 노회와 총회 차원의 지속적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01.29.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