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연합기관 통합의 시계가 기관마다 다른 속도로 흘러가고 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임시대표회장 김현성 변호사)는 다음 달을 통합의 마지노선으로 두고 적극적으로 논의를 촉구하는 반면,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대표회장 류영모 목사)은 숨 고르기를 하는 모양새다. 한국교회연합(한교연·대표회장 송태섭 목사)은 지난해 총회 이후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하지 않았다.
한기총은 18일 회의에서 통합 추진을 위한 정관 제정 실무위원 3명을 선정하고 한교총에 조속한 만남을 제안했다. 위원들은 대표회장 체제나 대의원 자격 등 서로 다른 정관을 하나로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한기총은 앞서 지난 10일 열린 신년하례회에서 통합 기한을 2월로 한정해 마음이 급한 상황이다. 김현성 임시대표회장은 “통합 논의를 시작한 지 많은 시간이 흘렀다. 2월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없으면 한기총도 임시총회를 열어 새 대표회장을 뽑을 예정”이라며 “일주일에 두세 번이라도 만날 용의가 있다. 2월까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교총은 지난 7일 통합추진위원회 회의를 열었다. 당시 회의에서는 한기총 회원 중 이단성 논란이 있는 교단들을 검증하는 위원을 선정하기로 했는데 교단의 추천을 받아야 하는 절차가 남아 있어 아직 정하지 못했다. 지형은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장이 최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통합의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등 한교총 내부에서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왔다. 소강석 한교총 통합추진위원장은 “통합을 급하게 진행하면 역효과가 날 수 있기에 절차를 밟아 천천히 진행하고 있다”며 “내부에서 통합을 반대하는 의견도 있지만 찬성하는 쪽이 대세다. 설 연휴 전에 한기총 측과 만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교연은 새 회기에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하지 않았다. 지난해까지 위원장을 맡았던 권태진 목사는 “한교총과 한교연은 추구하는 성격이 맞지 않아 내부에서 통합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크다. 한기총은 아직 임시대표회장 체제이기 때문에 기관이 안정되면 통합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01.29.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