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한국인이 한국교회에 강한 반감을 갖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개신교는 천주교나 불교보다 호감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한국인 절반가량은 개신교를 극도로 싫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리서치는 15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주요 종교에 대한 호감도’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기관은 지난해 11월에도 같은 형태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었다. 올해 설문은 지난달 26~29일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상대로 이뤄졌다.
호감도 조사는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진행됐다. 한국리서치는 응답자들에게 특정 종교에 매우 부정적인 감정이라면 0점을, 굉장히 긍정적인 평가를 한다면 100점을 매기도록 했다. 조사 결과 개신교 호감도는 31.6점을 기록해 각각 50.7점, 50.4점을 받은 천주교, 불교보다 20점 가까이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주목할 지점은 개신교에 부정적인 감정이 너무 강해 24점에도 미치지 못하는 점수를 준 응답자가 전체의 48%에 달했다는 점이다. 전체 응답자의 30%가 개신교에 매긴 점수는 4점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런 수치는 원불교와 비슷하다. 원불교의 호감도 점수는 28.8점으로 집계됐으며, 응답자의 47%는 24점을 밑도는 점수를 매겼다.
종교가 없는 응답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을 때 개신교에 대한 반감은 더 강하게 드러났다. 무종교자 설문에서 개신교 호감도는 21.9점으로 원불교(29.8점)보다도 낮았다. 이들이 불교와 천주교에 매긴 호감도 점수는 각각 49.7점, 48.2점이었다.
그나마 한국교회에 반가운 소식은 개신교 호감도가 전년보다 소폭 상승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조사에서 개신교가 받은 점수는 올해보다 3.6점 낮은 28.0점이었다.
개신교 호감도는 5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약간 높아졌다. 개신교를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세대는 60세 이상(39.2점)이었으며, 반감이 가장 강한 연령대는 30대(25.7점)였다. 본인이 믿는 종교에 대한 호감도를 물었을 때도 개신교는 71.2점으로 천주교(75.0점) 불교(73.4점)와 큰 차이가 없었다.
한국리서치는 지난 8일 발표한 ‘종교인구 현황과 종교 활동’ 조사 결과를 통해 한국인 가운데 종교를 가진 비율은 50%일 것으로 추산했다. 그렇다면 종교는 한국인과 한국 사회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끼치고 있을까. 이런 질문에 응답자 37%는 ‘종교가 내 삶에 영향을 준다’고 답했다. ‘한국 사회에 영향을 끼친다’고 답한 응답자도 전체의 76%에 달했다.
종교의 긍정적 효과를 묻는 ‘종교의 효능감’ 조사도 이뤄졌는데, 응답자의 77%는 ‘(종교가) 안정감을 얻는 데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긍정적인 감정을 갖거나 인간관계를 맺는 데 도움이 된다고 응답한 비율도 각각 74%, 72%나 됐다.
12.25.2021